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란 세계적 마케팅 거장 필립 코틀러와의 대화 – 혁신과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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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마케팅 거장 필립 코틀러와의 대화 – 혁신과 마케팅
백세현 / (주) Pygmalion Global 대표, 아세안마케팅협회 특별고문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 필립 코틀러는 크리스찬 사카르라는 공동저자와 함께 세상의 가장 시급한 문제 7가지를 집단지성으로 함께 해결하자는 ‘위키드7(wicked7.org)’를 시작하였다.그리고 이 위키드7에 필자도 고문이자 창립멤버로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필립 코틀러는 올해로 90이 되었음에도 불구,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 작년에 줌으로 미팅을 하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특히 우리는 혁신과 마케팅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필립 코틀러>
또 다른 세계적인 경영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어떤 회사에게든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가 있다고 했고 필립 코틀러 역시 이에 대한 격하게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는 바로 ‘혁신’과 ‘마케팅’의 중요성이다. 필립 코틀러는 어떤 기업이든 혁신을 게을리하면 무너질 수 밖에 없고, 혁신을 해도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 혁신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한때 잘 나가던 ‘코닥’을 예시로 들면서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해놓고도 기존의 자신들의 카메라 필름 산업에 타격이 있을까봐 이를 상용화하지 않고 그냥 창고에 묻어버렸다. 결국 코닥은 타이밍을 놓쳤고 그대로 급기야 2011년에는 파산 신청마저 하게 되었다. 필립 코틀러는 혁신이 있어도 전략과 마케팅에서 실패한 사례로 ‘코닥 사례를 자주 언급한다.
반면에 경쟁사인 후지필름은 지금도 다양한 제품과 분야에서 활약 중이라고 하면서 그는 혁신의 중요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줄 마케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하였다. 그래서 CMO 즉 Chief Marketing Officer가 chief(중요한)거라고 하면서 회사 전반에서 CMO가 참여할 수 있어야 회사가 일군 혁신을 이어나갈 수 있고 시장에서의 성공으로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의 경우, 흔히 알려진 바와 같이 혁신이 쉽지는 않다. 이제까지 잘 해왔던 분야의 사업을 가급적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성향이 강하고 이에 대한 약간의 변화만 주려고 해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검토하는 것이다. 흔히 상명하복식의 방식으로 경영될 수 밖에 없는 게 대기업들의 한계이기는 하지만 만약 소수의 탑매니지먼트가 주도해나가기만 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의견과 경험, 통찰들을 묵살해버리고 독주할 경우 혁신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래서 경영진들은 반드시 직원들과의 소통을 원활히 해나가면서 의사결정을 하기 전까지는 모든 가능성을 오픈해 놓고 다양한 의견들을 경청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거벗은 임금님마냥 모든 이들에게는 다 보이는 것이 소수의 경영진들이 힘과 자신들의 직위를 이용해 더 좋은 의견들을 묵살해버리고 자신들의 입지를 더 강화해 나가는 것에만 집중할 경우 그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경청한 후 의사결정을 내려도 되는데 그 의견을 경청하는 프로세스마저 없다면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코틀러는 또한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좋은 일 하고 어려운 이들을 직접 돕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CSR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은 다양한 형태로 할 수 있겠지만 코틀러는 이의 근간을 경영의 기본에서 찾는다. 고객중심(Customer-centricity)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것은 모두 다 해준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기업 자체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면서 이를 통해 번창하고 수익을 극대화해나가는 것이 맞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여 돈 버는 것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만약 고객에 대한 고민을 더 하고 고객만족과 고객중심을 중시한다면 이러한 고객들에게 유익한 것이 무엇인가를 사회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모두 아름다운 동화 속에서 나옴직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기업들은 자선단체도 아니고 공공기관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코틀러는 공공기관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기업들의 효율성을 참고해야하는 것처럼 사기업들은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자선단체는 아니지만 경영논리로 봤을 때 고객들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것은 결국 고객들에게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 사회적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가령 환경이 나빠진다면 그게 결국 고객들에게 좋을 것이 없기 때문에 이런 점도 함께 고려하여 수익창출만을 중심으로 하지말고 고객의 가치 구현, 고객중심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주주(shareholder)가 아닌 이해관계자(stakeholder) 중심의 사고가 절실하다고 한다. 이는 주주를 등한시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해관계자가 더 폭넓고 가령 기업의 고객은 외부 고객만이 고객인 것이 아니라 내부 직원들에 대한 복지와 안녕, 그리고 더 나아가 하청업체, 협력업체 등 다 함께 안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장기적인 면에서 지속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본다. 기업은 수익 창출을 하는 게 맞지만 그것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필립 코틀러는 좋은 기업이란 결국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고 내가 이 조직에 소속되어 일한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곳이라고 설파했다. 이는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가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직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정말 가치있는 일이라고 여길 때 그리고 자신이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느낄 때 동기유발이 되고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이야 말고 내가 일할 곳이다라고 느낀다고도 했다. 그래서 성공은 함께 공유될 때 비로소 그 의미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스테이크홀더 중심 즉 이해관계자 중심의 경영을 말한 바 있다.
결국 기업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근시안적인 수익창출이 아닌 혁신과 마케팅, 그리고 스테이크홀더 중심의 사고, 사회적 책임및 가치에 의미를 둔다면 역설적으로 도리어 지속가능성이 높아지고 더욱 번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코틀러는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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