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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인도네시아학교 졸업식의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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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월작가의 희로애락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848회 작성일 2014-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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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학교는 6,7월이 졸업과 입학시즌이다. 오늘은 둘째가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젠 익숙해져 졸업식에 가면서 꽃 한 송이도 안 들고 간다. 졸업식에 꽃다발 없이 가는 건 결혼식에 축의금 없이 가는 것 같아 멋쩍고 싱겁다. 그러나 싱거운 졸업식에도 아픔의 눈물 흘리는 학생들도 있다.
 
학교강당 입구에서 학생 이름에 사인하고 스낵과 음료를 받았다. 잠까렛(고무시간)이라고, 역시 인도네시아다. 그 많은 학부모들 모셔놓고 학교 측은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으면서 시작되었다.
 
 “학생과 학부형들은 일어서서 박수쳐 주시기 바랍니다.”
 
뒤돌아봤더니, 선생님들이 강당 안으로 입장했다. 학교장의 인사말씀 후 송사답사 졸업노래도 없이 졸업식의 하이라이트 공포의 발표(?)시간이 됐다. 3학년 담임들은 강단에 올라 가 엊그저께 시교육청에서 도착한 봉투를 뜯는다.
 
마이크를 잡은 담임은 한명씩 부를 때마다 강당 안 수백여 명은 숨소리마저 멈추고 조용하다. 담임은 이름대신 “No 12 Lulus(졸업)” 또는 “No 17 Tidak Lulus(유급)”라고 발표한다. 발표가 끝나고 담임이 “100% Lulus”하면 환호와 박수소리가 강당 창문을 뒤흔든다. 만약에 담임이 “95% Lulus”하면 박수소리마저 나지막해진다. 같은 방법으로 3학년 담임들은 졸업생 전원에게 발표한다. 몇 년 전 족자의 한 고등학교 3학년 전체가 유급되어 매스컴으로 떠들썩한 적 있다.
 
이제 우등생들에게 시상식이 수여된다. 사회자가 ‘국어과목 1등 장민아’ 발표하고 학생들을 둘러보더니 “학생여러분 어떻게 우리 모국어(인도네시아어)를 외국인학생이 100점 받고 일등 합니까? 부끄럽지 않으세요?” 그 한마디에 경직되었던 분위기가 깨어지고 한바탕 웃음소리가 났다. 성적우수자들은 상장도 상품도 아닌 하얀 봉투에 금일봉을 받는다.
 
졸업식 마치고 선생님들이 나란히 서 있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나오면서 일일이 손잡고 악수하는데 마치 ‘악수하는 날’ 느낌이다. 구석진 복도와 계단 밑에서 훌쩍거리는 자녀를 껴안고 달래는 학부모의 뒤통수만 봐도 나는 그만 감정이입이 되고 만다.
 
오늘 졸업, 내일은 성적표와 임시졸업장을 받는다. 빛나는 졸업장은 보름 후 받는데 졸업장 하단 부착된 사진 위에 가운데 세 손가락으로 지장까지 찍는다. 졸업장은 원본 한 장과 원본과 동일한 복사본(지장이 찍힌) 3장을 더 받으며 진학 할 때나 취업할 때 제출한다.
 
졸업식은 학교마다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초등학교 졸업식은 송사답사도 있고 ‘사요나라 사요나라 삼빠이 줌빠 라기.......’ 졸업노래도 불렀다. 중학교 졸업식은 교복대신 전통복장으로 할 때도 있다. 남녀가 전통복장으로 앉아 있는데 한복 입은 아들만 짝이 없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여학생에게 치마저고리를 입힐 건데 하고 나는 아쉬워했다.
대학교 졸업식은 초청장 받은 사람만 졸업식장에 참석할 수 있으며 꽃다발도 주고받는다. 하마다 이맘때면 졸업식장에서 교수들이 노래 부르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박수쳐주던 즐거운 풍경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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