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금리인상과 경상수지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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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의 수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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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년 최저임금인상 발표가 끝나지 않고 파업과 데모가 진행중인 상황에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7.25%에서 7.50%로 25bp 전격 인상했다. 지난 2009년 이후 최고치이고 올해 들어서만 지난 5월까지 2년 4개월간 유지해온 5.75% 금리를 불과 5개월 동안 무려 1.75%를 올린 것이다. 금리인상의 파장 역시 컸다. 4,450 이상 수준이던 자카르타 주가 종합지수를 지난 14일 4,301 수준까지 떨어뜨렸고, 11,200 수준이던 루피아 환율도 11,600까지 상승하였다.
주가폭락과 환율상승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번 금리인상에 대한 배경으로는 경상수지 적자개선을 위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강력한 정책이라는 해석이다. 3분기 경제성장율은 5.62%까지 떨어지고, 누적 경상수지 적자는 84억 달러로 GDP의 3.8%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의 예상적자 3.3~3.5% 수준보다 높은 상황과 불안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 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을 것이란 판단이다.
한편 시야를 조금만 글로벌로 돌리면 이러한 기준금리 인상이 인도네시아만의 상황은 아니다. 인도의 경우 지난 29일 7.50%에서 7.75%로 금리를 인상하였으며 브라질은 지난 9일 한번에 50bp로 두계단이나 상승시킨 9.50%로 금리를 인상하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제학자인 전 시카고대 교수출신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9월에도 취임과 함께 금리를 인상시켰으며 브라질은 올해 들어서만 인도네시아와 함께 5차례나 금리를 인상시켰다. 한마디로 지금 전세계 신흥국들은 금리인상 경쟁이 불붙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신흥국들의 금리인상 배경은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연준 FRB 양적완화로 인한 글로벌 달러 및 저금리 중독에서 기인한다. 최근 양적완화 축소나 테이퍼링 시사 발언만으로도 글로벌 경기는 예민하게 움직이고 신흥국들은 특히 이러한 출구전략에 미리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간 유입된 달러와 저금리로 인한 버블경제가 출구전략시 큰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경제원론 수준에서 금리인상이 가져오는 역할은 인플레이션 억제효과다. 일반적으로 금리를 인상시키면 대출이 줄고 저축이 늘어나면서 시중 통화량이 감소한다. 이는 투자위축, 가계소비 감소를 일으켜 경기 및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금리인상은 환율안정의 효과도 가져온다. 루피아 금리 인상은 루피아 표시 자산에 대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해외로 빠져나간 자산들이 인도네시아로 유입되게 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결국 이는 루피아에 대한 수요증가가 발생하고 루피아 가치상승(환율하락)이 일어나게 된다.
금리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와 화폐가치 상승을 성공시킨 역사적 인물은 전 미연준 FRB 위원장인 폴 볼커라 할 수 있다. 2차례 석유파동으로 인해 급상승한 초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달러의 명목가치(nominal value) 대비 너무도 떨어진 실제가치(real value)를 회복하기 위해 79년 폴 볼커는 6%수준이던 달러 금리를 19% 수준까지 전폭적으로 끌어올린다. 미국 국민들에겐 투자 및 소비위축, 주택경기폭락 등 엄청난 경제마비 여론비판 속에서 이런 금리인상의 강행을 어떻게 가능했을지 의문을 가지나 그는 강행했다. 이런 상황을 견뎌 낸 레이건 정부가 더욱 더 빛나는 대목이다. 결국 석유파동으로 전세계와 미국을 흡수한다던 OPEC은 달러의 회복으로 확 축소되고, 당시 미국 부동산을 점령했던 일본 경제로부터 모든 부동산을 회수하고 스트롱 달러시대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현명하고 올바른 경제정책은 원칙을 따르는 길 밖에는 없다. 금리상승을 통한 출구전략이 인플레억제와 환율안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걸 인정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좋은 정책이 국민에게 무조건 아픔을 주는 정책이라 할 수는 없지만 역사적으로 좋은 정책들이 국민들에게 아픔을 주는 경우가 많았던 건 사실이다. 정치가 경제라인 안에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라인을 넘어선 포퓰리즘으로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없다. 신용평가은행들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BI의 금리인상과 경상수지개선을 지지하는 이유란 생각이다. 물론 변수도 있고 경기침체 위기도 있겠지만 더 이상의 화폐중독과 인플레이션에서는 정책도 소용없을 수 있다. 경제위기는 천재지변이 아니다. 태풍 하이옌처럼 전 세계 구호물자 및 지원모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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