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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30. 뉴몬트사와 국회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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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의 주간포커스
작성자 jktbizdaily1 댓글 0건 조회 5,951회 작성일 201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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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국 개국 초기 인도네시아는 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 혼합형태의 국가였다. 정,부통령 이외에 수상 중심의 내각책임제의 기능도 활성화 되었다. 1955년 최초의 총선이 실시되자 50여 개의 정당이 난립하여 연정을 이룰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년이 멀다 하고 연정은 붕괴되어 내각은 수시로 해산되어 국정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한편 신생국으로서 걸음마를 걷고 있던 국가를 통합하는데 개인적인 역량을 쏟아 붓던 독립투사 출신의 초대 수카르노 대통령은 국회를 해산하고 헌법까지 중단시키며 ‘교도민주주의’라는 독재정권으로 스스로 함몰되고 만다. 제 2대 수하르또 대통령은 정권탄생의 정체성이 취약하자, 중앙집권제를 강화하며 철권정치의 막을 올린다. 국가 최고의사결정기관인 국민협의회(MPR)를 거수기로 만들어 버리고 극단적인 대통령제(Presidential) 국가로 변모시킨다. 국회(DPR)도 허수아비에 불과했으며, 국민협의회는 5년에 한번 만나 정, 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거수기 노릇 한번 하면 그 임무가 종료된다. 조직상으로만 최고 기관이지, 실제로는 유명무실한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양 대에 걸친 50년간의 대통령중심제 장기정권이 붕괴된 1998년 이후, 구스 두르, 메가와띠로 이어지는 문민정부는 민주화의 문을 활짝 열어주며 개방화 시대를 이끌었다. 과도기적 현상으로 약 10년간 혼란기를 겪는 산고의 아픔도 겪었지만, 지방자치제 활성화, 대통령선거 직선제 전환, 화교 제한법 철폐 등 중요한 사안들을 극복해 나가며 민주화의 뿌리를 키워 나갔다. 이 민주화 작업에 힘을 보태고, 때로는 견제역할을 담당하며 균형자적 역할을 맡은 국가조직이 바로 국회였다. 그러나 최근 정치동향을 보면, 국회의 권한이 급격히 비대해지는 양상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가끔 정부의 시책이 공전되는 경우가 나오기도 한다.
 
지난 해 7월 말 미국 국적의 광업분야 다국적기업인 뉴몬사가 7% 지분을 정부에 매각하는 과정에 ‘국회동의 없는 주식매입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이 나왔었다. 이에 대해 주무부서장인 아구스 재무부 장관은 국회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헌재판결이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관할 지방정부는 자신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콘소시엄사 이름으로 매입의사를 들고 나왔다. 그런데 이 콘소시엄사의 실질적인 지배사는 바끄리 그룹임이 드러났다. 즉 지방정부 콘소시엄사인 물띠 다에라 버르사잉사 25%, 그리고 바끄리 그룹 계열사인 물띠 캐피털사 75%로 지분이 구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의 뉴몬트사의 주식매각에 대한 헌재판결은 정치적인 뉴앙스가 풍기고 있었으며, 아구스 재무부장관이 자신의 견해를 강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의 정치적인 견제일 것이라는 추론이 나올 수 있었다.
 
이렇게 재벌기업은 물론, 지방정부까지도 군침을 흘리는 뉴몬트 인도네시아사는 애초 미국의 뉴몬트사, 일본의 수미또모사로 이루어진 콘소시엄사가 80%, 로칼 사업자인 유숩 머루끄가 20%의 지분구도로 1986년에 중앙정부로부터 광업권(COW)을 취득한 바 있다. 이후 정부는 계약조건에 따라 2006년부터 2009년 사이에 단계적으로 뉴몬트사의 지분을 44% 까지 확보해 놓은 상태였다. 이제 7%만 더 추가하면 정부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주식매각 작업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생산량도 격감하여 2012년 금 생산실적이 38천 온스로 전년대비 73%가 줄었으며, 동 생산량도 85백만 파운드로 39%가 감소하였다.
 
지난해 7월 말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오자, 그 일주일 후인 8월 6일로 예정되어 있던 계약집행을 국회동의가 날 때까지 보류하겠다며 정부는 일단 한발 물러섰었다. 그리고 본 이슈는 언론 무대에서 일단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그로부터 8개월 만인 지난 4월 말, 뉴몬트사는 정부투자공사(PIP)와 매매계약(SPA)을 체결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당시 국회동의가 필요치 않다는 재무부 장관의 견해를 뒤엎고 나온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대로, 국회동의를 취득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정부투자공사는 금년 7월을 시한부로 정해 놓고 주식매입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정권 레임덕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 굵직한 현안들을 조속히 종결시키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엿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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