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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23. ‘Kemesraan(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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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의 주간포커스
작성자 jktbizdaily1 댓글 0건 조회 7,616회 작성일 201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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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도네시아 수교 40주년 기념행사가 3월 8일 드디어 그 팡파레를 울렸다. 이날 저녁 한-아세안센터 주관으로 가똣 수브로또가, 발레이 까르띠니(Balai Kartini)에서 열린 리셉션 및 개막식 행사를 시작으로 12월까지 문화, 예술, 학술행사가 연중행사로 이어진다. 이튿날 저녁에는 KBS가 기획하고 주관한 K-POP 행사인 ‘Music Bank in Jakarta’ 가 스나얀 주경기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밤 11시 반에 끝난 행사 다음날은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인터넷 언론사들은 전날 밤 행사를 ‘K-POP의 경이’, 또는 ‘K-POP의 충격’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이날 두 자녀와 함께 관람한 조꼬 위도도 자카르타 주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POP 확산 비결이 무엇인지 배우기 위해 행사장에 나왔다고 일갈하였다. 대통령의 두 며느리도 이날 공연을 보러 온다는 소문이 떠돌 정도로, 이 K-POP 행사는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Music Bank’ 월드 투어 일환인 자카르타 공연 이전에, 이미 중국, 홍콩, 칠레를 거치면서 많은 화제를 뿌려왔다. 수퍼 주니어, 투 피엠, 샤이니, 인피니티, 틴 톱, 시스타즈 등 한국의 정상급 K-POP 8개 그룹과 한국에서 훈련을 받은 인도네시아 2개 그룹이 관객과 함께 어우러진 이번 공연은, 가수 그룹의 실력뿐만 아니라, 무대장치, 진행 등 인프라 지원면에서도 프로다운 솜씨를 보여주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K-POP 공연은 특정 연예기획사에 의한 ‘한류의 전수’라는 일방성과 상업성에만 국한되어 있었다. 이번 행사에는 그런 요소들을 변화시켜, 이질적인 인도네시아 문화 속에 한류가 어떻게 용해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쌍방성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예를 들어, 한국 아아돌 가수들이 열심히 공부한 흔적이 보이는 인도네시아어가 자주 사용되면서 관객의 호응도는 가열되었다. 아울러 양국 사회자를 복수로 내세워 그들에게도 대등한 스타가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면서 의사소통의 원활을 기하거나, 사회자가 한국어로 표현하는 내용을 인도네시아어 자막으로 동시에 내보내는 민첩성은 예전에 없던 일이었다. ‘풀 하우스’, ‘꽃보다 남자’ 등 인도네시아 시청자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던 한국드라마의 주제가들을 출연가수들이 직접 불러 영화와 음악의 앙상블을 통해 예술의 효과를 극대화 시킨 점은 금상첨화였다. 역시 공영방송의 안목과 힘을 느끼게 하는 부문이었다.
 
중간 쯤 등장한 한국 싱글 가수 이루와 시스타 소속 그룹 가수인 효리가 두엣으로 인도네시아 국민애창곡인 ‘애모(Kemesraan)’라는 대중가요를 멋지게 소화해 내어 관객들의 마음을 완전히 점령해 버렸다. 인도네시아 대중가요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이완 팔스(Iwan Fals)라는 가수가 소속사의 다른 가수들과 함께 불러 1988년에 히트시킨 국민애창곡을 외국가수가 멋지게 불렀으니 그 이상의 감탄사는 필요 없었을 것이다. 작년 9월 어느 날 새벽, 자카르타의 심장부인 호텔인도네시아 앞 분수대 주변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번개공연(Flash Mob)하여, 한국 음악문화가 언론에 잠시 회자된 적은 있었지만, 이번 공연은 그 차원이 달랐다. 공연장소로 치면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 건축되어, 8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유서 깊은 이 시설의 절반 정도를 뚝 잘라 이번 행사를 치를 정도로 그 스케일이 우선 압도적이었다. 야외무대인 탓에, 열대의 밤 열기 속에서 비오 듯 땀으로 뒤범벅된 몸이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아이돌 가수들의 모습은 너무 인상적이었다. 형광촛불을 흔들며 음악의 선율에 실어 공연자들의 몸짓을 그대로 따라 움직이는 거대한 물결과 함성은 자카르타의 도심인 스나얀벌(Senayan)의 늦은 밤을 완전히 ‘한국의 밤’으로 수놓아 버렸다. 관객의 70~80%가 10대 소녀들이고 그들의 30%~40%는 회교도 복식인 질밥을 착복하고 있었지만, 문화적 보편성 앞에서는 국가와 종교의 국경을 넘어 모두가 일체가 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 주었다.  
 
개막 첫날, 서울에 본부를 두고 있다는 ‘한-아세안 센터’가 주관한 개막 문화행사에선 너무 한국전통문화에만 집착한 나머지, 중반부에 자리를 뜨는 인도네시아 관객들의 수가 늘어나 다소 김빠진 인상을 주었지만, 이날 K-POP의 대성공은 이를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깊은 감동을 선사하였다. ‘샤이니가 있어 행복해요.’라는 배너를 흔들고 있는 인도네시아 10대 소녀처럼, 우리 한인동포들도 ‘K-POP이 있어 행복해요’ 라는 유사한 배너를 들고, 함께 ‘애모(Kemesraan)’를 합창하는 그 시간이 또다시 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 ‘애모’가 ‘열애’로 발전하는 양국관계도 곧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도 가져 본다. 40주년 행사 초반부에 이렇게 진한 감동을 선사해 준 K-POP 가수들과 주관사인 KBS측에 고맙다는 인사를 수 십 번이고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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