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최저임금이슈와 귀족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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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의 수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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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가 되면 연중 행사처럼 차기 년도 최저임금 결정 노사정 협상이 시작된다. 올해는 새 대통령 조꼬위 정부가 10월 21일에 시작되기에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빈곤 및 친서민적 노동자 중심 개혁 이미지를 가진 정부로 자리매김을 바로 할 지, 경제발전에 더욱 적극적 투자유치나 친 기업 성향의 정부로 비칠 지 중요한 첫 번째 무대가 될 것이다.
여론 몰이의 스타트는 노동조합에서 먼저 끊었다. 역시나 인도네시아 강성노조의 대표격인 사이드 이끄발 Said Iqbal 위원장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노동연합 KSPI에서 2015년 최저임금 30%인상과 의무건강보험, 복지향상 등을 요구하는 시위와 행진을 시작했다.
2000년 복수노조 설립이 가능해진 후 수많은 노동조합들이 생겨났으나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전국적 노조연맹은 크게 3개다.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랜 역사를 가진 전인도네시아노동연맹 KSPSI, 강경노선의 인도네시아노동연합 KPSI, 그리고 기독교 계통의 복지노동총연맹 KSBSI 이 있다. 이 중 KSPI가 역사는 짧지만 가장 강성으로 인도네시아금속노조 FSPMI를 핵심 행동조직으로 이끌며 데모와 파업, 그리고 ‘스위핑’ 투쟁을 하고 있다. KSPI 기본 이념 역시 CLA (Concept, Lobby, Action)로 투쟁성향을 나타내며 산별노조를 목표지향화하고 있다.
2013년 7월 18일,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전세계를 대표하는 자동차 도시인 미국 디트로이트시는 180억 달러의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한다. 1701년에 생겨 300여 년간 대표적 공업도시로, 1900년대 이후부터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서 발전한 디트로이트는 1990년대에는 인구 200만 명이 넘는 도시로 성장하나 지금은 고작 70만 명에 파산한 도시가 된다. 도시파산의 원인이 한가지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강성노조가 있다. 1948년 디트로이트협약, 1975년 2차 협약을 이끈 노조는 임금인상, 복지확대, 근무시간단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며 GM을 중심으로 노동자 천국도시를 만든다. 고정 투자비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자동차 기업들로서 이러한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기란 거의 불가능함을 이용한 것이다.
불평등과 노동착취 등 상대적 약자인 노동자 보호를 위한 노동조합 활동은 분명 필요하나, 지나친 강성노조로 발전될 경우, 문제는 귀족노조에 의한 생산성 저하 그리고 혁신을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경쟁력 저하로 시장에서 퇴출 될 수 밖에 없다. GM 노동자 천국의 디트로이트는 외국기업 자동차 업체들 또한 진입하지 못하게 만들어 더욱더 경쟁에서 뒤지게 되고 2009년 GM의 파산위기, 48만 명의 실직자,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디트로이트는 폐허의 도시로 변하게 된다.
동일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하나의 노동조합으로 조직화하자는 산별노조도 생각해 볼 문제다. 자동차노조, 금속노조, 화학노조 등과 같이 단위 산업별로 노동자들이 단체행동할 경우 협상력은 분명 강하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그로 인한 산업 파괴력 또한 확실하다. 만일 벤츠, 페라리, GM, 토요타 등 모든 자동차 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임금과 복지수준이 동일하다면 누가 벤츠나 페라리 같은 명품자동차를 만들고자 할 것이며 경쟁력 있는 제품과 자부심으로 일하는 동기부여는 전혀 바랄 수 없기에 산업 발전은 고사하고 하향 평준화의 세상이 분명하다.
성장이 먼저일지 분배가 우선이 되야 할지는 오래되고 첨예한 경제이슈다. 신임 조꼬위 정부 역시 이 고민에선 우선 나름 중도로 시작했단 느낌이다. 최저임금 협상시기와 향후 노동법 개정을 고려하여 KSPSI 대표인 안디가니 네나웨아 Andi Gani Nena Wea를 신정부 노동사회복지장관에 내정 했다. 강성 KSPI 출신은 아니면서 2003년 현노동법 개정 당시 노동부장관의 아들이라 하니 귀족노조 문제는 없을 거란 생각이나 원래 귀족출신인 분으로서의 문제는 다소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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