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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란 <기생충>은 어떻게 오스카를 타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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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5,049회 작성일 2020-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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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어떻게 오스카를 타게 되었을까?
 
글: 다이푸라크만 아바스 (2020년 2월 11일 / 메드콤 (medcom.id)) 
 
2월 11일 메드콤 (medcom.id)이 <기생충>의 오스카 작품상 등 4개부문 수상과 관련해 현지 영화평론가 루프판 누르 로흐만과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선 어떤 시각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는지 한번 들여다보자.
 
그전에 메드콤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신문매체들의 기사쓰는 방식에 대해 먼저 디스하고 지나가자면 인터뷰 상대방의 발언에 대해 그의 발언내용을 일반 문장에 우선 실은 후 해당 발언을 발췌해 다시 싣는 식이어서 사실은 한 개의 기사 속에 동의어 반복이 계속해서 벌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만약 이런 방식을 깨고 단순화시킨다면 모든 기사들은 반쯤 분량이 줄어들 거라 생각된다.
 
 
한국영화 <기생충>의 2020년 오스카 수상은 수상영화 선정권한을 가진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AMPAS)의 용기있는 결단과 분리해서 말할 수 있다. AMPAS는 오스카가 백인들만을 위한 축제라는 이론을 이번에 과감히 깨뜨렸다
 
“<기생충>은 작품상을 수상한 유일한 외국영화입니다. 이는 오스카 조직과 수상자 투표를 관장하는 AMPAS의 용기있는 결단이었습니다.” 2020년 2월 10일 월요일 medcom.id와 인터뷰한 루트판 누르 로흐만(Luthfan Nur Rochman)은 그렇게 말했다. 이는 이전 그간 오스카 수상자들이 대부분 미국 출신이었다는 점을 기반한 논리다. 그뿐 아니라 AMPAS 회원들 대부분도 미국인들이다. 당신 생각은 어떤가?

“AMPAS 회원들은 미국영화산업 종사자들이거나 해당 단체가 초빙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자신들 주변, 즉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제에 표를 던지고자 하는 경향은 대체로 자연스러운 것이죠.”
 
그러나 한국영화 <기생충>이 네 개의 오스카를 거머쥔 2020년에 이 논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듯하다. 이번 봉준호 감독 작품은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등을 휩쓸었고 그 결과 <기생충>은 아시아 영화사의 신기원이 되었다. 아시아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색상을 받은 것도 최초의 사건이다.
 
수상 이유 루트판은 오스카 수상의 원인이 된 <기생충>이 가진 몇 가지 요소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 첫 번째는 미국인들을 포함한 인류사회 전체가 보편적으로 느끼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기생충> 테마에 담고 있다는 점이다. <기생충>은 지리적 경계를 초월한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충분히 중요하게 받아들여졌다. 물론 이런 테마를 다룬 다른 외국영화들이 이미 많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둘째로 <기생충>은 이 자본주의 테마를 미국영화들이 흔히 그렇듯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그래서 영화산업 종사자들은 물론 일반 관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봉준호 감독의 연출이 매우 인상적인 부분은 지나치게 고상하지 않은 영화언어를 사용하면서 간략한 플롯을 롱테이크로 찍어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쿠엔틴, 조엘 쿠엔, 에탄 쿠엔 등이 미학적으로 미국인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것 같이 <기생충>도 미국영화에 익숙한 블랙코미디에 근접해 있다는 것이죠.” 루트판의 말이다.
 
세 번재로 <기생충>은 이전에 이미 얻은 명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 영화는 영국 영화 및 TV예술 아카데미(BAFTA)도 석권한 바 있다. <기생충>은 영화배우조합이 주는 최고상인 출연진 최고연기상을 받은 첫 외국어영화이기도 하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최고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기생충>은 오스카 시상식 이전부터 화제거리였습니다. 평론가와 영화학자, 대중매체, 소셜미디어, 인터넷과 잡지 등에 오르내렸죠. 그래서 영화 자체보다 그 명성을 먼저 들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에는 봉준호 감독의 존재가 컸다. 그는 이미 <살인의 추억>, <괴물>, <옥자> 등으로 이미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감독의 명성과 평론가들 및 영화전문가들의 평가가 영화제 조직위원회, 작품선정위원회로 하여금 그의 영화를 중요작품 대열에 놓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도 <기생충>의 성공을 거울 삼아 오스카에 도전해 볼 수 있다고 루트판은 말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영화의 명성을 높여 세계가 알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 국민 전체의 응원이 필요하다. “한국은 조직과 연구원들이 잘 되어 있어요. 한국엔 부산국제영화제가 있어 <기생충>을 알리는 많은 홍보대사들을 양산했어요,”
 
인도네시아 영화제작인력들이 수준도 이미 충분히 향상되어 있다. 많은 인도네시아 영화가 외국시장에 수출되었고 국제영화제에서 상도 받았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영화는 좀 너무 복잡한 요소들을 포괄하려 하는 것이 문제다.
 
“그 부분에선 인도네시아가 아직 좀 부족하죠. 예를 들어 <아름다운 내 몸매 찬양>( Kucumbu Tubuh Indahku) 같이 문화적 아이콘들을 잔뜩 담은 영화도 외국인인들이 보면 그 의미하는 바와 레옥 춤, 1965년의 사건 등을 곧바로 이해할 거란 보장이 없다. 그래서 오스카 수상을 선망한다면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다 같이 응원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응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영화계 생태계에 속한 모든 이들의 책무는 가장 진솔하고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평론가나 작가들은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평론을 써서 국제적 미디어에 실어야 하고요. 그리고 영화배급사들은 영화수출에 힘써야 합니다.”
 
사실 루트판의 말은 너무 상투적이다.
인도네사아 영화가 많이 향상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지만 함량 미달의 영화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매년 흥행순위 15위까지가 Film Indonesia 홈페이지에 실리곤 하지만 대부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인내심 갖고 볼 만한 영화는 그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우선 좋은 영화가 나와야 그걸 아카데미로 가져갈 수 있도록 국민들이 응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아카데미 홍보를 위해 CJ 측에서 홍보비 100억원 정도를 썼다고 하는데 영화 제작비로도 100억원을 쓴 적이 드문 인도네시아 영화계가 오스카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도 선결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나라나 국뽕은 있는 법.
인도네시아의 국뽕이 어느 정도 기자와 인터뷰이의 마음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혀 인정하지 못할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나 역시 인도네시아 영화가 더욱 발전해 세계 영화시장 주류무대에서 더욱 호평받기를 기대하는 사람이다.
 
(배동선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번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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