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59. 새해를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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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의 주간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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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의 새해가 밝았다. 구한말의 부정부패가 자초한 농민운동의 와중에 열강들의 대립이 격화되어 극한상황에 이르렀던 ‘갑오경장’과‘청일전쟁’의 그 갑오년이다. 그로부터 120년이 지난 지금의 동북아 정세는 당시의 주역들인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 멤버 교체없이 그대로 패권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의 외교적, 군사적 대결양상은 ‘제2의 청일전쟁’을 연상시킬 정도로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매년 연말이 꼬리를 보이기 시작하면 우리는 신년 달력을 모으는데 신경을 쓴다. 지난달 송년행사에서 받아온 몇 개의 달력을 사무실, 자택용으로 구분하여 벽에 걸거나 탁상에 놓기도 한다. 그런데 금년도 달력 중에는 전에 보지 못한 모습이 하나 등장한다. 한인문인협회 회원들이 시작(詩作)하고, 삽화를 그려 자체 제작한 아름다운 달력이다. 우리 한인사회의 문화활동이 집중도를 더해 갈수록 이젠 양적인 확장을 넘어 창의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는 상징성이 있다. 2013년 인도네시아 한인사회는 말 그대로 ‘문화융성’의 해였다. 수교 40주년에 즈음하여 정부와 관련단체에서 기획한 수많은 행사와 공연이 숨쉴 틈을 주지 않고 인도네시아 국민들과 소통하였다. 신년도 문화행사는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 걱정이 될 정도로 양적, 질적인 면에서 최고조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산행에서 정상에 오르면 옆봉우리의 더 높은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더 높은 산에 도전할 때에는 작전이 뒤따른다. 무분별한 산행은 조난과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사회의 외연이 확대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현지문화와의 충돌을 예방하여야 과제가 주어진다. 충돌을 피하면서, 융화적인 교류를 이루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연착륙적인 교류를 위해서는 현지문화의 본질을 파악하여야 하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참여가 요구 된다. 한인사회 구성원들의 봉사와 희생이 잘 활용되어야 한다. 현지에서의 값진 경험과 체험은 한국에 계신 어느 박사님의 논문의 가치와 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래 고국에서는 유수한 대학을 중심으로 ‘동남아문화사’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동남아의 경제허브인 인도네시아 연구는 당연시되고 있다. 강의실내에서의 강의, 세미나 수준을 넘어 현장조사, 사례연구 등의 각론에까지 이르고 있다. 연구자들은 40여년 전 한인개척기업가들이 걸어왔던 오지탐험도 불사할 정도로 진지하다. 깔리만딴의 오지는 물론 구석기시대적 생활양태가 아직 남아있는 파푸아 지역까지 넘나드는 여성 연구원들까지도 눈에 뜨인다.
지난해는 한인기업의 대 인도네시아 투자 측면에서도 큰 획을 그었다. 롯데계열사들의 연쇄적인진출, 한국타이어 준공, 그리고 연말에는 포스코 준공이 대미를 장식하였다. 이에 따라 한인사회의 양적인 확장이 눈에 뜨였다. 그리고 정부, 대사관 주관의‘수교 4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인 ‘한국-인도네시아 외교 40년사’는 ‘한인 1세대’의 족적을 조명하여 정리해주는 역할까지 감당하였다. 인체적인 쇠락은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일지라도, 맥아더 장군의 연설문구대로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며’그들의 개척정신은 후대에 귀감이 되기를 일깨워 주었다.
무역역조, 노사문제, 그리고 미국발 ‘양적완화 축소’ 여파 등 인도네시아 경제여건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신년을 맞이할지라도, IMF의 높은 파고를 넘어온 한국인 특유의 감투정신을 발휘하여 2014년 말의 결산서가 청색으로 수놓아지기를 기원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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