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보고르식물원 '어린 왕자의 바오밥나무가 있는 네 번째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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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경의 잘란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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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르식물원 Kebun Raya
-어린 왕자의 바오밥나무가 있는 네 번째 산책로-
글. 사공 경 / 한인니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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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 경의 잘란잘란 인도네시아 보고르편 ⑤
생텍쥐페리의『어린왕자』에서 욕망과 게으름의 상징으로 표현된 바오밥나무는 작을 때 없애야 한다고. 우리의 삶은 그렇게 자신을 다스리고 가다듬어야 한다고. 그것은 귀찮은 일이기도 하지만 매우 쉬운 일이기도 하다고. 어린왕자는 말한다.
언덕 위의 카페에서 anggrek macan까지
네 번째 산책로는 ‘보타니쿠스(현재 De Daunan)카페’에서 시작되고 걷는데 약 6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 산책로에서 주요한 것은 잔디밭, 난초 온실, 약용 식물, 열대 우림 수목과 숲나무, 보고르 궁전의 앞부분이다. 카페에서 내려와서 Astrid 거리의 초입 오른쪽에 asoka 나무가 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이 나무 아래에 묻힌다고 하여 성스러운 나무로 여긴다. 아소카 나무를 등지고 잔디밭 앞에 있는, 바둑판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아가티스 나무 앞의 두 갈래의 포장도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간다. 길 오른쪽에 있는 많은 나무들의 줄기에 Tiger Orchid(anggrek macan, Grammatophyllum speciosu)가 걸려 있다.
바오밥나무
아스팔트길을 따라가면서 Astrid 거리 근처에서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섬이 원산지인 자그마한 바오밥나무(baobab tree, baobab afrika, Adansonia digitata(Bomb.))를 볼 수 있다. 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에서는 알라가 세상을 창조하고 나서 이 나무를 심을 때 너무 피곤한 나머지 거꾸로 심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열매가 달려 있는 모양이 마치 쥐가 매달려 있는 것 같이 보이는 까닭에 ‘죽은 쥐나무(dead rat tree)’라 부르기도 한다. 건기에 잎이 없는 가지와 물을 저장한 불어 오른 줄기는 눈여겨 볼만하다. 수령이 5,000년에 달한다고 한다.
**바오밥 나무의 가지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연중 4개월 동안, 아프리카에서는 6-8개월 동안 잎이 없는데 이 기간에 보게 되면 가지가 마치 공중에 드러난 뿌리처럼 보인다.
난초관
포장도로를 따라 가면 난초관이 나온다. 난초관 뒤에 있는 민속 식물 박물관(Museum Etnobotani)은 인도네시아 식물 자원과 문화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식물 표본실과 도서실은 인도네시아 식물군의 분류학, 생태학, 지리학 그리고 식물학을 공부할 수 있는 센터를 포함하고 있다. 테니스 코트를 지나서 오른쪽으로 들어서게 되면 약용식물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카산정원 부근
왼쪽 난초관을 끼고 걸어가다가 보면 1984년에 돌아가신 두 번째 인도네시아인 식물원 원장이었던 Sudjana Kassan을 기념하는 아담한 정원이 나온다. 작은 다리 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수카르노 전 대통령이 1957년에 심은 벤자민 고무나무(Banyan tree, Ficus benjamina(Morac.))를 볼 수 있다. 이 나무의 줄기 꼭대기(우듬지)에는 ‘새둥지 나무’가 너무 많이 기생해 얼핏 보면 벤자민처럼 보이지 않는다.
힌두 묘지와 커플나무 부근
강을 건너서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쭉 가다 보면 고대 Pajajaran 순다 왕국의 세 왕자들의 무덤이 있는 힌두 묘지를 보게 된다. 오른쪽 구역은 1850년에 심어진 뽕나무과(Moraceae)의 식물들인데 고무나무(beringin, Ficus), 낭까(jack fruit, nangka)나무가 있다. 낭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과일로 갈색에 가까운 짙은 연두색이며 50cm길이에 무게가 약 50kg에 달한다.
강을 등지고 서면 앞쪽에 아주 큰 두 그루의 나무를 볼 수 있다. 위를 쳐다보면 아득하게 높다. 이 나무를 pohon jodo(커플나무)라고 하는데 연인들이 이 나무 앞의 벤치에 앉으면 결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길은 궁전의 울타리와 계속 연결이 되는데 궁전 울타리 사이로 인도 원산의 사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콜라과 나무
보고르 궁전의 가까이 있는 아스팔트길을 건넌다. 맞은편에는 Theobroma Cacao라는‘신의 음식’과 콜라과의 식물들이 심겨져 있는 곳이다. 자갈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IV.H 구역이 나오고, 향료의 섬으로 알려진 몰루카 제도 원산인 육두구(nutmeg)과 나무들을 볼 수 있다.
흐드러진 연꽃
아스팔트길을 건너서 IV.D 구역과 IV.G 구역 사이에 있는 자갈길을 가다보면 커피나무구역을 지나게 된다. 그리고 여섯 갈래의 갈림길이 나오게 되는데, 거기에서 IV.A라는 구역표시판 오른쪽으로 가게 되면 궁전 옆의 호수를 만나게 되고 네 번째 산책로는 끝을 맺게 된다. 이 호수의 흐드러진 중국 연꽃을 바라보면 빛을 사물의 하나로 봤다는 인상파 화가들의 해와 빛이 가득한 장엄한 시간을 만난다.
‘왕성하고 치열한 7월. 어느 날 우리는 숲에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행복했다. '어린 왕자는 일곱 번째 별인 지구에서 여우를 만난다. 지혜로운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한마디 던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야."
(한*인니문화연구원)
참고문헌:
- Four Guided Walks Bogor Botanic Garden (PT. Bogorindo Botan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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