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단 만 개의 물결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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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개의 물결이 되어
-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김 현 미
(한국문인협회인도네시아지부회원/한*인니문화연구원팀장)
침잠하는,
어스름 새벽 강가
별빛도 하늘타리도 닫아버린 적요의 숲
열대의 강에는 마른울음 삼켜버린
구릿빛 물고기들이 검은 비늘을 털어낸다
어느 우주의 전부였을, 지금은
조각난 심장, 여린 풀잎에 구르는
그 날의 진한 추억을 따서
홍자귀 핏빛수술에 질끈 매어놓을까
검게 엉킨 구름, 작달비로
쓸어내는 시린 뱃머리에
휘날리는 흰 푯대로 걸어놓을까
그대
은밀한 숲 속 초록 내음으로 번져 가시라
천 개의 바람이
만 개의 물결이
억 만개의 모래알이 되어
저 하얀 나무들
겹겹이 파고드는 살 내음으로
다시 초록을 입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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