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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역의 마케팅스펙트럼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404회 작성일 2014-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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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가치관 정립부터”
 
내가 좋아하는 블로그가 몇 개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사진은 권력이다(운영자 썬도그)”이다. 최근 그의 블로그에 쓴 글의 내용이 마음에 와 닿았기에 여러분과 공유하고 고민해보고자 한다.
‘죽음’을 빙자하여 장사를 하고자 하는 ‘공포 마케팅’이 언제부터인지 곳곳에 난무하고 있다. 자, 포털 검색창에서 ‘죽기 전에’라고 쳐보자!
보셨는가? 죽기 전에 무슨 놈의 해야 할 일이 이렇게 많고 먹고 가봐야 할 곳이 많단 말인가? 이 ‘죽기 전에’시리즈는 눈 앞에 시한 폭탄을 두고 초침 넘어가듯 “당장 이 책을 읽고 먹고, 마시고, 가보고, 느끼고, 배우고, 해봐라”라고 협박해대고 있는 듯 하다. 필자가 보기엔 금융권에 몇백억 씩 쌓아두고 사는 재벌3세이거나 3번 연속 로또 1등을 먹지 않고서야 저것들을 다 해내기엔 불가능하다. 또한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나 가봐야 할 여행지를 다 보고 다니다가는 절반도 다 해보기 전에 극장에서 생을 마감하거나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박스를 주우며 100세 생일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또 비슷한 상술이 있다. ‘20대에 해야 할 10가지’, ‘30대가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40대가 되면 하지 말아야 할 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줄 알았는데 이건 또 무슨 숙제들이며, 무슨 속박이란 말인가? 유치원생처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매 10년마다 잔소리 듣듯 지침을 받으라는 건가…
이러한 ‘죽기 전에(공포) 마케팅’과 ‘해야 할(엄마 잔소리) 마케팅’은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자기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고, 경험해 보고 싶은 것들 이 없거나 모호한 사람들을 연신 낚아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마케팅이 주효하고 돈이 되는 이유는 바로 타인의 기준에 자기 삶을 끼워 맞춰가며 사는 수동적 성인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위의 두 가지 마케팅은 쉽게 말하자면 ‘추천’이라고 함축할 수 있겠다. 추천은 수동적이고 타인의 의견이자 제안일 뿐이다. 듣거나 읽고 참조하되 그것이 정말 내가 바라고, 좋아하고, 행복감을 주는 것인지는 우리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하는 것이다.
 ‘가치관’의 사전적 의미는 ‘가치’에 대한 관점을 말하는 것이고 어떠한 행위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이며, 행복과 불행을 구분하는 척도이다. 단순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사회의 일원으로서 주고 받는 교감과 행동들까지도 모두 포함되는 포괄적 관점인 것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가치관’을 백날 쳐봐도 자신의 ‘가치관’은 형성되지 않는다. ‘가치관’은 내가 보고/듣고/만나고/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차곡차곡 쌓여가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그 순서들이 매겨진다. 스마트폰으로 간접 경험하는 유튜브의 감동적인 동영상이나 페이스북으로 읽는 기름진 명언들로는 성립이 불가능하며,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잔디밭에 누워 흘러가는 구름들을 보거나, 눈을 감고 헤드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에 심취할 때, 멀리 떠난 여행지에서 쏟아질 듯한 밤하늘을 볼 때, 그 싹이 틔워진다. 내가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내가 옳다고 믿으며,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사람)들을 통해 가치관이 정립되어 가는 것이다.
 자 이제 타인들의 추천은 잠시 제쳐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자. 내가 좋아하는 음식과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보고, 내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할 수 있겠는지 상상해보자. 우리 모두는 똑같이 시한부 인생이다. 결국 죽음의 순간을 맞게 되는 시한부 삶 속에서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짜 최고의 ‘상술’이자 ‘구매’이며 최상급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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