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란 거대 출판사 아르고메디아 그룹 (Kelompok Argo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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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016년 이후에 나온 인도네시아 도서출판산업에 대한 조사보고서들은 더 이상 이 정도로
허접하진 않다. 2016년 말에 한 현지 매체가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도서 브랜드와 트위터에
가장 노출이 많이 된 도서 브랜드(뭐가 다를까?)를 다음과
같이 뽑은 바 있다.
같은 5개의 출판사들이 좌우로 순위만 조금 바뀌었는데 그라메디아 뿌스타카 우타마(GPU)와 엘렉스메디아는 그라메디아의 사내 출판사업부들이고 븐땅 뿌스타카와 노우라북스는 미잔그룹 소속이다.
일반적으로 인도네시아 도서시장을 소개하는 자료들을 찾아보면 거의 모두 다음과 같이 순위를 매기고 있다.
1위 그라메디아 (Gramedia)
2위 미잔그룹 (Mizan Group)
3위 아그로메디아 (Agromedia)
4위 에를랑가(Erlangga)
그라메디아가 인도네시아 도서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한다고 다들 입을 모으는 이유는 그들이 보유한 6개
출판사업부, 즉 GPU, KPG, BIP, M&C, 엘렉스메디아, 그라신도(Grasindo)가 각각 맹렬한 기세로 책을 출판하고 있다는
점도 있지만 전국에 100개 넘는 대형 오프라인 서점체인에서 인도네시아 도서판매량의 대부분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그라메디아는 언론재벌 꼼빠스-그라메디아 그룹(Kompas-Gramedia Group – 이하 KG 그룹)의 계열사로 KG 그룹에는 그라메디아 말고도 꼼빠스 신문사 측에 꼼빠스
퍼블리싱(Kompas Publishing)이라는 출판사업부가 또 하나 따로 존재한다.
KG 그룹은 일간 꼼빠스, 영자지 자카르타포스트 같은 온-오프라인
신문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그리드(Grid.id), 소노라(Sonora),
꼼파시아나(Kompasiana), 트리뷴뉴스 등 다른 뉴스 매체들도 거느리고 있고 산티카
호텔, 아마리스 호텔 등 전국 단위 호텔 체인과 까야나(Kayana),
사마야(Samaya) 같은 발리의 리조트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 역시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한 비밀이다. 레카타 스튜디오(Rekata Studio)라는
영화사도 가지고 있다.
그라메디아가 6개의
출판그룹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선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데 이는 각종 도서전에서도 그라메디아 부츠에 가면 극명히 드러나는 부분이고 특히 잘
만들어진 관련 웹사이트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2] 그러니 엘렉스와 그라메디아가 5대 출판사라고 말하는 실수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 도서출판시장에서 미잔그룹이 그라메디아와 ‘쌍벽을 이룬다’는 말을 종종 듣지만 사실 KG 그룹 차원에서 규모를 비교하면 미잔그룹은
골리앗 앞에 선 다윗 정도다. 하지만 미잔 역시 웹사이트를 잘 만들어 사업 내용을 홍보하고 있다.[3]
그래서 미잔그룹이 미잔 뿌스타카, 쁠랑이 미잔, 븐땅
뿌스타카, 노우라북스, 엑스포제, 다르!미잔, 머핀 그래픽스
등 7개 출판그룹을 사내 사업부 또는 계열사 형태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미잔그룹은 ‘미잔 프로덕션’이란 이름의 영화제작사도
가지고 있어 자체 IP를 가진 작품들을 영화화하고 있다. 학생용
도서 어플리케이션 맙(map), 온라인 도서관 라카타(rakata)도
운영하며 자체 도서유통회사, 인쇄소도 있다. 여러 학원들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코트라 보고서에도 포함되었던 에를랑가 출판사(Penerbit Erlangga)는
독보적인 교과서, 참고서 등 학원용 도서 전문출판사다. 물론
교과서 외의 다른 책들도 출판하고 있지만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교과서 부분은 다른 출판사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할 수준이다.
이들이 인도네시아 도서출판산업의 주력 기업이란 것은 매년 10월 경에 열리는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BIFF)에 가면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들 세 출판사 그룹들이 각각
대형 부츠를 열고 방문객들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대충 이 대목에서 다들 눈치챈 것처럼 문제는 아그로메디아는 의외로 잘 보이지 않는다. 사실은
저 위 2016년 자료에 등장하는 가가스미디어(Gagasmedia)가
아그로메디아의 계열사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다.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에서도 아그로메디아의 부츠를 따로 찾아보기
힘들다. 회시 프로필을 보면 도서전에 매년 출품한다고 하니 어딘가 있었던 모양인데 그라메디아, 미잔, 에를랑가 만큼 눈에 띄는 부츠를 만들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이 출판사를 집중적으로 조사해 보았다.
2. 아그로메디아 그룹[4]
아그로미디어 그룹은 힉맛 꾸르니아(Hikmat Kurnia)가 2001년 4월 1일 설립했다.
처음엔 이름 그대로 농업 관련 도서출판을 주력하는 아그로메디아 뿌스타카(Agromedia
Pustaka) 출판사로 시작했는데 이후 여러 분야의 책들을 출판하면서 각각의 특성에 맞는 계열사 출판사들을 만들어 나갔다. 현재 총 26개의 계열 출판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7개라고 된 자료도 있음)
그 중 가가스미디어(GagasMedia), 부꾸네(Bukune),
메디아키타(Mediakita) 등이 청소년용 팝문화 소설들을 주로 출판한다.
트란스메디아 뿌스타카(Trans Media Pustaka)도 다양한 서적을 출판하고 있고
까완 뿌스타카(Kawan Pustaka)와 드메디아(Demedia)는
주로 여성 독자들을 위한 책들을 출판한다.
씨미디어(C-Media), 비미디어(B-Media), 빈땅
와휴(Bintang Wahyu) 등은 학습서를. 와휴 미디어(Wahyu Media), 찌깔 악사라(Cikal Aksara), 루앙까타(Ruang Kata), 아낙키타(Anak Kita) 등은 아동용 도서를
출판한다.
이슬람 도서를 출판하는 와휴 콜부(Wahyu Qolbu)와 꿀툼 미디어(Qultum Media)도 있고 그 외에도 피시 미디어(Visi Media),
땅가 뿌스타카(Tangga Pustaka), 인도네시아 테라(Indonesia Tera), 그라디엔 메디아타마(Gradien
Mediatama) 등의 계열 출판사들도 있다.
도서유통업체로서 현대적 서점으로도 발돋움하려는 까와 미디어(Kawah Media)가 있고
트란스메디아(Transmedia)는 e-커머스 공간에서 책을
유통한다.
아그로메디아(Agromedia)라는
도서판매 네트워크(서점체인)도 있지만 그라메디아 만큼 이름을
알리진 못했다.
전시회와 특산품 시장 등을 통해 도서 마케팅을 하는 부까부꾸 뿌스타카(Buka Buku
Pustaka)도 있고 외부 출판사 도서를 위탁판매하는 부꾸키타(BukuKita), 수카부쿠(Suka Buku), 부꾸서루(Buku Seru)도 있다.
RMK(Republic of Creative Media)는 Google Play 및 기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도서를 판매하는 사업부문이다.
2011년부터는 인쇄부문인 사라나 까타 그라피카(Sarana Kata Grafika), 부동산
부문 아궁 뻐르사다 쁘로퍼르틴도((Agung Persada Propertindo), 전자책 유통업체
리뿌블릭 메디아 끄레아티프(Republik Media Kreatif), 온라인 서점 리뿌블릭 픽시(Republik Fiksi) 등의 사업도 병행했고 자동차 딜러 회사인 아우토 키타(Auto Kita),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몽크릿 인터내셔널 (PT
Moncrete International), IT 부문 계열사인 자카르타 끄레아티프 디지털 솔루시(Jakarta
Kreatif Digital Solusi) 등도 가지고 있다.
꽤 유명한 중견업체들을 거느리고 있는 아그로미디어는 인도네시아 도서시장을 언급할 때 자주 등장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그리 많이 홍보되어
있지 않아 가가스미디어가 아그로미디어의 계열사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5]
이중 일부 주요 계열사들은 다음과 같다.
가가스미디어(GagasMedia)는 FX 루디
구나완(FX Rudy Gunawan), 안토니우스 리얀토(Anthonius
Riyanto), 모아마르 엠카(Moammar Emka), 힉마 꾸르니아(Hikmat Kurnia), 안디 도미니쿠스(Andi Dominicus)가 2003년 7월 4일에
함께 설립하여 주로 10대부터 젊은 성인 독자들을 주 시장으로 삼았다.
따라서 지금까지 출판한 책들은 주로 로맨스, 가정에 초점을 맞춰 여성용 소설, 청소년 문학을 주로 다루었고 코미디, 스릴러, 판타지 및 현대 문학 소설, 트랜드, 상식서 등도 다수 출판했다.
2007년 8월 17일 설립된 부꾸네의 창립자들
명단도 가가스미디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처음에 부쿠네는 청소년층을 타겟으로 잡지 형식을 취해 가볍고
재미있는 스타일로 책과 글쓰기의 세계를 소개하며 온라인으로부터 매거진을 발행하다가 2007넌 11월에 비로서 인쇄판을 발행했다. 부꾸네는 젊은이들을 위한 가벼운
주제를 주로 다루었는데 코미디, 로맨스, 만화 및 논픽션
도서들도 포함되었다.
부꾸네가 발굴한 작가들로는 영화 <다누르(Danur)>
연작의 원작자 리사 사라스와티(Risa Saraswati), 아리프 무하마드(Arief Muhammad), ‘Skripshit dan Relationshit>의 알릿 수산토(Alitt Susanto), ‘Tak Kemal Maka Tak Sayang’의 끄말 빨레피(Kemal Palevi), 만화 시리즈 ‘시 주키(Si Juki)’의 파자 메옹(Faza Meonk), 페르디리파 함자(Ferdiriva Hamzah) 등이 있다.
부꾸네(Bukune)는 책을 뜻하는 자바어다.
▲영화화된 부꾸네 소설들
한편 2005년 7월 9일에 설립된 메디아키타(Mediakita)는 주로 학습서, 문학, 소설 및 정치서적 출판에 중점을 두다가 2015년 아구스 와하디요(Agus Wahadyo)가 편집장이 되면서
청소년 대상의 로맨스 소설과 논픽션으로 주력 장르를 옮겼다.
3. 소개된 프로필에 비해
26-27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출판사라면 뭔가 어마어마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이름을 들어본 회사들은 앞서 언급한 가가스미디어, 부꾸네, 메디아키타와 최근 한국 자기계발서를 많이 번역 출판한 트란스메디아(Transmedia) 정도다. 그나마 그들이 아그로메디아 소속이란
것을 새삼 알게 된 것도 최근의 일이다.
그건 아마도 그런 위상에 비해 홈페이지가 너무 허접하고 거기 나온 본사 건물과 직원 사진이 너무 소박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라메디아의 빨메라(Palmerah) 사옥에 가보면 거기 일대의
건물 여러 개가 KG 그룹 소유이고 그라메디아 사옥도 번듯하다. 직원들이
최소 수백 명쯤 되지 않을까 싶은 규모인데 그에 비해 아그로메디아는 그 실체가 홈페이지와 사진에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왜 이 친구들은 자기 그룹의 조직에 대해 소상한 설명 또는 과시와 자랑을 하지 않는 걸까? 겸손해서
그럴까? 아니면 너무 까발려 보여주기엔 곤란한 내막이 숨어 있기 때문일까?
결국 방문 인터뷰 각....ㅠ
[1] 출처: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142553
[2] 꼼빠스-그라메디아
그룹의 브랜드들: https://www.kompasgramedia.com/brand
[3] 미잔그룹 계열사들 https://mizan.com/unit-bisnis
[4] 아그로메디아 홈페이지:
https://agromediagroup.com/
[5] 출처: https://p2k.stekom.ac.id/ensiklopedia/Kelompok_Agromedia
*배동선 작가
- 2018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년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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