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단 잊혀질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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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KS 아하! 경제단] 잊혀질 권리
김치훈(11학년)
인터넷이 등장하고 대중화된 지 오랜 시간이 흘러가면서 많은 정보가 온라인상에 축적되었고, 이 중에는 개인의 민감한 사생활이나 감추고 싶은 과거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 일반적인 서적이나 잡지와 달리 복사와 저장, 배포가 매우 쉽고 용이하며, 원본이 삭제되더라도 인터넷상의 자료와 링크를 수집하고 저장해두는 포털 사이트를 이용한다면 쉽게 복원이 가능하다. 더욱이 2010년대 들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온라인 상에 개인의 사생활이 무분별하게 등록되는 사례도 잦아졌다. 이것이 개인정보의 침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잊혀질 권리’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잊혀질 권리'란 개인이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가 있는 자신과 관련된 각종 정보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지난 2014년 5월 13일 유럽연합(EU)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잊혀질 권리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스페인의 변호사 곤살레스가 자신의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하다 과거 자신이 빚 때문에 집을 강제 매각당한 기사를 보게 되었고, 그는 곧 구글에 삭제 요청을 제기한다. 하지만 구글은 거절했고, 그러자 곤살레스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유럽사법재판소는 구글의 검색 결과에 나오는 링크를 삭제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이를 시작으로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빙 등의 타 검색 엔진에서도 개인 정보 삭제를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네티즌들은 잊혀질 권리의 인정을 중심으로 열렬한 논쟁을 벌였는데, 찬성 반대 양측 모두 타당한 논거와 주장을 바탕으로 하여 토론을 하였기 때문에, 토론의 양상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찬성 측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며 사생활 침해 수준의 심각성과 개인의 존엄, 명예를 고려한다면 잊혀질 권리는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시간이 지나도 과거의 정보를 다시 찾아볼 수 있는 인터넷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잊혀질 권리는 꼭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정보가 유포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도 언제든지 이를 검색하고 다시 인터넷을 통한 유포가 가능한 상황이기에 현실적으로 잊혀질 권리가 필요하다고 주장을 하였다.
반면에 반대 측은 도덕적인 문제의 발생 소지와 실효성 등을 강조하면 잊혀질 권리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잊혀질 권리가 사적검열이 되어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것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 신문은 “사기 전과가 있는 이용자가 결혼을 앞두고 관련 정보의 삭제를 요청한다면 수용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잊혀질 권리가 도덕적 딜레마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무리 잊혀질 권리가 인정된다고 해도, 해당 정보가 다른 링크를 통해 복사, 재생산된 경우 이를 완전히 삭제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실효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보의 바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개인정보’라는 또 하나의 숙제가 던져졌고, 이는 건전한 인터넷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부분인 것도 확실하다. 현재 많은 네티즌들이 제도개혁안을 내놓으며 잊혀질 권리에 관한 논쟁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진정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를 공유하기 전에 한 번 더 조심하고, 인터넷의 개방성을 고려하여 안전한 인터넷 이용을 추구하는 인식개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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