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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58. 만델라와 바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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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의 주간포커스
작성자 jktbizdaily1 댓글 0건 조회 6,140회 작성일 201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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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30년 전 인도네시아의 바띡기술을 배우기 위해 방학을 이용하여 자카르타를 찾은 한국의 모 예술대학 강사를 자카르타 시내의 한 바띡 강습소로 안내한 적이 있었다. 차 내에서 그녀에게 왜 하필이면 인도네시아냐고 물으니, 인도네시아 바띡이 미술사에 나와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그녀는 지금 그 대학 대학원장직에 있다). 이때부터 필자는 ‘바띡’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바띡 꺼리스나 다나르 하디 점포를 지나게 되면, 잠깐 걸음을 멈추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지역행사나 현지 직원들의 결혼식이면, 어김없이 바띡 차림이 된다. 수천 개의 기업체가 진출해 있는 한인사회에도, 요즘 매주 금요일 하루 정도는 ‘바띡착용의 날’로 정하여 노사간의 외관이 일체감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기업들이 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화합과 용서의 정치인으로, 제2의 간디로 칭송되었던 전 남아공 대통령 넬슨 만델라가 지난 6일 95세로 선종하였다. 그리고 장례식에는 세계 90개국 정상이 참석하여, 세계 평화반전을 호소하면서, 종교간의 문제에는 시종일관 온건한 태도로 일관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교황 바오르 2세의 서거 시보다 더 많은 국가원수들이 참석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세계인들이 성인을 흠모하듯 넬슨 만델라를 존경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남아공에서의 흑백차별 정책이 폐기된 후 보복과 증오 대신, 공영과 공생의 정치를 이끌었기 때문일 것이다. 27년간의 투옥 끝에 1990년 석방된 그는 인도네시아를 찾았다. 그 당시 수하르또 대통령은 만델라를 위로하기 위해 거액의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마침 그날이 공휴일이라 은행금고를 열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하르또 대통령은 아드리아누스 모이 중앙은행 총재에게 특명을 내려 거금 미화 1천만불을 현금으로 전달하는 파격을 보일 정도로 각별하였다. 이후 대통령에 오른 만델라가 1997년 7월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하였을 때 그는 당시 인도네시아의 가장 저명한 바띡 디자이너인 이완 띠르따(Iwan Tirta)가 제작한 바띡의상을 입으며, 인도네시아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과시하였다. 이후 유엔무대는 말할 것도 없고, 영국 여왕을 만날 때에도 그는 바띡복식을 즐겨 착용하여 남아공 자국 국민들조차 그를 ‘인도네시아 바띡 전도사’라고 별칭 하였다.
 
이와 같이 남아공과 인도네시아가 남다른 관계가 있어 보이는 일반적인 이유라면, 1600년대 중반 동인도회사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식민통치하던 네덜란드가 희망봉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마다가스카르, 인도 등지에서 노예를 실어오면서 그 관계가 시작된다. 이후 그 지역에서 대규모의 다이아몬드와 금광이 발견되면서 앵글로 보어전쟁을 통해 영국식민지로 주체가 바뀌었지만, 이미 인도네시아 조상들은 남아공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이와 같이 인도네시아의 뿌리가 깊이 심어져 있는 남아공이 배출한 통 큰 지도자의 생애를 접하면서, ‘사라(SARA)’의 전장이 되고 있는 다원주의 국가, 인도네시아는 만델라 같은 위인을 만나기를 바라는 기대심리의 발원이 아닐까?  실은 인도네시아도 ‘대화와 합의(Musyawarah dan Mufakat)’라는 국민철학이 엄연히 존재한다. 이는 만델라가 굳은 신념으로 삼았던 ‘화해와 용서’또는 ‘공영과 공생’의 철학과 일맥 상통할 수도 있다.
 
만델라의 장례식에 즈음하여 지금 인도네시아 언론은 온통 만델라 추모기사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이는 만델라라는 위인의 업적을 본받아 타산지석으로 삼자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인도네시아도 독립영웅, 또는 난국에서 국가의 운명을 바꿔 놓은 위인들을 ‘국가영웅(Pahlawan Nasional)’으로 추서하여 이를 귀감으로 삼고 있다. 1959년에 제 1호로 추서된 독립유공자 압둘 무이스로부터 시작하여 2013년 11월 추서된 ‘1945년 독립전야’의 지도자 라지만에 이르기까지 총 159명의 국가영웅이 지명되었다. 내년도의 국선, 대선을 거치면서 인도네시아는 미래의 영웅이 될 수 있는 후보자들을 재선출한다. 그리고 사정기관인 부패척결위(KPK)는 진정한 미래의 ‘양화’를 창출하기 위해 불철주야 ‘악화’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인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넬슨 만델라 같은 위인을 조속히 탄생시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시점이 앞당겨지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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