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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57| 말이 느리고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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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고민상담실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5,228회 작성일 2019-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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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
 
<사례 1 >말이 느리고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 아이는 27개월 된 여아로, 언어 발달이 늦고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려하지 않습니다. 아이 위로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언니가 있습니다. 언니는 자기 주장이 강하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못하는 편인데 비해, 둘째는 순하고, 혼자서 비디오를 보거나 퍼즐을 하면서 조용히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 식구는 아기가 착하고 퍼즐을 너무 빨리 맞추어서 머리가 좋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두 돌이 지나면서 저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에는 너무나 회피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어 발달이 늦는  것 같습니다. 또한 발끝으로 선을 따라 걸어다닌다거나 물건이나 놀이감들을 일렬로 정리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는 어릴 때부터 우유병에 대한 애착이 강합니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 밤에 잘 때도 우유병을 주었고, 저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는 늘 아빠와 함께 잠을 잤습니다. 저는 늘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를 늘 혼자 두거나 옆집에 맡겨놓고 외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자폐증 아동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나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회피하고 언어발달이 느린 점 등) 어머님이 아이를 혼자 두거나 늘 아빠와 잠을 자게 했다고 하신 것을 보아, 아이와 애착관계 형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애착장애는 타고난 기질적인  측면이 강한 자폐증과는 다르게 후천적인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착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후천적인 요인 중에서도 아이가 성장한 양육 환경 및 애착관계의 특성이 중요한 요인입니다. 혼자서는 먹을 수도 없을 정도로 무력하게 태어난 아기는 주변 어른들의 세심한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차츰 성장하면서 자신의 생리적 혹은 심리적 욕구에 맞춰주는 대상이 엄마임을 알게 되면 아이는 엄마라는 존재를 소중하게 느끼고 강한 애착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없으면 찾고, 낯선 사람을 보면 불안감을 느껴 낯가림을 하기도 하지요.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아이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쌓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황에 적응하고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으려고 합니다. 이렇듯 생의 초기에 엄마와의 친밀하고도 밀접한 애착관계는 이후의 모든 대인관계의 토대가 됩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어떤 이유로 인해 엄마(혹은 주 양육자)와 애정어린  관계를 형성하는데 실패하거나 어려움이 있었던 경우에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안정된 애착관계는 아이의 다른 여러 발달 영역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인지적인 능력도 세상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탐색해 보면서 서서히 발달해 나가는데, 세상에 대한 신뢰가 없어 세상과 교류할 의미를 찾지 못하면 자기만의 세계 속에 머무르기 때문에 자신이 관심있는 영역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됩니다. 그래서 특정한 자극에 집착하는 경향(대체로 의미있는 자극보다는 블록이나 퍼즐같은 자극을 선호하는 대물애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언어발달 역시 타인과의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 속에서 서서히 발달해 나갑니다. 언어의 초기 형태인 옹알이를 시작할 때조차 엄마가 아이의 옹알이에 따뜻하게 응수해주면 아이는 엄마의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자신도 반응을 하지요. 이후에도 자신에게 건네는 엄마의 음성과 말을 들으면서 언어를 배워나가고, 자신의 욕구나 생각들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자신에게 만족감을 주면 계속해서 자기표현을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좌절되면, 자기 욕구를 표현할 의지를 상실하게 됩니다. 따라서 초기의 애착관계에서 활발한 상호작용이 부족했던 경우에는  언어발달이나 인지발달도 지연될 수 있습니다.
 
애착장애는 초기 애착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결과로 나타난 것이므로, 아이와 애착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 여기시면 됩니다. 지금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아이와 상호작용을 시도해보십시오. 아이가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과 만날 가치가 있다고 느껴질 때까지 (물론 그 이후로도) 어머님의 애정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아이의 욕구를 민감하게 알아채고 적절하게 충족시키는 것과 함께 아이와 함께 즐겁게 놀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스럽게 스킨십도 하시고, 처음에 아이 쪽에서 반응이 없더라도(혹은 회피하거나 거부하더라도) 아이와 끊이없이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애착장애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발달과 적응이 가능할 만큼 많은 호전을 보이니 더 늦기 전에 전문가로부터 상담이나 치료교육을 받도록 하십시오.
 
 
* 가톨릭대학교 아동∙청소년∙가족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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