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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우리 현지 공관들이 모른 척할 리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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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99회 작성일 202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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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우리 현지 공관들이 모른 척할 리 없겠지?


배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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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짜 출판사 홈페이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한국에서 처음 출판된 것이 2007년의 일인데 2016년 영어 번역본이 출판되어 곧바로 그해 맨부커상을 받자 가장 발빠르게 움직여 '채식주의자'의 인도네시아 판권을 따낸 곳은 그라메디아도 아닌 바짜(Baca) 출판사였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 적힌 회사소개는 간단해도 너무 간단하다.

Kami menerbitkan buku-buku yang mencerahkan dan memperkaya. Kami berupaya mengawal peradaban literasi dengan menyebarkan cahaya ilmu melalui penerbitan buku-buku bermutu.
Dari kegelapan menuju cahaya. Mengusir kebodohan dengan api pengetahuan.

우리는 깨달음과 풍요로움을 주는 책을 출판합니다. 우리는 양질의 도서 출판을 통해 지식의 빛을 확산시켜 문해문명을 수호하고자 노력합니다.
어둠에서 빛으로. 지식의 불로 무지를 몰아내라.

바짜 출판사가 처음 한국 작품을 번역 출판한 것은 우연히도 한강의 '채식주의자(Vegitarian)'가 처음이다. 2017년 출판했다.

이에 대해 바짜 측 인사의 간단한 인터뷰가 있다.

2016
년 맨부커상 수상작인 <채식주의자>가 인기를 끈 것은 인도네시아 유명 소설가 에카 꾸르니아완의 『호랑이 남자(Lelaki Harimau)』도 그해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다가 결국 수상하지 못했는데 에카 꾸르니아완을 누른 한강 작가의 작품에 독자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 바짜가 『채식주의자』를 출판하게 된 것에 대해 담당 편집자는 큰 행운이었고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Mata Malam), 편혜영의 『홀(The Hole), 단편집 『시체들(Potongan Tubuh)』 등 성인독자를 위한 한국문학도서들이 집중 출간되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무거운' 소설은 인도네시아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해 이후 방향을 바꿔 『달러구트 꿈 백화점 (Dallergut: Toko Penjual Mimpi)』 같은 힐링이 되는 재미있고 가벼운 라노벨(라이트노벨)들로 방향을 선회했다. 바짜는 현재 한국의 7개 출판사와 협력하고 있다.

한강 작가 작품인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2017년에 순차적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한국에서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적으로 한강 작가 작품 구매 열풍이 불어 재인쇄 하느라 인쇄소에 난리가 났다고 하는데 인도네시아는 아직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당장 내주가 되면 상황이 변할지 모르나 인도네시아 신문에서 한강 작가의 소식을 속속 전하는 가운데 바짜 출판사 홈페이지의 관련 내용은 아직 아래와 같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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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3% 세일을 한다며 65,000루피아( 5,500), 75,000루피아( 6,400)로 원래 가격이 매겨진 해당 책들을 5,000루피아( 400)에 판다고 나와 있다. 즉 재고를 털고 끝내겠다는 것이 지난 주까지의 입장이었다.

이 책들이 헐값에 떨이로 나온 것은 스테디셀러가 되지 못해 앞으로 중쇄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것은 그만큼 인도네시아 독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는 것인데 레일라 S 추도리의 작품들, 라띠 꾸말라의 '시가렛걸' 같이 인도네시아 대학살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크게 각광받는 현지 시장에서 비슷한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같은 작품의 판매가 저조하다는 것은 현지 독자들 감성에 잘 맞지 않았다기보다는 번역가의 역량이 떨어진 것이 아닌가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

어쩌면 바짜 출판사가 해당 도서의 에이전시(아마도 매우 높은 확율로 에릭양 EYA 에이전시) 2017년 당시 맺은 출판계약이 이미 만료되어 갱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바짜 출판사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소식에 전혀 반색하지 않는 게 충분히 이해가 된다.

만약 그렇다면 한국측 출판사나 에이전시에서 현지 대형 출판사인 그라메디아 같은 곳과 한강 작가 작품들에 대한 딜을 이미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발표가 예상을 기분좋게 벗어나 다분히 기습적이었던 만큼 누구도 사전 준비를 하지 못한 게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그 직후 한국문화원 주최로 자카르타 시내 롯데쇼핑애비뉴 Korea 360에서 열린 K-Book 전시회에 해당 뉴스를 부각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dcfb3a07c9fc0958bc9513803a9ce66a_1728808823_8966.jpg'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 한강 작가 작품이 진열되었던 K-book 전시회의 서가.

 10 11일 찍은 사진인데 아직 해당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어떠한 홍보도 

이 행사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직 '한국 문화 기간' 11월까지 계속되고 있는데 이 시점에 한강 작가 작품들에 대한 새로운 소개와 함께 한국 문학과 출판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이루어져야 할 대목이 아닌가 한국문화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대사관 등에 문의하는 바다.

*배동선 작가  

- 2018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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