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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겸손의 역량이 곧 위대함에 이르는 역량이다 –타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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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역의 마케팅스펙트럼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20회 작성일 2014-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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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 전경.
 
때늦은 여름 휴가를 이용해 홍콩에서 사업을 하는 필자의 친구가 자카르타에 왔다. 묵혀두었던 삶의 애환과 추억들로 시작한 이야기는 각자의 일과 다가올 세상의 변화에 대해 많은 정보들을 나누느라 밤을 꼬박 세우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그 중 놀랄만한 소식이 있었는데 중국의 경제력 상승에 기인하여 미국 내 아시아계의 가계소득이 미국인 평균 가계소득을 앞질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퓨리서치라는 시장조사기관 발표를 보니 아시아계의 중간 가계소득이 6만 6천달러인데 반해 미국 평균 가계소득은 4만9천8백달러였고, 한국계가 5만 달러였다. 더불어 찾아본 자료에는 미국에서 연간 소비되는 아시아 음식 재료 규모가 15억달러에 달하며, 아시아계 가정의 식재료 구매 비용(연간 8천달러)이 미국 일반 가정(연간 6천6백달러)보다 앞서 있었다.(2012년 넬슨리포트 참조) 호기심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미국 내에서 가장 성공한 ‘H마트(한국명 한아름 마트)’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올린다.
 
지난 5월12일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미국에서 ‘이상한(weird) 음식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미국의 대형 한인 슈퍼마켓 ‘H마트’를 소개했다. ‘미국에서 생소하기만 했던 한국의 김과 같은 수입식품들이 이젠 패셔너블(?)한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글과 함께 H마트가 미국 11개 주에 42개 점포로 현재도 계속 확장 중이며 아시아 식품 관련 유통 전망이 매우 밝다는 요지다.
 
H마트는 뉴욕 퀸스 우드사이드의 한 귀퉁이에서 작은 식료품점으로 출발(1982년-불과 23평의 공간에서 출발)하여 한국 유학생들과 교민들을 대상으로 김치와 한국산 수입 식품을 판매했고 차츰 중국, 일본, 태국 식품들도 추가해가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종종 호기심에 찾아 오는 미국인들에게 튜브고추장을 무료로 나눠주며 한국의 ‘장맛’을 소개하던 것이 2000년대 들어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해, 경기 침체에 허덕이던 2007년과 2008년에도 오히려 11개의 매장을 더 늘려나갔다. 지난 2013년에는 한화 1조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올리며 경영난에 허덕이는 여타 대형 마켓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중국계 99 렌치마켓은 28개 매장으로 아시아계 푸드마트 매장 수 2위이다.) 여전히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손님들이 많기는 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 음식을 접해보았거나 시도해 보려는 서양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아시아 음식이 구매력이 늘어난 아시아계뿐만 아니라 미국 주류 사회로 파고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성장 과정에서 수많은 우여곡절들이 있었는데, 북버지니아 지역의 H마트에 근무하는 많은 히스패닉계 직원들과 한국계 직원들간의 충돌로 사내 불협화음이 잦아지자 H마트 본사는 스페인어로 번역된 한국문화 소개와 한국인들의 정서에 대한 소개로 ‘Culture Training’ 훈련 코스를 진행함으로써 문화와 정서적 충격을 완화해 나가고 있다. H가 “두 팔을 벌려 감싸 안을 만함”을 가리키는 “한아름”을 의미한다고 하니, 부디 끝없는 성장을 통해 세계를 감싸 안는 큰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시선을 돌려보면 인도네시아에도 서비스 업종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이 정말 많아지고 있다. 슈퍼마켓이나 음식점은 말할 것도 없고, 대형 마트와 백화점, 영화관과 금융권까지 그야말로 거의 모든 업종에 다 분포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는 단순하게 업종 자체의 강점만으로 일궈진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위상과 한류, K-pop 등의 문화 그리고 각 산업에서 뼈를 깍는 노력을 통해 세계 최상위 제품을 만들어내는 근성과 성실함 등이 적절히 어우러지고 알려지게 된 것이다. 당분간은 한국 기업과 사업자들의 줄기찬 성장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모든 인생과 사업이 그러하듯이 큰 위험도 늘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매너리즘’과 ‘자만심’이 바로 그것인데 한 나라의 문화적 신선함은 5년 이상 유지되기가 힘들고(필자의 학창시절 홍콩느와르 영화에 푹 빠져 홍콩영화와 배우들은 영원한 우상이 될 줄 알았건만 지금은 시들하다…) 그토록 동경하던 유럽의 선진국들도 막상 콧대 높은 그들의 자만심을 겪고 나면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관심 받고 칭찬 받을 때 바로 그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고 ‘아차’하는 순간의 실수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미끄럼틀이 되는 것이니 우리 모두 한국인의 긍지를 잃지 않는 선에서 좀 더 개발하고 개선하며, 좀 더 겸손해지는 모습으로 부디 함께 행복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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