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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기자단 ‘아내’는 ‘안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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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3건 조회 13,522회 작성일 2015-02-1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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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빈  
자유기고가   
                                      
 
 
 
 
"내 와이프는...."
"내 마누라야."
"~엄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살면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하루에도 이 호칭을 몇 번씩은 들었을 것이다.이는 모두 한 사람을 지칭하는 명사들이다. 바로 당신들과 혼인한 아내를 뜻하기도, 혹은 당신들의 어머니를 의미하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살아가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가지의 지위를 경험하게 된다. 남자는 아들로 시작해서, 누군가의 남편, 사위, 아빠, 아버지, 할아버지가 될 것이며, 여자는 딸로 시작해서, 누군가의 아내, 며느리, 엄마, 어머니, 할머니가 될 것이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아내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전통적인 가부장제도가 강하게 자리잡았고, 매우 남성중심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따라서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그리 대등하지 못했다. 오히려 전통사회의 관념으로는 아내의 목소리가 크다거나, 남편이 아내를 배려하거나 존중하면 가정의 화목에 균열이 간다는 것으로 여겨지기 일쑤였다.
 
바야흐로 시대가 많이 바뀌었으나, 적어도 필자의 아버지 세대는 아직도 대부분이 이 전통을 맹신하고 있으며, 간혹 방송매체에서 미화되는 동년배의 꽃남편들을 보면 경기를 일으키곤 한다. 또한 주변에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으면 뒤에서 남자 망신 다 시킨다는 등 험담을 하기도 한다.
 
참고로 필자의 아버지는 우결은 좋아하지만, 비슷한 성향의 님과 함께는 싫어한다. 그런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행위를 젊은 송재림과 이소은이 하는 것은 재미있지만, 왠지 비슷한 느낌인 임현식과 박원숙이 하면 안 된다는, 아까 언급한 관념에서 나온 태도가 아닐까 싶다. 이와 같은 관념은 속담에서도 볼 수 있다.
 
'여편네 소리가 지붕을 넘으면 집안이 망한다.'
'아내는 장님이어야 하고 남편은 귀머거리여야 한다.'
'여편네는 돌아다니면 버리고 그릇은 빌려주면 깨진다.'
'여자는 뒤웅박 팔자.'
 
여기서 아내를 제외한 여편네, 여자는 모두 아내를 뜻하는 말이다. 굳이 의미를 해석하지 않아도 앞서 언급한 관념들과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결혼 생활은 어떤가? 적어도 '저렇지는 않을 것'이다.
 
무릇 결혼을 했다면, 아내와 남편은 일생을 같이하는 반려자이며, 동반자이다. 그것이 남자가 됐든, 여자가 됐든 일방적으로 군림하거나, 독선적으로 행동한다면 과연 그 결혼생활은 행복할 수 있을까?
 
필자는 아직 미혼이라 아직 이와 관련하여 경험이 전무하지만, 그래도 확실한 것은 그런 결혼생활이라면 결코 행복하지도, 하고 싶지도 않다. 필자는 국어를 굉장히 좋아한다. 수학, 과학보다도 더. 그런데도 항상 졸음을 참아가며 들었던 국어수업이 있었는데, 이 선생님이 수업 때 한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너희들도 결혼하면, 너희 같은 녀석들 믿고 시집 온 귀한 집 따님들 잘해주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 와이프니 마누라니, 야라고 부르지 말고 꼭 ‘아내’라고 불러라. 너네 가정 '안의 해'야. 그게 '안해'가 되고, 지금 '아내'라고 됐다. 이 좋은 말 놔두고 왜들 저렇게 부르는지 모르겠다."
 
말은 쉽다. 하지만 막상 하려고 하면 뭔가 거부감이 들 것이다. 앞서 말한 우리 아버지 세대분들이 가진 관념의 영향력이 이리도 크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이러한 소소한 마음 가짐이 내 아내를 정말 우리 가정 '안의 해'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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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회님의 댓글

다회 작성일

글을 참 잘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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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Kweon님의 댓글

Daniel Kweon 작성일

글을 참 잘 쓰십니다.  저도 아내라고 부르도록 노력하고 있었는데, 의미가 깊고,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글쓴이도 빨리 좋은 아내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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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이님의 댓글

디제이 작성일

필자라는말을 상당히좋아하시네요~ 글 잘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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