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란 라띠 꾸말라 작가의 <담배 마는 처녀(Gadis Kretek)> 넷플릭스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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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띠 꾸말라 작가의 <담배 마는 처녀(Gadis Kretek)> 넷플릭스 오리지널
▲<담배 마는 처녀> 책 표지
라띠 꾸말라(Ratih Kumala) 작가가 가내수공업으로 만들던 끄레떽 담배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 <담배 마는 처녀(Gadis Kretek)>은
인도네시아 서점에서 크게 히트하여 전세계 여러 국가에 번역본 출판권이 팔려 나갔고 급기야 116분 러닝타임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만들어져 2023년 11월 2일 프리미어 스트리밍 될 예정이다.
그라메디아 뿌스타카 우타마(이하 GPU)가 출판한
이 소설은 권위있는 적도문학상(Kusala Sastra Khatulistiwa)의 2012년 후보작 10편에 포함되었고(수상하진 못함)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10쇄를 찍었다.
끄레떽(Kretek)이란 정향(Clove) 향료를
넣어 만든 담배의 종류로 담배에 독특한 향을 부여하며 불을 당기면 탁! 탁! 소리를 내면서 타들어가는데 끄레떽은 그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다.
한편 가디스(gadis)는 청소년기 소녀부터
결혼 전 처녀까지의 연령대의 여성을 뜻한다. 따라서 소설 원제인 ‘가디스
끄레떽(Gadis Kretek)’을 직역하자면 ‘끄레떽 담배의
여인’이라 번역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필자는 그간 이 작품을 좀 촌스럽지만 줄곧 <담배 마는 처녀>로 번역해 왔으므로(책 표지만 보면 ‘담배 피는 처녀’지만) 여기서도
이 제목을 계속 사용하기로 한다. 한편 해당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은
2023년 10월 4-13일 사이에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시가렛 걸(Cigarette
Girl)>이란 영문 제목을 달고 출품되었다.
이 영화는 여성문제를 주로 다룬 여러 문제작을 만든 까밀라 안디니(Kamila Andini) 감독과
그의 남편이자 걸출한 인도네시아 영화감독 중 한 명인 이파 이스판샤(Ifa Isfansyah)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라띠 꾸말라 작가는 2쇄 까지만 해도 판매가 안정적이라 생각했던 자신의 책이 난데없이 붐을
일으켜 어느날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담배 마는 처녀> 이야기를
하고 급기야 넷플릭스에서 영화까지 만들어져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2023년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10월 27일~10월 1일, BCD ICE)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시 심경을 피력했다.
<담배 마는 처녀>는 곧 드라마 시리즈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2023년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IIBF 2023)에서 그라메디아 부스를 방문한 라띠 꾸말라 작가 (Foto: Tia Agnes/ detikcom)
이 소설의 시놉시스:
수라갓 (Soeragad)은 병상에서 죽어가면서 젱야(Jeng
Yah)라는 이름을 되뇌인다. 이에 그의 세 아들은 뜨가르(Tegar), 까림(Karim), 르바스(Lebas)는 그 이름의 여인을 찾기 위해 중부자바의 여러 도시들을 돌아다닌다.
그 과정에서 세 아들은 아버지의 본명인 수자갓 라자(Soejagad Raja)라는 이름을
딴 끄레떽 담배공장이 어떻게 세워졌는지를 그 놀라운 역사를 알게 된다.
아버지 수라갓은 젊은 시절 이드루스 무리아(Idroes Moeria)라는 라이벌과 경쟁하며
끄레떽 담배 사업을 벌였다. 그들은 함께 뜨리스노의 끌로봇(klobot)
담배 회사에서 일했는데 일본군이 자바를 점령하면서 뜨리스노의 담배사업도 망하고 만다. 끌로봇
담배는 동부자바 뽀노로고에서 유래한 끄레떽 담배의 일종으로 옥수수 껍질이나 잎을 겹쳐 향긋하고 독특한 향이 나도록 한 것이다.
뜨리스노가 결국 자기 사업과 설비를 매각하게 되자 이재에 밝은 이드루스 무리아가 그 사업을 헐값으로 후려쳐 인수한다. 뜨리스노를 따라다닐 때만 해도 끌로봇 담배 사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이드루스가 사업을 크게 성공하자 그를
시기한 수라갓 역시 담배사업을 시작하여 서로 경쟁하며 최고의 담배회사로 거듭난다.
그들은 루마이사(Roemaisa)라는 여인을 두고도 경쟁을 하는데 글을 읽을 줄 몰랐던 수라갓이 주춤하는 사이 이드루스가 먼저
루마이사와 결혼하게 된다.
이후 수라갓은 릴리스와 결혼하여 뿌르와티라는 딸을 낳고 이드루스는 다시야와 루카야라는 딸들을 낳는다.
그들 중 다시야는 담배제작에 특별한 재능이 있었는데 이드루스는 그녀가 손에 묻은 담배 찌꺼기를 깨끗이 씻은 후 정갈하게 말아준 담배를
무척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날 이드루스는 자신이 사랑하는 딸이 수라야 가문의 한 청년과 사랑에 빠진
것을 알게 된다.
이상은 위키백과에 나온 책 설명의 일부분이다.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박성호 평론가가 이 작품의 영화에 대해 쓴 짧은 글은 다음과 같다.
정향담배산업이 성장하던 1960년대 인도네시아. <시가렛
걸>은 ‘잊을 수 없는 맛’의 담배 향을 만들고자 하는 꿈을 가진 다시야의 사랑과 비밀에 관한 이야기다.
가족과 사회로부터의 책무 속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려는 여주인공의 숨겨진 이야기가 퍼즐이 맞춰지듯 드러나는 스릴러 형식의 영화 (후략)
이 책의 영화화가 반가웠던 것은 몇 년 전 이 책을 번역해 보겠냐는 한 한국 출판사의 제안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당시 그 번역 프로젝트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그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유명해져온 <담배 마는 소녀>의 근황을 늘 주시해왔다.
그래서 11월 2일 <담배 마는 소녀>, 또는 <시가렛 걸>의 넷플릭스 프리미어 스트리밍이 더욱 기대된다.
*배동선 작가
- 2018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년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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