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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35. 은행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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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의 주간포커스
작성자 jktbizdaily1 댓글 0건 조회 6,116회 작성일 201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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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초 대한민국의 국위는 너무 초라하였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100불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빈곤에 찌들었으며, 자원과 자본이 없는 나라로서 별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혁명정부는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동력은 외화가득 밖에 없다는 결론을 짓고 팔을 걷어 부치기 시작했다. 우선 서독으로 인력을 송출하여 막대한 외화를 벌어 들이기 시작하였으며, 한편으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수출환경에서 가발, 조화 같은 몇몇 수공업 품목으로 해외시장 개척의 시동을 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수출산업을 지원하는 첨병들이 함께 뛰기 시작했다. 무역진흥공사, 한국외환은행이 그들이었으며, 특수외국어를 구사하는 전문인력들도 이에 일조하였다. 그래서 수까르노 집권 말기인 1964년에 자카르타에 무역진흥공사(코트라) 사무소가 개설되었고, 최초의 해외직접투자기업이 진출한 1968년도에는 한국외환은행이 자카르타 사무소를 열었다. 당시 공산당(PKI)이 활개치던 인도네시아라는 지뢰밭에 뛰어든 코트라 직원들은 북한의 방해공작과 협박 때문에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국교수립은커녕, 영사관계도 개설되어 있지 않아 무방비 상태의 적진이나 다름없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묘책으로 불안 속에 나날을 보내는 코트라 직원들을 일부 철수시키고 대신 국가정보기관 요원들을 코트라 사무소에 파견하여 냉전시대 접점지역의 한 곳인 인도네시아에서 전위대 역할을 담당시켰다. 이와 같이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아래 1960년대에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던 한국진출기업의 업종은 산림개발업과 같은 현지투자 이외에 인모수집, 원목수입, 시멘트 수출과 같은 무역업이었다.  
 
한편 1970년대 초 산림개발, 건설업 등으로 한국기업의 진출이 물꼬를 트기 시작하자, 은행의 손길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의 허가가 제한되던 상황에서, 국책은행인 한국외환은행은 현지 영업점을 운영하지 못하고, 대신 사무소 형태를 유지하며 인근 싱가포르 지점을 통해 간접적인 금융지원업무를 수행하였다. 40~5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코트라는 여전히 국가출연기관으로서 국가경제가 해외로 뻗어나가는데 변함없이 본연의 임무를 이어가고 있으나, 한국외환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 미국계 사모펀드사인 론 스타에게 대주주 권한이 넘어갔다가, 지금은 국내의 다른 민간은행에게 합병되는 굴곡진 궤적을 남기게 된다.
 
지배주주가 25% 이상의 지분보유 은행을 2개 이상 소유할 수 없다는 중앙은행(BI)의‘단수소유정책(Single Presence Policy)’으로 인해, 2012년 초 양 은행간 인수계약이 타결된 이후에도 ‘한지붕 두가족’ 체재를 유지하던 하나은행-한국외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간의 합병이 이제는 불가피하게 되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하나은행과 한국외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간의 합병 작업은 주주총회 의결절차만 남겨두고 있다고 한다. 2013년 7월 11일에 임시주주총회가 열리고, 늦어도 금년 말까지 합병 실무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라 한다. 두 은행이 합병된 이후의 지분구조는 하나은행 37%, 한국외환은행 49.8%, IFC(International Finance Corp) 9.9%, 나머지는 소액주주 명의가 된다고 한다. 통합후의 상호는 ‘PT.Bank KEB Hana’가 되며, 자산 10.2조 루삐아(10.5억불)의 은행으로 몸집이 불어나게 된다. 2012년 12월 말 현재, PT.Bank Hana의 총자산은 5.28조 루삐아, PT. Bank KEB Indonesia의 총자산은 4.92조 루삐아, 대출총액은 하나 3.9조 루삐아, 외환 6.4조 루삐아라는 수치가 나오고 있다.
 
수출산업의 후원자로서, 또는 안내자로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과 궤도를 같이 그려왔던 한국외환은행, 그리고 초창기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동반자였던 현지법인 PT.Bank KEB Indonesia 가 역사 속으로 퇴장하고 있다. 그래도 상호 만이라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다소 아쉬움을 달래주기도 한다. 2015년부터 아세안(ASEAN) 역내 경제가 통합되는 무한경쟁 시대에 대비하여 대형화와 건전성을 통한 경쟁력우위 확보는 역행할 수 없는 추세이기도 하다. 그래서 싱가포르 최대은행인 DBS은행이 자산규모 국내 6위권의 다나몬 은행을 67억불이라는 거액을 들여 기필코 인수합병하겠다는 이유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의 소매금융과 외환은행의 기업금융 및 외환강세라는 각각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효과를 내며, 오래도록 한인사회와 공생하는 PT. Bank KEB Hana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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