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활황의 인도네시아 모터사이클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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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의 수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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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거시경제지표의 부정적 상황에서도 인도네시아 자동차 내수판매 시장은 호황이라는 기사가 연일 눈길에 띤다. 년간 120만대 이상 내수판매가 예상된다고 하며 다양해진 신제품과 저가의 저비용 친환경차 LCGC차량 출시도 자동차 시장성장에 한 몫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와 같은 운송수단이지만 자동차 판매대수 정도로는 비교가 안 되는 거대한 시장이 인도네시아 모터사이클 (오토바이, 인니말로 스빼다 모또르 Speda motor) 시장이다. 작년 2012년에만 706만대가 팔린 시장이고, 금년 2013년 1~11월까지 720만대가 팔렸으며, 금년 말까지 780만대 판매를 전망한다고 한다.
한국이든 인도네시아에서든 자가운전 하시는 분들 중에는 개인적으로 모터사이클에 대해 좋지 않는 시각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모터사이클을 운행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자가용 운전자에겐 누구나 한번쯤 모터사이클을 위험하고 운전에 방해(?)되는 교통체증의 원인 중 하나로 여겨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경제적 관점인 효율성과 가격수준으로 본다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특히 인도네시아 모터사이클 시장은 판매대수와 트랜드에서 보여주듯이 매우 큰 성장 시장임은 분명하다. 특히나 한국에서 말하는 소형 110cc급 “배달의 기수”나 “생활 밀착형” 바이크 시장은 인도네시아에서 급성장 중이라고 한다. 모터사이클 전체 시장규모를 추정해보자. 물론 대당 1억루피아(약 1만달러)이상 고가 모터사이클도 있지만 간략하게 전량 저가보급형 바이크 가격수준인 1,500달러~2,000달러로 가정을 해보면 작년 2012년에만 최소 120억달러, 올 2013년에는 140억달러 이상 규모로 예상을 한다니 참으로 엄청난 시장 규모다.
여기에 현 엔저 상황과 모터사이클 일본 기술 및 생산기지 독점화로 인도네시아 모터사이클 시장은 더욱 더 일본의 독무대로 진행 될 것을 예상하면서 참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쉬움이 남는 시장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에 등록된 모터사이클은 현재 약 5천만대 (한국은 2.5백만대) 이고, 인도네시아는 향후 8천만대 보급수준을 목표로 인구 3명당 1명 소유 수준으로 시장을 키우겠다고 한다. 아직도 3천만대가 모자란 상황이니 최소 약 45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잠재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일본기업 외에 진입이 힘든 시장이라는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역시나 선두는 인도네시아 모터사이클 시장점유율 61%의 아스트라 혼다 모터스 AHM다. 그 다음으론 야마하가 32%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스즈끼, 가와사끼, TVS 순이다. 선두 주자인 혼다의 경우 역시 한발 앞서서 지난 5월부터 3조3천억루피아를 투자하여 년간 110만대 규모의 4번째 공장을 서부자와 까라왕에 추가 건설 중인 상황이다.
한국은 과거 혼다와 기술제휴하고 독립한 D자동차와 스즈끼에서 독립한 S모터스가 110cc 배달의 기수 바이크 시장을 80 : 20 으로 나눈 후 관세로 무장시켜준 정부 보호아래 외세 공략 없이 행복한 시장을 누려왔었다고 한다. 그러나 글로벌 자유시장의 압박으로 관세 보호막이 제거되어 가고 최근 엔저상황까지 맞이하여 올해 7월부터 한국시장에는 배달용 모터사이클 원조 격인 혼다의 “슈퍼 커브”가 한국산 바이크 220만원 대비 20만원 낮은 200만원 수준으로 수입판매를 시작했다. 긴급한 상황에 180만원 이하로 가격을 낮추며 수입산 모터사이클 방어를 하고 있지만 중국산까지 저가로 진입하고 난 후 지속적 수익성 악화로 어려운 전망이 예상된다고 한다.
기업에 있어서 현실에 안주한 대가는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노력하지 않아도 잘 팔리는 소형 모터사이클만 집착하고 신제품 개발과 경쟁력 확보를 못했으니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시장성이 좋다고 아무 사업이나 할 수는 없겠지만 인도 업체 TVS도 규모는 작지만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데 한국 기업들도 일본기업의 독점시장이란 생각에서 벗어나 합작과 같은 방식으로 미리미리 사업진출을 검토하고 들어왔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인도네시아 오토바이 시장과 자동차 시장을 보면 항상 느끼는 생각이지만 일본 업체들끼리도 저렇게 치열하게 싸우는 걸 보면서 공격 없인 수성도 불가하다는 걸 일본기업들은 지난 20년이란 침체기간 동안 정말 뼈저리게 깨 닭은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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