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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28,643회 작성일 2021-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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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Eid Mubarak!
 
배동선 작가 /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미날 아이딘 파이진. 모혼 마압 라히르 바틴.

 
2021년 5월 12일(수)는 이슬람력 1442년의 라마단(Ramadhan)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라마단은 이슬람력 9월의 이름으로 라마단 한 달 동안 무슬림들은 해가 떠있는 동안 금식을 행합니다. 라마단의 마지막 날 밤을 말람 딱비란(Malam Takbiran)이라 하는데 딱비르(Takbir)란 뜻은 알라후악바르(Allahu Akbar – 신은 위대하다)라는 말을 하는 행위나 그런 말 자체를 뜻해요. 그래서 말람 딱비란은 사원에 모인 무슬림들이 서로에게 라마단 금식월을 지내며 신앙을 증명한 이웃들에게 신의 위대함을 찬양하며 서로 축하, 격려하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사실 아랍의 전통적인 ‘하루’라는 개념은 자정부터 다음날 자정을 하루로 치는 우리들의 상식과는 달리 창세기에 기록된 것처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한 것처럼 해가 지고 나서 다음날 해가 지는 시간까지를 뜻한답니다. 지금도 천문관측을 통해 초승달이 관측되느냐가 라마단과 이둘피트리의 시작을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인 기준으로 삼는 관행은 일몰에서 다음날 일몰까지를 하루로 치는 전통을 증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사실 라마단의 금식이 끝나던 5월 12일(수) 해가 지고 말람 딱비란이 찾아오면 그 순간부터 이미 이슬람력 10월인 샤왈(Syawal)의 첫날, 즉 이둘피트리(Idul Fitri)가 시작된 것입니다. 무슬림들은 그 시간에 맞춰 시내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며 라마단의 성료를 축하했죠.

2021년 올해도 작년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감염병 확산을 우려한 정부가 무딕을 금지해 많은 귀성객들이 중간에 차를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지만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와 잔머리를 발휘해 기어이 귀향에 성공한 이들도 분명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21무딕(귀향) 금지
예년 같으면 한국인들도 대개 이 시기에 한국을 다녀오거나 여행을 떠나지만 올해는 꼼짝 못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하반기쯤에 대사관 측에서 들은 바로 한때 5만명 선을 넘나들던 교민사회규모가 2만5천~2만 7천명 선까지 줄었다고 들었는데 그후 거의 1년이 더 지난 지금 현지 한인들은 2만명 선을 간신히 웃도는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까라왕 지역 현대자동차 공장건설 관련해 작년부터 현대측에서만 100명가량 들어왔다는 얘기도 들리고 협력업체들의 입국도 있을 터여서 마치 한인사회가 단기적으로 늘어나는 듯한 인상도 분명 있지만 그게 전반적인 한인 감소추세를 반전시키진 못했을 것 같습니다. 작년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영구귀국한 건 아니지만 코로나 통제상황이 투명하지 못한 인도네시아를 떠나 한국에서 사실상 장기체류하고 있는 교민들도 적지 않으니까요.

인도네시아는 지난 1월 이후 코로나 신규확진자 숫자를 4천~6천 명 사이로 조절하고 있어 일견 창궐하던 코로나가 정점을 찍고 안정세에 들어선 듯한 수치를 보이지만 실제로는 10~20% 사이를 오가는 양성률은 아직도 감염위험이 매우 높음을 보여줍니다. 그건 한인사회 코로나 감염상황으로도 볼 수 있는데 교민들 중 한국 가서 확진된 사람들이 300명 가량이란 사실은 현지에서 확인되고 있는 한인 누적확진자 120여명이란 수치가 매우 과소평가되었음을 강변합니다. 실제로는 한국 가서 확진된 300명의 몇 배에 달하는 누적확진자가 현지 한인사회 내에서 발생했다고 보아야 하니까요. 그러니 한인들 사이에서 더욱 철저히 방역 프로토콜이 지켜져야 할 터입니다.
 
인도네시아 코로나 신규확진자 추이. 정말 정점을 찍었을까?
1월 13일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된 백신접종은 일부 접종을 받은 60세 이상 끼따스 소지자들을 제외하고는 외국인들을 위한 아직 의미있는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고 민간 백신접종 프로그램인 고똥로용 백신으로 시노팜, 칸시노, 스푸트니크V 등이 순차적으로 입하 예정되어 접종희망자들 신청이 시작되었지만 역시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세상 살아가는 것이 정말 우리 마음먹은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새삼 깨닫는 지난 1년 남짓의 시간입니다.

그래서 어딘가 못마땅하고 싱숭생숭한 마음에 발이 묶인 채로 맞게 된 이둘피트리 연휴. 결국 인도네시아에 갇힌 우리들은 허용된 필드를 풀로 사용하면서 각자 가장 슬기롭고 안전한 연휴 프로그램을 가동시켜야 할 상황입니다.

난, 일단 아내를 도와 김치부터 담을 겁니다.
만두도 빚어 볼까요?
<작년 연말에 벌어진 실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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