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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란 부패척결위원회(KPK)가 잡은 월척: 에디 쁘라보워 해수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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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1,554회 작성일 2020-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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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쁘라보워: 쁘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총재의 오른팔 에디 쁘라보워 해수부 장관 (왼쪽)
 
에디 쁘라보워(Edhy Prabowo) 해수부 장관은 1998년 부정부패로 얼룩진 신질서 정권이 무너진 후 부정부패 혐의로 체포된 몇 안 되는 전현직 장관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이번에 부패척결위원회(KPK)에 체포된 에디 장관의 케이스는 ‘모든 권력은 부패지향적’이라는 격언을 떠올리며, 내각의 장관들, 특히 정당 안배로 입각한 장관들이 뇌물수수에 특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가 되었다.  
 
지난 20년간 여덟 명의 전현직 장관들이 부패혐의로 체포된 바 있는데 그중 연립내각에 참여한 각 정당 안배를 위해 배정된 장관이 아닌 경우는 두 명에 불과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의 2004-2014 임기 동안 대통령의 민주당 출신 두 명을 포함한 세 명의 현직 장관들이 KPK에 체포되어 유죄를 선고받았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첫 임기 중 골카르당 출신과 국민각성당 출신 장관 두 명이 법정에 서야 했고 그린드라당 정치인 출신 에디 장관은 이제 그 뒤를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KPK 수사관들은 지난 수요일(11월 25일) 수카르토-하타 공항에 도착하던 에디 장관과 그의 아내, 그리고 일단의 고위 관리들을 새벽 01시23분 현장에서 곧바로 체포했다. 에디 장관 일행은 호놀룰루 소재 연구센터인 해양연구소와 함께 지속가능한 롭스터 개발을 위해 회사를 세워 놓은 하와이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KPK 부위원장 누룰 구프론(Nurul Ghufron)은 에디 장관의 체포가 롭스터 치어 수출과 관련한 뇌물수수혐의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롭스터 치어 수출은 에디 장관 전임자인 수시 쁘지아스뚜티(Susi Pudjiastuti) 장관 시절에 금지한 사안이었는데 에디 장관은 지난 해 10월 장관 취임 일성으로 베트남 등지의 높은 수요를 거론하며 롭스터 치어의 수출을 재개할 계획임을 일찌감치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한 반대의견에 대해서는 롭스터 치어수출 재개가 관련 양식업자들에겐 도움이 되었다며 주장했었다.
 
그러나 지난 해 템포(Tempo)지는 치어 수출허가가 대부분 그린드라당 정치인들과 다른 당 정치인 등 그의 측근과 지인들에게 발급되었다고 보도했다. 그 과정에서 특혜가 의심되는 모양새였다.
 
템포지 취재기자는 에디 장관이 지난 5월 롭스터 치어 수출을 허용하는 장관령에 서명하기 불과 2개월 전에 상당수의 수출회사들이 설립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 치어수출업체들이 수출가격의 10%로 치어들을 매집했으므로 롭스터 양식업자들은 치어 수출재개로 인한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한 반면 수출업체들은 거대한 이익을 챙겼다.
 
에디 쁘라보워는 그린드라당 총재 쁘라보워 수비안트가 가장 신뢰하는 측근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 둘의 관계는 그들이 아직 육군장교로 근무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디 장관은 쁘라보워의 개인 비서관을 지내기도 하면서 세간에는 ‘국방장관의 안마사’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둘은 같은 ‘쁘라보워’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혈연으로 이루어진 관계는 전혀 아니다. 마글랑의 육군사관학교 입교 전 에디는 인도네시아 전통무술 실랏(Silat) 유망주였다. 그는 국내 체육계에 명성을 떨쳤고 해외에서 열린 실랏 무술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우승 트로피를 받았다.
 
육군사관학교 입교 후 자카르타로 건너오면서 쁘라보워도 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당시 쁘라보워 수비안토는 중령 계급장을 달고 있던 시절이었다. 에디의 군 경력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짧게 끝나고 말지만 이후 그는 쁘라보워 수비얀토를 더욱 따랐고 쁘라보워 역시 에디가 무스토포 대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비용을 지불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에디의 실랏 실력을 높이 사 매주 실랏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종용했다. 그런 과정에서 에디는 쁘라보워의 가장 신뢰받는 측근이 되었고 정권이 바뀌고 수하르토가 하야한 후 어설픈 쿠데타 시도에 실패한 후 군복을 벗은 쁘라보워가 요르단으로 망명해 생활하던 시절에도 그의 곁을 지켰고 그의 사업도 도왔다.
 
쁘라보워가 인도네시아로 돌아와 그린드라 당을 세우자 에디도 즉시 입당했고 한편 보안회사를 세워 운영했다. 2009년 그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어 상업, 산업, 조합 및 국영기업을 관장하는 DPR 국회 제6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는 이후 연속 당선되었고 2014~2019 기간에는 농업과 어업을 관장하는 국회 제4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그후 2019년 10월 23일 조코위 대통령 제2기 내각에 해수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두 차례의 대선에서 맞붙으며 극단의 정치적 대치를 벌였던 그린드라당 쁘라보워 수비안토가 투쟁민주당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극적으로 손을 잡으며 연정에 참여해 국방부 장관을 맡은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었고 그린드라당이 받은 해수부 장관 T/O가 에디 쁘라보워에게 돌아간 것은 그에 대한 쁘라보워 총재의 끝없는 신뢰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1년 만에 KPK가 롭스터 치어 수출관련 부패혐의로 그를 체포한 것이다.
 
이 문제는 랍스타 양식 면허발급 및 실사에 대한 2019년 해수부 장관령 53/KEP MEN-KP/2020 결정문에 서명하면서부터 태동했다. 그는 이 결정문을 통해 미사타(Misata)와 사프리(Safri)를 실행위원장, 실사팀 운영위원장에 각각 임명했다. 이 팀의 책무 중 하나는 치어 수출 후보업체들이 제출한 행정서류를 심사하는 것이었다고 KPK의 메라뿌띠 건물 기자회견에서 나와위 뽀모랑오(Nawawi Pomolango) KPK 부위원장이 밝혔다.
 
그 이후 2020년 10월 초 KPK 사무실에서 PT Dua Putra Perkasa (PT DPP)의 수하르지토 이사와 사프리에 대한 조사가 있었고 심문을 통해 롭스터 치어 수출을 하려면 반드시 PT ACK (Aero Citra Kargo)라는 포워딩 회사를 사용할 것과 치어 한 마리 당 Rp1,800 루피아(약 140원)의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음을 확인했다. 아미릴 묵미닌(Amiril Mukminin), 안드루 (Andreau), 시스와디(Siswadi- PT ACK의 임원) 간에 그러한 약정이 체결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PT. DPP는 롭스터 수출실적에 따라 PT ACK의 구좌에 7억3,147만3.564 루피아(약 5,70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에디 장관에 실사팀을 통해 내린 지시에 따라 PT. DPP는 PT. ACK를 통해 10번 롭스터 치어를 수출했다.
 
이런 식으로 쉽게 수수료 이익을 챙긴 문제의 PT. ACK는 에디 장관측에서 지명한 암리(Amri)와 아흐마드 바티아르(Ahmad Bahtiar)라는 인물이 대지분을 가지고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회사다. 롭스터 치어 수출업체 여럿이 PT. ACK의 구좌로 송금했고 그렇게 입금된 돈은 추후 인출되어 암리와 아흐마드 바티아르의 구좌로 다시 분산 입금되었는데 그 총액은 98억 루피아(약 7억 7,182만원)에 달한다.
 
그후 11월 5일에도 이와 별도로 아흐마드 바티아르의 구좌로부터 에디의 부인의 직원인 아이눌 파키(Ainul Faqih)라는 이의구좌에 34억 루피아(약 2억6,507만 루피아)가 입금되었다. 이 돈은 에디 장관과 부인 이이스 로샤티 데위(Iis Rosyati Dewi – IRD), 샤프리, 안드루(Andreau) 등이 사용했다. 에디 장관 부부는 2020년 11월 21일부터 23일간 호놀눌루 여행에서 롤랙스 시계와 투미(Tumi)와 루이비통 가방, 올드네이비 의류 등 7억 5천만 루피아(약 5,948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물품들을 구매했다고 나와위 부위원장이 밝혔다.
 
KPK의 수사가 템포지 취재기자가 알아낸 것들을 재확인해 줄 지 여부와는 별도로 국민들 다수는 내각 구성에 반영된 권력 분배의 진정성을 오랫동안 의심해 왔다. 작년 두 번째 임기를 맞아 새 내각을 구성한 조코위 대통령은 이후 재선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장관직을 각 정당들에게 배정하지 말고 전문가들을 장관으로 기용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보다 폭넓은 정당들을 연계한 연정내각을 원했다. 옴니버스 법안 통과와 행정수도 이전 등 그의 가장 큰 업적으로 기록될 사안들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큰 지원이 필요했으므로 조코위 대통령은 정치적 숙적이었던 그린드라당의 쁘라보워 수비안토 총재와도 손을 맞잡았다.
거대한 업적을 임기 중에 이루겠다는 의욕이 매우 위험한 형태의 정치적 동맹을 구축하고 만 것이다.
 
두 말할 나위 없는 일이지만 이들 정당들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큰 자본을 확보해 두어야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정치권 인사들의 부패행각은 어느 정도 예상되던 것이었으나 내각의 현직 장관이 체포된 이번 사태는 청렴한 정부를 운영하겠다고 국민들 앞에서 맹세했던 조코위 대통령의 뺨을 세게 갈긴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 되고 말았다.
 
한편 2024년 대선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쁘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총재에게도 이 사안은 필연적으로 무거운 족쇄가 될 것이다.
 
배동선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번역 제공
(출처 자카르타포스트 https://www.thejakartapost.com/paper/2020/11/26/kpks-big-catch.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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