전문가 칼럼 [경영탐문, 경영이 예술이다] 사회엔 왜 구심점이 필요한가?-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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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탐문, 경영이 예술이다.제2부]
- 인니 한인동포의 구심점, 재인도네시아 한인회를 찾아서 -
글 : 인재 손인식(서예가, 시인)
“한국의
해외직접투자(ODI) 대상 1호가 인도네시아라는 것 아시죠? 그 배경이 무엇인지는 조금만 서치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데요. 인도네시아가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라거나 국토 크기 세계 4위, 풍부한 천연자원은 한국으로서는 어느 모로 보나 매력적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1인당 GDP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거든요. 구매력 또한 커지고 있는 거죠. 소비재
기업들의 관심, 금융 및 프랜차이즈, 문화콘텐츠 등의 서비스산업
기업들 선점 경쟁 치열한 시장이 인도네시아입니다.”
“세계가 주시하는 이 핵심 시장이 한국에게 얼마나 소중한 파트너인지는 국가 간 경제 교류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나거니와 이는 기업진출
러시의 배경이 될 수밖에 없어요. 저희 한인회에서 파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한인 법인의 숫자가 현재
무려 2천 2백여 개인데요.
인니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회사들과 합작 투자법인을 설립한 경우지요. 물론 하나의 기업이
필요에 의해 몇 개의 법인을 소유한 경우와 소상공인 법인 등록도 포함한 숫자입니다.”
재인도네시아 박재한 회장(63)의 설명이다. 몇 마디에 동공확장이다. 고개 끄덕임도 절로다. 박 회장은 재임회장으로서 대사관을 비롯한 기관과 인니 한인사회 크고 작은 단체들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아우른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유연하게 한인회를 이끄는 리더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생각과 실천이 거시적임은 그가 인니에서 일군 여러 가지 성과로 잘 드러나 있다.
각설, 재인도네시아
한인회는 인니 한인동포들의 구심점이다. 이런 구심점 애써 인정하고 싶지 않을 동포 있을까? 그런 동포 많아도 괜찮다. 국가의 존재조차도 모르고 사는 것, 신을 찾을 일조차 없이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사회는 사회적 현상을 벗어날 수 없다. 큰일, 그 중에서도
어려운 일 닥칠 때면 즉각 소환되는 것이 구심점이다. 인니 동포들의 구심점으로서 재인니한인회를 이끄는
리더들은 때마다 큰 힘을 드러냈다. 하여 이 힘, 이 긴요함을
이 글의 주제로 삼는다. 빛난 역할들과 헌신을 함께.
아!
인도네시아 한인100년
2020년 12월,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가 출간되었다. 인도네시아 한인의 역사를 되돌아본 대 업적이었다. 그간 인도네시아 한인동포들의 각계 활동과 발자취를 총망라했다. 1부는
‘해방 전후의 한인사’였다.
한국인이 인도네시아에 첫 발걸음을 내디딘 것에서부터 시대를 관통하며 겪은 아픔들도 기록했다. 2부는
‘외교와 국가기관 진출 역사’다. 인도네시아 속 한국을 의연히 세우기 위해 관민 함께 노력했음이 잘 드러나 있다.
3부 ‘초창기 기업진출 시대’는 그야말로 드라마틱이다. 목재와 조미료, 바이오산업, 에너지 개발, 방산산업, 건설과 엔지니어링, 노동집약 산업들의 진출사가 그야말로 잡힐 듯 기록되어 있다. 이 발판이 4부 ‘한인기업의 오늘 그리고 내일’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기업 활동이 펼쳐진다. 유통과 금융, 자동차, IT, 각종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한국에 있는 한국인의 산업은 인도네시아에 다 있음을 알 수 있다. 5부에 정리된 ‘인도네시아 한인사회의 형성과 성장’은 흥미진진이다. 이 중심에 바로 재인니한인회가 있다. 한인회의 활약은 6부 ‘인도네시아 한인들의 생활사와 한국문화’ 펼침 속에 두루 스미어 있다. 7부로 정리된 ‘한인의 문화예술 활동과 단체별 역사’ 속 또한 다르지 않다. 총 511페이지에 금결로 기록된 아!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
“재 인니한인회는 1972년 7월 대한민국 거류민회가 결성되고 고 최계월 초대회장이 취임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86년 고 신교환 회장에 이어 90년 승은호 회장이 취임하셨지요. 뒤를 이어 2013년 신기엽 회장, 2016년 양영연 회장에 이어 제가 2019년부터 회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마침 제 임기에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를 편찬하게 됨으로써 제가 앞장서게 되었는데요.”
“우리 100년의 역사를 정리하고자하는 교민들의 역사의식이 꽃피운 결과라고 할 수 있지요. 역대 회장님들이 적극 응원해주시고 특히 우리 교민 6명으로 구성된 집필진이 우리의 역사를 직접 썼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때여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자료제공과 자문의 결과로 잘 마칠 수 있었어요. 돌아보면 그야말로 역사적인 성과였고, 함께 할 수 있어 큰 행운을 누렸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함께하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감사드립니다.”
다양성과 풍요, 나눔과 문화 속 한인회 활약
재인니 한인동포 2만 5천 153명, 2022년 말 기준 재외동포청 통계로 세계 16위다. 한 때 5만을
오르내렸고 현재도 통계에 잡힌 숫자보다 훨씬 상회한다는 것은 여러 정황으로 드러난다. 동포의 숫자와
그 한인동포사회의 면모, 어떤 상관관계를 이룰까? 필자는
그간 문화적 측면에서 인니 한인동포사회 면모를 여러 경로로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분명하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인니 한인동포사회의 다양성과 풍요, 나눔 그리고
높은 문화수준이다. 인니 한인동포사회만의 특별함이 있다는 의미다.
이 특별함의 바탕이 무엇일까? 바로 위 박재한 한인회장의 첫마디에 잘 드러나 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 곳곳에 수록되어 있다. 다양한 산업진출과 투자규모가 그것이다. 즉 많은 한인기업들의 역할이
특별한 바탕인 것이다. 이 바탕은 곧 양질의 한인생활 인프라로 이어졌다. 생동하고 풍요로우며 심고 가꾸는 문화수준을 자부해도 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로 인해 한인회, 즉 구심점의 역할수행도 더욱 커지고 중요해졌다. 국가 간 교역의 크기와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기대는 미래설계들도 그렇거니와 모범 한인회를 변함없이 모범적인 모습으로
잘 이끌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육중해진 것이다.
“한인회 주요 활동으로는 <민원 업무>로서, 사건, 사고 관련 상담이 있습니다. 대사관 동포안내문 배포 및 홍보도 거들어야 하고요. 인도네시아 진출 희망 업체의 투자 환경 안내는 반드시 해야 할 서비스이며, 자동리서치로 인해 점점 줄고 있지만, 한국인 여행객에 대한 현지 정보 제공도 아우릅니다. 또 대사관이나 경찰서 등 관공서 통역 및 번역 업무도 있습니다. 언론기관 취재 협조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때로 구인, 구직 문의에도 상담에 응하고요. 한편 <무료 법률 상담실 운영>을 합니다. 교민이나 진출기업 임직원(인니인 포함)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죠.”
▲평화의 걷기대회 (2019. 3.3)
“한인회 조직으로는 회장단 및 사무국과 각 분과위(기획, 제정, 동포안전, 문화예술, 교육사회 등 15개 분과)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각 지역에도 한인회가 있습니다. 독립적이지만 사안에 따라 하나의 조직처럼 연대하고요.
소식지인 「월간 한인뉴스 (96년 7월 창간)」는 창간 이후 지금까지 충실하게 정기 발행합니다. 기록으로 쌓은 역사, 이 사실이 곧 인니 한인동포사회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이지 않을까요? 한인뉴스는 각 기관과 지역한인회 및 동남아 각국 한인회에도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전 인도네시아 한인동포사회에 무료 배포하고요.”
2023년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였다. 한 · 인니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되는 첫해였다.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의미를 새기고 시작하는 한해였다. 과거 수교 50년이 아니라 이제 시작하는 향후 50년이 더 알찬 관계로 나아갈 것을 다짐하고 믿으면서.
▲한-인니 수교 50주년 기념음악회 (2023. 10. 21)
재인니한인회가 2023년에 펼친 사업들을 살펴보았다. 아무래도 한 · 인니 수교 50주년을 기리고 다지는 기념행사가 많았다. 우정의 체육 대회로서 배드민턴 및 축구대회가 열렸다. 한 · 인니 수교 50주년 기념 도서 『우정의 50년 여정』도 인니어로 출판되었다.
관련 행사들이 연이어 8건이었다. 아울러 국내 기관이나 연구소, 또 지방 자치제끼리의 협력관계, 투자 관계, 자연재해 관련 구호성금 전달과 재외한인구조단과 업무협약 체결과 같은 사회복지 노력을 펼쳤다. 이에 더해 각종 포럼까지 모두 33건, 참 분주한 한 해였음이다. 24년 사업계획을 살피니 이미 확정된 것이 21건이다. 얼마나 추가 될지 알 수 없다. 부디 계획에 없는 뜬금없고 불편한 일들 툭툭 불거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인니 수교 50주년 기념 우정의 릴레이 체육대회- 배드민턴& 축구
인니 한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인니 한인동포 사회에 갈수록 커지는 현실이 있다. 인니 거주 동포 중 점점 늘어나는 고령 인구다. 이에 따라 의료 문제가 크게 대두되었다. 이는 해외 한인동포들 모두 거주국가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임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그래서 서두른 것이 국내 유수 의료기관과 의료협정 체결이었다. 재인도네시아 한인들이 본국에서 국민 보험수가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현재 계약유지 중인 병원은 경희의료원과 아산병원 두 곳으로 아산병원은 건강검진 때 혜택이 있고 경희의료원은 보다 폭넓은 혜택이 있다고 한다.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홈페이지(www.innekorean.co.id)에는 코로나 29개월간의 코로나일지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2020년 2월 5일 주인니 한국 대사관 관계자와 동포안전 간담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2022년 6월 30일 한인 감염자의 현격한 감소로 격리 지원 물품 및 구급키트 발송 마무리까지 상세히 기록되어있다. 박재한 회장의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준 여러 기업과 한인 동포의 협조에 감사드린다.”는 매조지 말에 이어 코로나 - 19의 구호 기금의 중간 결산 보고도 있다. 크다면 큰 금액, 어찌 많고 적음의 문제이랴. 고난의 시기 동병상련, 마음을 다하여 참여하고 나눈 아름다운 페이지인 것을.
“한인회는 민간 대표 채널로서 대사관과 긴밀하게 협조할 일이 많습니다.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함께 뛰어야 하고, 동포들의 권익신장과 보호에도 함께 발맞춰야 합니다. 타국살이잖아요? 고난이 예고하고 찾아오는 것 아니니 체류기간 동안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죠. 난제가 발생하면 서둘러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평소 중요시하는 것이 있습니다. 예방을 위한 선도죠. 한인들 각자가 성숙된 시민의식을 갖고 거주국의 법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니까요. 권리행사를 잘 하기 위해서는 거주국 존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인니 동포들께선 모두 인지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전세기로 코로나 환자 이송(2021.6-7)
인도네시아 한류, 그 크기와 위력은 일반인들은 온전히 체감하기 쉽지 않다. 필자는 얼마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인니 센터에 관한 기사로 그 활약을 밝혔다. 한마디로 한류는 경제와 직결이다. 한류를 통한 국가 이미지업이나 경제적 가치를 누구도 모르지 않는다. 더불어 한창 성장 중인 콘텐츠 산업의 앞날에 거는 기대도 크다.
“동포들은 모두 한류의 첨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한인회에서 동포 개개인이 지닌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죠. 인니 동포사회 안에는 자카르타를 중심으로만 보더라도 약 15개 한인동포 문화단체들이 활동하는데요. 동포들의 문화활동은 동포사회의 화합과 단결에 큰 활력입니다. 민간교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고요. 타국에 살아도 한국인은 한국인이잖아요? 거주국의 문화에 관한 호불호가 갈리는 것과 달리 자국의 문화는 깊은 감성으로 즐길 수 있기에 떨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장르별로 모여 문화이벤트를 창출하고 더불어 즐기며 한국문화를 창출하고 빛내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습니다.”
▲한인니 협동 플로깅 - 쓰담쓰담 그린런(2023. 9.24)
인니 한인동포들이여 이것만은 피합시다!
“한인끼리 소송은 절대로 안 해야 해요. 엄청난 비용을 감수해야 하거든요. 결말이 나기까지 소송 당사자들이 너무 지치게 됩니다. 당장 체감되는
손해나 분노 이해합니다. 그러나 상위 법률 기관, 즉 소송
끝까지 가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최선을 다해 중재해도 30%
정도에 그치는 것이 참 안타까워요. 중재를 하다보면 하나의 팩트를 놓고 입장과 주장이 서로
달라요. 그러겠죠. 그러니까 누구 편을 들 수가 없거든요. 변호사를 선임한다고 해서 뜻대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니 그야말로 소송 건은 딜레마입니다.”
비교대상을 찾지 않더라도 인니 한인동포사회는
사건사고가 비교적 적은 편이라고 했다. 그러나 고독사도 있고 흉악범죄가 없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어느 사회나 있을 법한 어두운 면 몇 가지도 공존한다고 했다. 앞에서
밝힌 교민 간 소송문제를 차치하고라도 현지와의 마찰, 관심을 가져야할 다문화가정 문제, 고령 동포와 관련된 것들이 난제라 했다.
“고령의 동포들이 많아지셨죠. 여기 오래 거주하셔서 오히려 고국 생활이 낯설거나 겨울이
없으니 여기서 사신다는 분들도 있어요. 여긴 전담할 고정 간병인 구하기가 쉽잖아요. 그래서 정기적인 병원치료가 필요한 분들이 아닌 경우 한국의 요양 시설보다 여기서 직접 도우미 활용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한국에 가족이 있는데도 고령에 혼자 계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고독사가 생기죠. 최근에도 두 건 있었습니다. 자연사라 하더라도 한인회 입장에서 볼 때는 안타깝지요. 더구나 늦게
발견되실 수도 있으니까요.”
“평창
동계올림픽 때의 추억은 특별했다고 봅니다. 전임 양영연 회장께서 적극 주도했던 일인데요. 인니 다문화가정 한인 2세들의 한국방문길을 열었어요. 물론 이때는 정상적인 다문화가정 2세들도 함께했어요. 청와대도 방문하고, 추위 속에서 눈썰매도 타고 또 스키 강습도 경험했습니다. 참가자 모두 굉장히 좋아했고 좋은 추억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인회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다문화가정 한인 2세들이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반감을 갖지 않기를
바랍니다. 기업에서 일부러 채용하는 경우도 있고 공부해서 자력으로 한국 회사에 취업한 2세들도 있어요. 어른들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유연하게
받아들이더군요. 그러니까 관심은 두지만 미안한 마음은 가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에 관련된 에피소드들 다 들추려면 참 많은데요. 사회적 관심 속에서
역시 시간이 잘 해결할 것으로 믿습니다.”
▲인도네시아 다문화가정 모국방문단(2018)
필요한 것은 동참과 이해, 그리고 응원
“사회 조직이란 동참해야 해요. 동참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잖아요? 평가도 그래요. 멀리 떨어져 겉만 보고 평가하는 것은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선두에 설 때 먹은 마음이 꺾이지 않도록, 리더십을 잘 발휘하도록 응원해주기 바랍니다.”
위는 재인니한인회 3대 회장으로 오랫동안 봉사한 승은호 전 회장의 말이다. 공감 백배다. 어느 단체나 대체로 겪는 현상, 매우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다. 신생 단체나 수십 년 경륜의 단체나 외치는 구호가 ‘활성화’라는 것. 때마다 이 구호를 외친다. 그러나 늘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올 때가 많다. 그래서 민간 사회단체를 이끄는 리더들의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상당한 시간과 돈을 써야한다. 봉사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도 때마다 불편한 말들이 쏟아지고 책임론이 대두되기 일쑤다.
“스스로 뜻을 세운 것이잖아요? 뭔가 잘 해보겠다고 선거에 출마한 것이고요. 그래서 물러설 때까지는 잘 해내야 합니다. 그러나 때론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 있지요. 사업자이니만큼 자기 일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급한 일마저 뒤로 밀쳐야 할 때가 많거든요. 공식 비공식으로 써야하는 비용은 감수합니다. 다만 구심점의 리더로서 중요사안을 원만히 해결 못했을 때 좀 괴로워요. 그래서 어느 때부터 제 욕심을 줄였습니다. 해결사이기 보다 무난히 매끄럽게 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자 뭐 그런 것이지요.^~^.”
반드시 도움이 필요한 약자들이 어려울 때 찾아온다고 했다. 그렇다. 기대지 않아도 될 강자들이 왜 찾아오겠는가? 모든 사안에 접근하는 원칙이 있다고 했다. 임기를 채우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기관의 주재원들과 다른 각도로 접근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울 때 더 어려워진 동포들이 지속적으로 기대는 곳 한인회, 그러므로 재인니한인회의 존재감은 그 누구도 아닌 가꾸고 함께하는 인니 한인동포들 몫이 크다 하겠다.
왜 한인의 희망이 인도네시아인가?
“노령인구도 많아졌지만 젊은이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기업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주재원들이 많아졌고 이들이 대부분 젊으니까요. 제대로 된 취업 비자를 갖고 있거니와 비즈니스 비자로 오가는 출장자들도 젊은이들이 대다수고요.
한편으론 이미 잘 정착한 한인 기업들엔 대다수 2세 경영 체제에 들어선 곳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청년회가 잘 형성되었고, 한인회 산하 청년회도 활력이 넘칩니다. 정보 교류도 기존 세대의 그것과는 완연 다른데, 사업 아이템이 다양한 만큼 변화와 발전에 관한 기대 큽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할랄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어요. ‘2019 ~ 2024년 인도네시아 샤리아 경제 마스터플랜’에 자세히 밝혔습니다. 할랄 특화 산업단지 건립은 우리 기업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할랄 상품과 관련해 좋은 테스트베드로 삼을 찬스죠. 약 21억 명 규모의 글로벌 무슬림시장으로 나아가는 창이 될 것이고요.”
인도네시아가 세종시를 롤모델 삼아 행정수도 이전 진행 중임은 보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수도 이전과 관련한 건설,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IT, 문화 인프라 등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을 좋은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음도 좋은 정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협업 러브콜이 이어진다니 이 아니 좋은가.
사람은 누구나 역사다. 사람으로 역사가 이어지니 역사의 중심이 사람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바로 역사임을 부정하는 것은 겸손이 아니다. 자기 확신 부족이다. 인니 한인동포들의 역사는 한 세기를 지나 이제 새롭게 또 한 세기를 향해 나아간다. 시대가 발전하고 변화함에 따라 국가 간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대한민국에게 인도네시아는 반드시 공생을 도모해야 할 위치라는 것 여러모로 드러난다. 한인회도 동포들도 즐겁게 오늘을 되새길 좋을 시기다.
새봄! 우리는 늘 세상이 아름답다고 결론 내린다. 긍정이 낳는 창조와 아름다운 실천들이 많기 때문이다. 바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재한 회장과 자료 제공에 수고를 마다 않으신 사무국에 감사드린다. 드러낼 것이 참 많았기에 부족함이 많이 느껴지는 글이다. 독자들의 아량을 믿는다.
다만 바라는 것은 새로운 인니 한인 100년 시작 시기에 재인니한인회의 존재 의미다. 아울러 인니 한인동포들의 건승과 여시구진(與時俱進)을 기원하며 이만 졸고를 가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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