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과 출판사 그리고 작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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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선 작가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 홈페이지 - 인도네시아 출판협회장의 컬럼에서 발췌
미국에서는 2007년
아마존이 전자책 읽기용 전문 기기를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전자책의 인기가 점점 더 높아졌지만 그에 비례해 폐업하는 서점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자책이 약진한만큼 종이책 시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최근까지도 전자책 영향을 크게 받고 있지 않다가 최근 들어 그 위협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대형서점들이 도서 판매 공간을 줄이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 문구류, 스포츠
장비, 악기, 등산 장비,
전자기기, 자전거 같은 비도서 제품으로 채워 넣는 추세다.
최근엔 도서판매 공간을 서점 전체 면적의 20-30%만
할당한 곳들도 나타났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서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디지털 전자책의 영향 때문보다는 책을 서점에 가서 사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진행 중이던
2020-2022년 사이에 증가했고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다. 결국 서점으로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를 결합한 서비스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한편 출판사로서도 더 이상 오프라인 서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상황에 도달했다. 따라서 스스로 온라인 서점을 만들거나 쇼피, 또코페디아, 부까라빡 같은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책을 파는 등 보다 효율적인 유통과 마케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전자책 출판 비중을 높여 e-북의 다양성과 가용성 확대를 도모하지 않으면 안된다.
전자책으로 전환이나 그 비중을 늘리는 것은 서점 등 도서산업의 유통부문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출판사들의 판단과 결정에
달린 문제다.
한편, 코로나 팬데믹으로 출판사들이 허덕이고 있을 때 오히려 두각을 나타낸 작가들이 많았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글을 쓰는 것이 종이책을 내는 것보다 저자에게
더 큰 수입이 되었는데 특히 KBM앱이라 부르는 어플리케이션은 지난
2년 동안 작가들에게 220억 루피아(약 18억7,000천만 원)의
로열티를 지불했다.
▲KBM 로고
KBM 앱은 온라인에서 글을 읽거나 쓸 때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원래는 글쓰기 동호회가 발전하여 만들어진 것이어서 글쓰기 기능이
강한 것이 당연하다. 온라인에서는 2021년 처음 선보였다.
디지털 플랫폼에 글을 쓰는 작가들은 출판업계 주류 시장에 잘 알려지 않은 사람들인데도 월 5,000만
루피아(약 425만 원)가량의
수입을 올리는 이들도 나왔다. 온라인 글쓰기가 팬데믹 이전에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지금처럼 인도네시아에서
온라인 글쓰기가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따라서 온라인 글쓰기는 전망이 밝은 편이지만 다른 플랫폼들과는 특징이나 경향성이 달라 얼마간의 교육과 적응이 필요하다.
결국 미래에 살아남게 될 것들은 대형 서점이나 출판사들, 유명 작가들이 아니라 변화해 가는
세상과 기술적 환경, 독자들 취향에 기민하게 적응하는 기업과 개인들이 될 것이다.
출처: https://www.ikapi.org/2023/05/29/masa-depan-toko-buku-penerbit-dan-penulis/
*배동선 작가
- 2018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년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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