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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란 [방학동안 고전읽기1] 내가 읽은 ‘시튼 동물기’ : 사냥개 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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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18,113회 작성일 2022-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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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시튼 동물기’ : 사냥개 빙고 
 
정선우 / Jakarta Intercultural School (JIS) 6
 
 
방학동안 고전 읽기에 도전하자 
우리가 몰랐던 동물들의 감정과 능력  
놀라운 용기와 충성심 그리고 의리 
                                                       
방학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꺼내서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중의 차 안에서 혹은 여행지의 숙소에서 여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이번 방학에 추천하고 싶은 책은 고전 “시튼의 동물기” 이다. 책은 모두 17개의 이야기가 5권에 실려있다. 각 이야기는 짧고 흥미롭게 쓰여져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이 책의 작가는 어니스트 시튼으로 동물 문학가, 동물학자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화가이며 자연학자이기도 한다. 1893년에 미국 뉴멕시코에서 사냥을 나간 경험을 담아 ‘커럼보의 왕, 로보’ 를 펴냈으며, 그 책을 시작으로 ‘회색곰 왑의 삶’ 샌드힐의 수사슴’ ‘뒷골목의 고양이’ 등의 다양하고 감동적인 동물 시리즈 책들을 썼고 글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책에 그림을 그려 더욱 책을 생생하게 만들었다. 그의 책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써졌다.
 
‘나의 사냥개 빙고’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책으로서 책의 저자인 어니어스 시튼이 주인공이다. 저자는 1882년 11월 캐나다 중부 매니토바에서 늑대사냥을 나갔다가 콜리라는 개가 늑대를 1키로 넘게 추적하며 늑대를 잡는 용맹함과, 집념에 반해서 그 개를 사겠다고 하지만 주인은 절대 팔지 않는다고 했고, 결국 그 콜리의 새끼를 분양받는다.
 
시튼은 강아지인 빙고를 늑대 사냥개로 훈련시키게 되고, 빙고는 암소를 모는 법, 늑대를 추적하는 법, 늑대를 잡기 위한 덫과 독을 넣은 말고기를 피하는 법을 깨우친다.
 
빙고는 농장을 나가 밤에는 수십 킬로미터를 돌아다니며 늑대 사냥을 하고 때로는 이웃집 개를 죽이기도 했다. 당시 늑대 사냥꾼들은 빙고와 같은 늑대 사냥개 없이는 농장을 안전하게 지킬 수 없었다. 그래서 사냥개들을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여겼는데, 빙고가 이웃농장의 개를 물어 죽였을 때, 시튼이 이를 숨길수 밖에 없었던 일화도 나온다.
 
미국 원주민 작가 조지 버틀러의 “이웃에게 죽은 개 한마리가 원주민 전체를 전멸시켰다”는 인용도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의 용맹한 늑대 사냥개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콜리라는 순한 애완견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  

빙고는 사냥개이지만 늑대의 본능인 야생성, 감각들을 가지고 있다. 빙고는 형이 건초를 구하러 ‘보기 크리크' 까지 가는 동안, 형을 향해서 이유없이 짖어대자 시튼은 그 점을 이상하게 여겨서 오컬트에 능한 사람을 찾아가서 물었더니 그는  빙고가 형을 걱정해서 짖은게 아니라 시튼에게 불길한 일이 벌어질 것을 직감하고, 짖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험한 순간에 빙고가 당신에게 달려오나요? 그날 위험했던 사람은 형님이 아니라 당신이었어요. 빙고가 집에 남아 당신의 목숨을 구한겁니다. 그게 어떤 위험인지 알 길은 없겠지만요.” 개들은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신비로운 예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에게 길들여진 사냥개가 야생의 코요테와 짝짓기를 하기도 했다. 사냥꾼들이 어느날 코요테가 새끼 세 마리랑 있는데 새끼들이 어미와 외모는 닮았는데 덩치는 훨씬 크고 주둥이만 흰색인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고든은 썰매를 타고 이동하던 중 빙고가 어떤 코요테를 추격하더니 코를 핥아주는 것을 보고 그 코요테가 빙고의 짝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된다. 

또 다른 주목해야 할 부분은 빙고의 “주인을 향한 영원한 충성”이다. 윈턴 농장이 문을 닫은 후 빙고는 2-3년 정도 저자와 떨어져 고든과 함께 지냈는데, 그 즈음에 빙고가 늑대 덫에 걸린 적이있었다. 사람들이 아무리 덫을 빼내 주려고 애를 썼지만 실패하고 말았는데, 결국 시튼이 손을 내밀자 그를 알아보고 반겨 주었다. 개들은 오랫동안 자신이 함께 정을 나누었던 사람을 긴 시간동안 기억할 수 있다고 알려진다.
 
한번은 시튼이 혼자 늑대 사냥을 나갔다가 손과 발이 늑대 덫에 걸려 꼼짝 없이 늑대의 먹이가 될 처지였다. 늑대 사냥꾼은 종종 자신이 놓은 늑대 덫에 오히려 걸려서 실종되었다가 죽기도 하는데, 시튼은 곰 사냥 덫에 걸려 뼈만 남은 채 1년 만에 발견된 기로우 노인 생각이 났다. 그리고  코요테들이 몰려오자 모든 것을 포기했지만 어디서 나온건지 빙고가 코요테들을 내쫓았고 사람들을 불러와 시튼을 구해낸다.
 
나중에 사람들이 말하기로는 빙고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했고 날이 저물자마자 사람들을 뿌리치고 숲으로 뛰어 갔다고 한다. 주인이 위험에 빠진 것을 직감적으로 안 빙고의 감각이 놀라웠다. 마지막으로 빙고가 독약이 묻은 말고기를 먹고 시튼의 문 앞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것도 감동적인 장면이다. 

작가는 사람들, 특히 아이들에게 동물들 하나하나가 멸종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또한 인간들이 칭송하는 가치들이 동물들에게서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싶어했다. 회색늑대 로보는 생명의 존엄성과 영원한 사랑을, 솜꼬리 토끼 빅센과 몰리는 모성애를, 사냥개 빙고는 주인을 향한 영원한 충성과 야생의 용맹스러움을 가졌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믿어왔던 가치들을 이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들에게서 찾아 볼 수 있었다는 것에 큰 울림을 주는 고전이었다. 이번 방학에는 시튼 동물기를 읽으며 감동적인 동물의 세계를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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