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에델만 신뢰지표와 밴드웨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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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의 수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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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규모의 홍보대행(PR) 전문회사인 미국 에델만은 매년 세계 주요국가의 여론조사를 통해 27개 주요국의 기업, 정부, 미디어, NGO 등 신뢰도를 조사 발표한다. 지난주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2014년 에델만 신뢰지표”의 발표 후 매우 흥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인도네시아는 기업신뢰도 82%, 미디어 78%, NGO 73%, 정부 53%의 순서로 점수가 나온 반면 한국에서는 NGO 66%, 미디어 58%, 정부 45%, 기업 39%의 신뢰도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는 인도네시아에서는 기업신뢰도가 정부보다 높고, 한국은 정부신뢰도가 기업보다 높은 나라라고 해석된다고 한다.
물론 자국 내 국민들 중 일반대중과 여론주도층을 선발하여 실시한 여론조사로 신뢰도의 높고 낮음식 평가도 의미가 없지는 않다. 지난 1년간 또는 수년간 보아온 인도네시아 정부와 집권 민주당의 수많은 부정부패 사건을 본다면 이해도 된다. 한국도 지난해 기업들의 투명성과 비자금, 그리고 최근 개인신용정보 유출 등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신뢰도 하락은 미래를 위해 풀어가야 분명한 숙제인 건 분명 맞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단순히 에델만 신뢰지표의 절대적 수치로 우열비교나 특히 국가간 비교를 하는 건 잘못된 비교임을 알아야 한다. 절대 수치 상 한국이 거의 꼴찌라고 맹비난을 받는 기업신뢰도에서 1위는 아랍에메레이트와 인도네시아가 82%, 인도가 79%, 중국이 77%이다. 정부신뢰도의 경우도 1위 아랍에메레이트 88%, 2위 중국 76%이며 심지어 에델만식 조사결과로는 국가신뢰도 역시 1위 아랍에메레이트와 중국의 79%라면 기업, 정부, 국가 신뢰도 모든 분야에서 가장 높은 이들 나라가 살기 좋고 안정된 나라여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지 미궁에 빠지는 듯한 느낌이다.
이러한 원인은 국가별 경제발전단계 수준차이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면 경제발전 단계별로 시험 문제지의 난위도와 학생들의 수준차이다. 전세계 국가가 동일한 경제 및 지적 수준에서 동일한 문제지를 푼다면 모를까 초등학생 시험과 고등학생 시험과는 분명 다르다. 경제발전이 고도화된 국가들의 정부와 기업의 신뢰도 점수가 신흥국들의 신뢰도보다 낮은 이유이다. 따라서 한국은 아랍에메레이트, 중국, 인도네시아보다 난위도가 높기에 에델만식 신뢰지표 결과를 직접비교보다 지난번 결과와 이번 결과의 상하향 트랜드로 해석하는게 더 맞을 것이다. 고난위도 국가인 한국은 전년과 비교 시 오히려 기업신뢰도 성적은 8% 올랐고 정부는 1% 밖에 상승 못했다. 중간 난위도 인도네시아의 전년비 기업신뢰도 8% 상승, 정부 6% 상승과 비교 시 상황은 다르지만 두 나라 모두 기업들의 신뢰도 개선 노력을 치하한다.
그저 당장의 신뢰도 점수가 높다고 자만과 안심의 오류에서 벋어나야 한다. 고도화된 경제수준으로 갈수록 점수가 떨어지는 게 정상이다. 경제학 소비자 이론에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라는 것이 있다. 중저가 제품들 중 사람들 유행에 따라 남이 사면 나도 사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높은 상태에선 밴드왜건효과와 반대로 어떤 물건들은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해당 물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스놉효과(snob effect)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다들 명품이 되길 원한다는 생각이다. 판매량은 적어도 그 가치는 엄청나며 유행도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러나 기업이든 정부든 명품이 되는 길은 분명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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