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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교육의 시작은 가정, 가정교육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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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순원장의 자녀교육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931회 작성일 2014-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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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오랜만에 한국의 교보문고에 갔습니다. 자녀 교육에 관한 외국 책들은 무분별하게 번역되어 한쪽 선반을 메우고 있었고, 자녀를 잘 키웠다고 하는 엄마들이 각기 자신이 사용했던 검증도 되지 않은 방법들을 소개하는 책들, 전공과 경력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마치 전문가라도 된 것처럼 출판한 책들을 보며 저는 매우 황당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책들은 서로 반대되는 이론을 주장하고 있거나 이미 교육계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외국 자녀교육, 타인의 자녀교육에서 본 받을 만한 것이 있겠으나, 무조건 그 내용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그것들이 정말 내 아이에게 얼마나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가정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교육의 시작과 중심이 ‘가정’이 아닌 학원이나 학교 같은 ‘기관’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육의 시작은 당연히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부모는 말로 가르켜서 아이에게 지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생활 자체’가 교육이 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은 ‘아직 너무 어려, 크면 다 배우게 되겠지’, ‘학교에 가서 배우면 돼’, ‘지금은 공부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라는 생각들로 자녀들의 잘못을 웃어넘기거나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로, 모든 것이 자기중심적이라 친구와의 상호작용이 어려운 아이들, 음식점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이들, 장난감 코너에서 떼를 쓰고 우는 아이들, 밥그릇을 들고 다니며 먹여줘야 하는 아이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자녀에게 규율을 강조하게 되면 그 규범과 습관은 한낱 도덕 시험에나 나오는 지식에 불과하게 되고, 결코 자녀의 일상생활에 녹아들 수가 없습니다. 무엇이든지 부모가 다 해주고 자녀에게 스스로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언제나 변호하고 거들어주는 과잉보호의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은 절제가 없고 맹목적인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우리 부모들은 아이가 어느 정도 말귀를 알아듣고 말을 할 나이가 되면 이른바 ‘공부라는 것을 시킨다는 점입니다. “매일 놀기만 하면 어떡하니?” “놀지만 말고 공부해!”라는 말을 부모들은 거의 습관처럼 합니다. 영재학원이나 영어학원등이 문전성시를 이루게 되고, 어린아이들은 일찌감치 한글을 일찍 깨우치는 학습지, 영재를 만들어 준다는 산수학습지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교재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도대체 한글을 일찍 깨우치고 산수를 일찍 배우면 천재가 되고 영재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은 어디에 근거한 것일까요?
 
일찍부터 산수와 글쓰기를 강요받아온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 교육의 효과에 대해 8년간 추적 연구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 결과 그 아이들이 초. 중학생이 되었을 때 다른 아이들에 비해 수학이나 국어에서 절대 뛰어나지 않았으며 전체 학업성적도 그다지 우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창의성, 사회, 정서적 발달에 있어 놀이 중심의 유치원에 다녔던 유아들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음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해 보며 우리의 가정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다음과 같이 잡아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가정은 자녀들의 기본적인 습관을 길러주고 훈육이 이루어지는 일차적인 장소이며 그 담당자는 교사가 아닌 부모라는 인식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식사, 수면, 청결 등의 기본 생활 습관을 익히고,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감정의 통제, 예절 등을 배우는 모델은 바로 부모입니다. 이러한 것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가정생활을 통해 익혀야 하는 것이지 교육기관에 가서 지식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꼭 인식해야 할 것 입니다.
 
둘째, 부모는 자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대답함으로써 아이에게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녀들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곧잘 일방적인 지시를 내립니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치긴 하지만, 부딪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도록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들은 자녀들에게 본이 되어 일상생활에서 녹아드는 가정교육과 함께, ‘말(잔소리)’은 조금 줄이고 ‘생각’을 넣어주어야 하겠습니다. 오늘부터 자녀들에게 생활자체의 모델이 되어주시고, 많은 것을 탐색하게 하고, 대화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이끌어내며 우리자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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