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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기자단 일본인들의 뻔뻔한 인도네시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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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1건 조회 11,155회 작성일 2015-04-1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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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빈 자유기고가
 
 
일본은 우리에게 참 가깝고도 먼 이웃이다.
 
물리적으로도 동해를 사이에 두고 엎어져서 코 닿는 거리에 있으며, 예의와 선조의 얼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 교류도 활발했다. 과거 J-Pop과 일본 만화가 우리나라에 봇물 터지듯이 들어왔듯이, 지금 일본은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한류앓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도 불거진 역사 문제와 독도 영유권 분쟁을 비롯하여 과거부터 현재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몇몇 역사적 앙금들이 지금까지도 일본이 전혀 달갑지 않은 이웃으로 느끼는데 일조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다니면서도 필자에게 의외로 먼 이웃이었던 일본인들을 가까이서 겪고 어울리게 된 곳은 다름 아닌 이곳 인도네시아에서였다.
 
1년간 다녔던 우이대학교 비파 코스는 당시 전체 학생 중 한국인들의 비율이 70% 이상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나머지는 일본인, 중국인, 유럽인이었는데, 사실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대부분이었고, 덕분에 13명이 정원인 한 교실에 일본인이 네 명 정도는 꼭 있었다. 아무래도 비파 코스가 앉아서 외우고 쓰는, 우리들이 알고 있던 어학이 아닌 인도네시아의 문화와 삶을 함께 배우는 어학이라 같은 반 수강생 모두가 금방 친해질 수 있는 분위기가 유지되는 편이다.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게 된 일본인 친구들이 몇 명 있는데, 그 친구들과의 추억을 가끔 돌이켜보면 그 때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배울만한 태도나 습관들이 아직도 뇌리에 분명히 남아있다.
 
아마 인도네시아에서 일본인과 함께 업무를 하거나, 일본인과 인도네시아어를 함께 배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공감을 하리라 생각한다. 바로 인도네시아어를 구사할 때 일본인들 특유의 발음이다. 사실 모든 언어들은 특유의 억양과 톤이 있는데, 바하사 인도네시아는 그 억양과 톤의 존재감이 큰 편이다. 따라서 문장력이나 어휘력이 부족하더라도 억양만 그럴싸하게 구사하면 언뜻 듣기에 유창하게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일본 친구들은 인도네시아어뿐만 아니라 영어를 할 때도 일본인 고유의 억양을 버리지 못한다. 때문에 가장 초급자들이 모인 비파1 과정에서는 함께 공부하는 반 학생들은커녕 가르치는 교수들도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처음에는 그 특유의 억양으로 말하는 인도네시아어가 무척 우스꽝스럽게 들렸는데, 극복해내려고 무진장 노력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또 우이대학교가 한국외국어대와 부산외대와 자매학교라 한국인 수강자들 중 대부분이 말레이인도네시아어학과 전공학생들이었다는 점에서 비파1에서부터 실력으로 두각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지만, 덕분에 한국인과 일본인 실력의 차이가 극명했다.
 
하지만 비파1이 끝나고 2로, 2가 끝나고 마지막 단계인 3에 가면 도저히 메꿔지지 않을 것 같던 실력의 갭이 상당히 줄어들어 있었다. 물론 그 특유의 억양을 온전히 버리지는 못했지만,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하던 때와 비교했을 때 분명히 일취월장한 것이다. 사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우스꽝스럽다가 안쓰러웠던 것이 그 친구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해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끝까지 전달하려고 몇 번이고 반복했으며, 예습과 복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단어장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가끔 너무 반복해서 수업에 지장을 준적도 있었지만, 항상 끝나고 나면 방해한 부분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를 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억에 가장 크게 남은 것은 당황은 하더라도 절대 창피해하지 않는, 어떻게 보면 뻔뻔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사실 창피함이라는 것은 외국어를 배울 때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나 버리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치 아무리 노력해도 끝까지 내려놓을 수 없었던 특유의 일본인 억양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혀 노력하지 않았다거나 실력이 늘지 않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얄미운 이야기지만, 한국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잘했고, 일본인들은 처음에 보였던 차이를 확연히 줄였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동기부여와 환경이 다르다는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거의 유학생으로 구성된 한국 수강생과 달리 일본 수강생들은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 불지의 기업의 주재원으로 온 친구들이라 인도네시아어가 본인 업무역량과 인사고과에 큰 영향을, 다시 말해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어 동기부여에서는 분명히 차이는 있다. 여담인데, 현재 도요타 상사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의 제보에 따르면, 반에서 1등을 하지 못하면 원래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학비가 월급에서 일부 차감되거나, 시말서를 써야하는 등 보다 피부에 와 닿는 페널티가 존재한다고 한다. 특히 같은 반 한국 수강생들보다 등수가 낮은 경우는 아주 질색을 한다고 한다.
 
또 비파를 가르친 교수들에 의하면, 억양은 아직 조금이나마 남아 있을 지라도, 같은 비파3 한국 친구들에 비해 일본인 친구들이 구사하는 인도네시아어가 더 정확하고 고급스럽다고 한다. 억양과 톤은 의미를 잘 전달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지, 결국 그 의미를 구성하는 것은 폭 넓은 어휘력과 정확한 문법에 의거한 문장력이기 때문이다. 이해를 위한 예를 들자면, 반기문 총장의 영문 연설 낭독 오디오를 들려줬을 때(물론 반기문 총장의 연설이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발음이 후지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우리나라 사람과 고급스러운 어휘와 문장이 완벽하다고 칭찬한 영어가 모국어인 외국인의 판이하게 다른 반응과도 같다.
 
 
솔직히 이곳에 와서 일본 친구들과의 우정을 경험하기 전에는 일본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위안부와 독도문제는 지금까지도 창피한줄 모르고 뻔뻔하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며, 아베노믹스랍시고 극단적인 엔저와 양적완화를 고집하는 바람에 경제학도인 필자를 아베노믹스 관련 레포트에 묻혀 살게 한 아베 총리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고여서 썩거나 흘러넘치지 않으려면 바뀌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러한 장점들을 인정하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도 변화할 수 있는 하나의 돌파 방법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나 평생 공부해야하는, 잠깐만 쓰지 않아도 가물가물해지는 외국어면 더더욱 그렇게 해야 한다. 결국 시간의 차이지 회사의 압박이 동기부여가 된 주재원 친구들처럼 우리도 결국에는 인도네시아어로 이곳에서 먹고 살아야 할 문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의 눈살 찌푸려지는 뻔뻔함과 창피를 모르는 후안무치보다는, 배움에 있어서 창피함이 없어 순수하게 뻔뻔한 일본인들의 후안무치를 여러분 인도네시아어 실력을 위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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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구님의 댓글

조봉구 작성일

우리가 잡이죽여야 할 타도의 대상이죠...쪽바리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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