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40| 친구를 때리고 꼬집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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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
< 사례 1 > 친구를 때리고 꼬집어요
45개월 된 여자아이의 성격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처음 태어나서 걷기 시작하면서 또래 아이들을 이유없이 때리고 물고 꼬집고 했습니다. 한동안 계속되다가 작년에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부터 조금씩 없어지나 했는데…계절별로 봄이나 가을에 주기적으로 그런 행동이 나타나고 보통 한 달 정도 갑니다. 잘 놀다가도 기분이 흥분상태거나 너무 좋으면 다른 아이를 때리거나 과격하게 행동합니다. 화가 났을 때는 물론이고요. 유치원 에서 친구들을 때리거나 꼬집어서 선생님한테 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외에 유치원에서의 생활은 아주 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나름대로 이유는 있습니다. 친구들이 안 놀아 준다든가 등…하지만 속마음을 엄마에게 잘 말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갓난아이 때부터 워낙 예민해서 설거지하는 소리에도 깨고 한 번 울기 시작하면 기본이 30분이었습니다. 잠잘 때도 업고 있다 내려놓으면 깨고 해서 매일 업고 재웠습니다. 성격은 활발하며 신체적 발달이나 학습능력은 또래에 비해서 좋습니다. 눈치도 빠른 편이고 샘도 많고요. 헌데 그림을 그리면 꼭 양옆으로 나무 한 그루씩을 그리고 그 사이에 집과 자기 자신, 엄마를 그립니다. 아빠는 항상 없습니다. 아이에게 아빠는 어디 있는지 물어보면 회사에 갔다거나 아빠는 다른 곳에 있다고 합니다. 아빠가 잘 놀아주는 편은 아니지만 아이도 아빠를 좋아하고 아빠만 있으면 어리광이 좀 심해지긴 합니다. 이 상태도 놔두어도 크면 아이가 스스로 다른 아이들에게 해를 가하지 않을까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 또래 아이들을 이유없이 때리고 물고 꼬집고 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였는지, 그리고 그때 부모님은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합니다. 아이가 과격한 행동을 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아이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행동을 통해서 아이가 무엇을 말하고 표현하고 싶었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어른과 마친가지로 어떤 행동을 할 때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문제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에 따라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돌 무렵의 아이가 또래를 밀치거나 때리거나 하는 행동은 또래에 대한 관심은 있으나 어떻게 관심을 표현해야 할지 잘 몰라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언어발달이 미숙한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이나 욕구를 말로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 말보다 행동이 앞설 수 있답니다. 이때는 또래에 대한 관심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유치원 입학 후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인 봄이나 가을에 한 달 동안 주기적으로 과격한 행동이 나타나는 것은 짐작컨대 새로운 친구관계에서 자신이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싶어서 혹은, 변화된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려워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이가 얘기한 것처럼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은데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거나 자신을 싫어한다고 느껴서, 친구들에 대한 미움이나 원망 때문에 친구들을 때리거나 꼬집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발달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있어서 자기주장도 강하고 자신의 주장이 수용되지 않을 때 고집을 부린다거나 과격한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의도,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행동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는 이 시기에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또한 욕구와 행동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엄마가 들어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아이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서는 안되는 것에 대해 일관된 태도를 가지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때리는 행동을 했다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먼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예를 들면, “엄마는 네가 친구를 이유없이 때리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왜 친구들 때리고 싶었는지 얘기해 줄 수 있니?”) 아이가 말하면 그에 맞춰서 아이의 입장을 헤어려준 다음 그 행동을 하면 왜 안되는지를 분명하게 알려주십시오. (예를 들어, 아이가 화난 마음에 그런 행동을 했다면 “친구가 놀아주지 않아서 네가 화가 많이 났구나. 하지만 다른 아이를 때리면 그 아이가 아플까, 안 아플까? 다른 친구가 화났다고 너를 때린다면 너는 어떨까? 많이 아프고 속상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은지에 대해 일러주십시오. 친구가 놀아주지 않아서 친구를 때렸다면, 먼저 친구에게 어떻게 말했는지 물어보고 만약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면 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아이가 때리가나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나 정서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칭찬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아이의 그림에 대한 해석은 다른 임상 자료들이 충분히 뒷받침 되어야 설명이 가능합니다.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고 아빠는 같이 놀고 싶지만 그럴 시간이 부족해서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고,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면 표현하고 싶은대로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부모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태도에 변화가 없거나, 아이에게 다른 어려움이 발견되면 인근 아동 상담전문기관을 방문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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