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란 아궁스다유 그룹 상영관 체인 플릭스(FLIX) 모이점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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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스다유 그룹 상영관 체인 플릭스(FLIX) 모이점 개관
글.사진 / 배동선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부동산 재벌 아궁스다유 그룹(Agung Sedayu Group)이 2017년 7월 서부 자카르타 까뿍(Kapuk) 지역의 픽 애비뉴 몰(PIK Avenue)에 첫 상영관을 설치하면서 출범한 플릭스(FLIX) 상영관의 플랙쉽 상영관이 북부 자카르타 끌라빠가딩이 몰오브인도네시아(Mall of Indonesia - 통칭 모이 MOI)에서 2020년 2월 6일 개관했습니다. 플릭스상영관으로서는 버카시 그랜드 갤럭시파크 몰(Grand Galaxy Park)의 두 번째 관에 이어 세 번째인데 플랙쉽으로 계획한 만큼 4~5개의 멀티플렉스 스크린을 가진 다른 지점에 비해 모이의 플릭스 상영관은 무려 10개의 스크린을 갖추었습니다.
원래 모이에는 CJ CGV가 아직도 블리츠메가플렉스(Blitz Megaplex)이던 시절 CGV 시네마스의 플랙쉽 상영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리포그룹의 시네막스(Cinemaxx) 상영관 체인이 자사 몰들을 중심으로 출범해 급격한 확장세가 예상되자 플릭스 상영관 출범을 계획하던 아궁스다유 측의 요구때문이었는지, 아니면 CJ CGV 측의 혜안 때문이었는지 CGV 시네마스의 플랙쉽 상영관을 그랜드인도네시아 8층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지금도 호화롭게 꾸며진 그랜드인도네시아 점은 CGV 배급영화들의 프리미어 시사회가 열리는 곳으로 매년 한국-인도네시아 영화페스티벌도 개최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CGV 시네마스의 플랙쉽 상영관 지위를 잃은 CGV 모이점은 2018년말까지만 해도 모이 주변 4개 아파트 컴플렉스의 적잖은 인구를 기반으로 호황을 누렸는데 아궁스다유 그룹과의 임대계약 연장에 실퍠해 문을 닫았습니다. 당시 갑자기 문닫은 영화관 모습에 주민들은 적잖이 당황했고 결국 인근 아르타가딩 몰과 끌라빠가딩 몰의 시네플렉스 소유 시네마 XXI 영화관으로 갈아타게 되었습니다.
인근에 CGV 상영관들이 없던 것은 아니었고 CGV 포인트 카드를 가진 이들도 많았지만 CGV 상영관들은 끌라빠가딩의 고급 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쯤빠까마스 아파트 앞의 트랜스마트 같이 한 단계 떨어지는 B~C급 몰들을 임대해 들어갔습니다. 그건 뒤늦게 상영관 산업에 뛰어든 몰와 대형 건물들을 보유한 부동산 재벌들이 업계에서 목 좋은 지역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가장 간편한 방식에, 영화배급권만을 가진 CGV가 밀리기 시작했다는 가장 가시적인 사례입니다.
리포그룹의 시네막스 상영관 체인은 이미 200여개의 스크린을 보유해 CGV의 업계 2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고, 비록 현재 달랑 세 개의 상영관을 갖게 되었지만 전국적으로 많은 몰과 건물을 가진 아궁스다유그룹의 플릭스 상영관 체인도 곧 그 몸집을 불릴 것입니다. 모이 몰의 플랙쉽 상영관 개관은 그 신호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롯데시네마 역시 2018년말부터 인도네시아에 진출했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아직 달랑 한 개의 상영관을 C급 지역으로 분류되는 파트마와티 플라자에 설치한 상태이지만 전국적으로 수십 개의 롯데마트 건물들을 보유한 롯데 측은 다른 경쟁사에 비해 업계 점유율을 늘리기에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물론, 당초 2019년 9월 개관 예정이었던 플릭스 모이점이 2020년 2월에야 개관된 것처럼 상영관 산업이란 대규모 건설투자 또는 레노베이션 공사를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모든 롯데마트들에 롯데시네마 상영관들이 하나씩 설치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최소한 9,000~15,000개의 스크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인도네시아에서 현재 고작 1,500개 스크린 설치에 그쳐 조코위 행정부 창조경제부가 2019년 말 목표로 세웠던 3,000개 스크린의 반 정도를 달리는 중인데, 그래서 상영관 산업엔 아직도 거대한 미지의 땅이 남아있는 셈이고, 그러나 그 거대한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는 재벌들만의 경쟁시장이 될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플릭스 모이점은 일반 상영관은 평일 4만 루피아, 특수 영화관은 20~25만 루피아를 호가하는 고급 상영관입니다.
2월 6일 개관 당일 위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DC 코믹스 유니버스의 히어로 복장 알바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었지만 이날 든 관객은 그리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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