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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경제신문 아하! 경제단
김혜인(JIKS 11학년)
22살 대학생의 학창시절 이야기이다. 어느 날 시험 하루 전인 그녀에게 큰 사건이 닥쳤다. 그녀는 그때 고등학교 2학년이었고 성적이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학교를 다녀온 그녀는 시험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았는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였다. "정말 미안한데 오늘 엄마랑 아빠가 일이 있어서 동생 공연을 못 보러 갈 것 같아. 너라도 가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녀는 동생이 거의 일 년에 걸쳐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 전부터 부모님께 꼭 와서 응원해 달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던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는 시험이 정말 바로 코앞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백화점을 가 꽃 한 다발을 사서 동생을 찾아갔다. 그녀는 공부할 시간을 그녀의 동생을 위해 썼고, 그녀의 성적은 떨어졌다. 하지만 그녀는 혹여 동생이 미안한 마음을 가질까봐 얘기하지 않았고 풀이 죽은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동생 공연 때문에 시험을 망쳤다고 변명하지도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서 동생은 어머니에게 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언니는 그 당시 많이 속상해 했어.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네가 공연 정말 잘했다고, 자기가 꽃도 사갔다고 뿌듯해 하면서 웃더라. 그런 언니를 보면서 엄마는 언니가 100점 맞아온 것보다 훨씬 자랑스럽고 기특하더라." 그렇다. 그녀는 성적보다도 그녀의 주위 사람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사람이었다. 그녀의 동생으로서가 아닌 그녀를 아는 한 사람으로서, 그녀는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배려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정말 어렵고 중요한 상황이 닥치면 언니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한 선택을 한다.
현재 우리는 인간소외 현상을 광범위하게 체험하는 분업화된 삶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소외된 삶을, 고독한 삶을 매일매일 살고 있는 것이다. 마치 ‘사회’라는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우리는 하나의 기능으로 존재하다가 소모된다. ‘현대’라는 거대한 기계를 만든 효율성이라는 괴물이 우리를 소모시키고 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더욱더 개인적이게 되고 타인의 문제에 관여하지 않고 싶어 하는 이기적인 존재로 변해 간다.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가 큰 문제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지금, ‘배려’라는 단어는 우리 생활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고 있다. 하지만 그녀처럼, 어디선가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한다. 앞으로의 시대를 열어갈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숙제는 바로 이것이다. 부와 명예를 획득한 사람의 얘기를 듣고 관심을 갖기 전에 먼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을 위해 희생하고 배려하는 사람들에게 불빛을 비춰주어야 한다. 그들에게 비춰지는 사랑과 관심은 많은 사람들을 변화 시킬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고립과 소외라는 단어가 드문 사회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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