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서예가가 창작한 사회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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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가 창작한 사회적 작품
살펴보면 필자가 고마워해야 할 프로젝트다. 대규모 방직과 봉재 관련 생산 현장을 탐방했다. 식품 유통회사와 신발 원자재 유통과 가공업의 실제를 두루 살폈다. 조세법인에서
인력송출과 음식한류에 이르기까지 묻고 공부하며 사회적 가치 드러내기에 몰두했다. 이뿐 아니다. 정부 기관들의 대 활약도 살피고 기록했다. 내로라하는 최고 인력
포닥 수천을 보유한 기관들, 농어촌공사, 콘텐츠진흥원, 생산기술연구원 등이다.
아울러 재인니 한인들의 구심점 한인회와 경제인들의
힘이 모인 한인상공회의소 역할도 요약 정리했다. 만년 서생 필자가 접근하기에는 멀고 결이 다른 영역들이었다. 이런 프로젝트가 아니면 감히 무슨 근거로 생명력 강하고 귀한 경영 노하우를 탐문하겠는가? 개척과 도전정신 강한 경제인들, 그들이 타국에서 고난을 디딤돌 삼은
성공스토리를 언감생심, 어찌 캐겠는가?
「경영탐문」은 남제의 화가 사혁(謝赫)이 『고화품록(古畵品錄)』에서 밝힌 경영위치(經營位置)를 저절로 실감하게 했다. 경영위치가 화선지 위에 펼치는 것보다 실상에서는
더 생생할 것은 당연지사. 하여 책 제목이 2018년 1차 프로젝트에 이은 『경영이 예술이다 Ⅱ』였다. ‘역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창작이야말로 사람이 답, 그 답 사람이 아니고 다른 어느 대상에서
찾아지겠는가.
묻는 이가 있었다. “예술가가 왜 이런 일을 기획하고 진행하나?”였다. 답을 알고 있다는 뉘앙스 짙은 질문이었다. 사명감이라 말했으면 좀 더 멋졌을까? 창작인으로서 사회적으로 창작 세계를 펼친다는 자부심은 늘 있던 터였다, 그러나 아주 현실적인 답을 감출 필요 있을까? 필자가 설 자리, 즉 활동 세계를 스스로 넓히는 일이었다. 기획안을 작성하여 주관 · 주최나 후원의 동의를 얻고 진행하는 것, 이 모두가 필자의 창작활동 연장선상에서.
서예나 문인화, 즉 필묵예술의 사회적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수많은 작가 작품들의 가성비는 어느 정도 될까? 잠깐 시선을 돌려 가성비 폭발적인 예술들을 살펴보자. 어떤 뮤직 비디오는 단 몇 분 여로 수많은 사람에게 각인되어 놀라운 경제성으로 연결된다. 일부 영화나 드라마가 낳은 경제적 가치야 두루 아는 사실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방영 시 어느 날이다. 인도네시아 산동네 골목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란 아이들 외침 소리가 들렸다. 신기하되 놀랄 일이 아닌 것은 인류의 역사는 항상 예술로 기록되어 왔음이다. 사회가치나 특성은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예술의 표현 대상이 되니 않는가. 그러므로 창작자가 사회가치나 특성을 기록하는 것을 사명감 운운할 필요도 없으리라. 그 생명력 강한 대상들을 그냥 흘려보낸다는 것은 예술가의 눈과 감성이 아닐 테니까.
예술 소비의 시대
생산 현장은 흥미진진했다. 각기 다른 경영세계의 묘는 탐문할수록 깊고 넓었다. 경제인들의 창의성은 놀라운데다 다양했다. 창작인이란 필자의 타이틀로
견줄 바 아닐 때가 많았다. 글로 정리하기 분에 넘쳤다. 영상으로
간추리기가 감사할 일이었다. 두 가지를 다듬어내는 일이 즐거웠다. 다만
필자 능력이 거칠고 부족한 것이 아쉬울 따름. 최선의 노력으로 방법을 삼을 뿐이었다.
남는 것이 많았다. 다양한 정보다. 창작자에게
그런 정보가 왜 필요한가 묻는 혹자 있을까? 필요하다. 뭐
사업하겠다거나 경영인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다. 호기심 대 충족이다. 마치
영화주인공처럼 딴 사람의 생을 느껴보는 재미. 그렇잖아도 경영인의 세계와 그들의 언어가 흥미로운데 궁금한
것 다 물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특히 한류 콘텐츠들이 현실로 뛰쳐나와 바쁘게 산업화되는 부분에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필자도 나름 한류 콘텐츠 생산자 아닌가. 미디어
속 한류가 산업화되며 국가브랜드를 높이고 산업에 크게 기여하는 현실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일 이 얼마나 가슴 벅찬 상황인가.
이 모든 것이 필자에게 새로운 형식의 창작 모티프였으니 이 아니 쾌재랴. 인터뷰가 즐거웠다. 실타래처럼 풀려나는 이야기 가운데에서 인물과 경영에 따른 작품 제재가 맞춤형처럼 떠올랐다. 새로운 작품들 창작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책 속 주인공들의 소장으로 이어졌다.
필묵예술이 비인기 장르라고 여기는 작가들 많을까? 많은 노력을 쏟아 부어 창작한 작품도 가치를 매긴다는 개념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하긴 어떤 장르라도 대다수 예술가들에겐 뭔지 모를 가난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 필자는 그 원인을 이 코너 제목 향인심서(向人尋書)로 풀어내 가고 있다.
창작자들 대부분은 본인의 작품 창작 욕구에 몰두한다. 당연하다. 그런데 작가적 창의력과 예술성을 꼭 예술 작품으로만 쏟아내야 한다고 우길 필요 있을까? 따라서 필자는 한 영화감독이 강조하는 “예술가들의 비즈니스와 마케팅 공부 필요성”에 주목한다. 예컨대 사회적으로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의사나 변호사도 사람들이 찾아주어야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와 경쟁해야 하고 곧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작가들이 흥미를 가져야 할 것은 예술만큼 소비자가 넓게 분포된 분야도 없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바로 창작자의 창의성과 예술성은 사회적으로도 큰 무기다. 이런 바탕이 있으니 비즈니스나 마케팅 공부에 관한 역설이 공감 백배 아닌가.
그래서 필자의 「경영탐문」 프로젝트 진행은 곁길이 아니다. 창작을 멈추거나 쉬는 일이 아니라 나아가는데 큰 힘이다. 창작 모티프 추가다. 창작자의 창의성을 꼭 창작품에만 한정할 필요 있겠는가를 다시 반복하게 된다. 이런 도전은 창작열을 끌어올리고 창작자로서 가치를 끌어 올리는 더없는 기회임에랴. 찾아보자. 자기 창작 장르를 기반으로 삼아 뭔가에 파고들고 습득하며 업데이트하면 된다. 창작자가 창작 이외의 다른 일을 잘 할 수 없다는 것은 핑계다. 신나는 새 경험이다. 물론 최고의 테크니션일 필요는 없다. 이는 필자가 영상을 제작하는데 있어 기획과 촬영, 편집에 이르기까지 모두 일괄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모자람은 진솔함으로 채우면 된다.
꿰면 보석이 되는 경영의 세계
다음은 책에 실린 재인니한인회장 축사 한 부분이다.
“고난의 터널도 기록으로 시간이 흐르면 역사가 되고 발효의 향이 납니다. 오늘을 가늠하는
잣대요 내일의 지표가 됩니다. 인도네시아 한인동포사회로 보면 2020년
발간한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가 그 큰 증거인데, 그
뒤로도 인니어로 출판된 한 · 인니 수교 50주년 기념 도서
『우정의 50년 여정』 등 의미있는 출간들이 줄을 잇고 있어 뿌듯한 마음 큽니다.
이 저력이 무엇일까요? 이 책 인니한인들의 경영세계 『경영이 예술이다』 안에도 답이 있습니다. 참 자랑할 것 많은 재인니 한인동포들 경영이야기 안에 누구라도 꿰면 보석이 될 생명력 강한 경험과 운영의 묘들, 이것이 바로 그 저력입니다.
영감, 어떤 것에 관한 실마리는 때로 우리 삶을 바꾸기도 합니다. 기업 경영 현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책의 행간을
잘 읽으신 분들에겐 좋은 경영 포인트를 안내받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네요. 방법까지 구체적일 필요는 없겠지요. 업종에 따라 과정이 다 다르니까요. 작은 영감으로도 멋진 창의력을
바탕삼아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을 믿습니다.(한인회장 축사에서)”
이어 한인상공회의소장 축사 한 부분을 옮긴다.
“지난 55년간 2,000여 한인 기업들은 인도네시아
진출해 언어와 환경적 제약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 기업들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커뮤니티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는 750만 재외동포 사회에서도 훌륭한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2023년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기념하여 한층 더 상호우호적인 정치•경제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러한 바탕에는 무엇보다도 우리 기업인들의 피땀 어린 열정과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우리 기업의 위상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이제는 우리 기업인들이 지난 55년간 빠르게 변화한 정치 및 경제환경에서 어떻게 사업을 추진했는지, 어떤 경영 노하우를 가지고 대응했는지 공유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갈수록 더해지는 보호무역주의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에 어려움도 예상됩니다. 『경영탐문』이 우리기업인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읽으시는 모든 분들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본고는 한국의 월간지 「서예문인화」 7월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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