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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란 <두 번째 7번 방의 선물> 한국에도 없는 속편 영화 만든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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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87회 작성일 202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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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7번 방의 선물> 한국에도 없는 속편 영화 만든 인도네시아

배동선

인도네시아는 2016년 영화시장을 외국자본에 개방한 이후 돌연 활발한 영화공동제작이 이루어졌다. 특히 한국과의 영화공동제작이 많았던 것은 인도네시아에 강하게 불고 있던 한류, 그중에서도 케이팝과 K-드라마의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 간의 영화공동제작이라 하면 각각의 국가들이 인력과 자본, 기술을 함께 모아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한국과는 주로 한국 측이 인도네시아 영화제작사에 자본을 투자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고 한국 원작영화의 리메이크, 상대국의 배우나 감독 기용은 물론 상대국 로케이션 촬영도 좀 더 넓은 범위의 영화공동제작 방식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한국영화를 인도네시아 감성으로 리메이크한 작품들도 매년 2-3편 정도 만들어졌다. 이들은 한국영화 원작을 들여오는 것보다 확실히 더 많은 관객이 들었다. 

한국 원작에 자막이 달려 들어온 경우 2019년 60만 넘는 현지 관객이 든 <기생충>, 2024년 260만 명이 몰린 <파묘>를 제외하고는 한국 천만 관객 영화도 현지에서 3-4만 명 정도 관객이 들곤 했다. 좀 더 선전했다 해도 <부산행>이나 <군함도> 같은 영화들이 20만 명가량 흥행하는 것이 최대치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일반적으로 30만 정도 유료관객이 들어야 영화 제작비를 건진다고 보는데 한국 천만 관객 영화들이 인도네시아에서 그 정도의 흥행도 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리메이크의 경우, 모두 다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원작 영화를 수입하는 것보다 대체로 더 많은 관객이 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인도네시아 스크린 점유율이 60%가 넘는 시네마 21(Cinema XXI) 극장 체인이 한국영화들을 전혀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작년 <귀공자>를 시작으로 비로소, 그러나 까다롭게 선별적으로 받아 상영해 주기 시작했다. 

반면 로컬영화로 간주되는 리메이크작은 영화법에 의거, 모든 상영관들이 의무적으로 상영해야 하므로 시네마 21의 모든 체인 상영관에 걸렸다. 그 영향이 분명 적지 않다.
 
2017년 이후 총 10편의 한국영화가 현지에서 리메이크되었는데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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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만든 한국영화 리메이크작 – 출처: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올해는 내내 한국 원작 리메이크 소식이 없다가 10월 들어 <형>(2016)의 리메이크 <My Annoying Brother> 달랑 한 편이 스크린에 올랐는데 매우 특별한 형태의 리메이크작이 한 편 더 올해 말에 개봉될 예정이다. <두 번째 7번방의 선물(2nd Miracle in Cell No. 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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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7번방의 선물> 포스터 – 출처: Cinema XXI 홈페이지> 


이 영화가 특이한 점은 한국에선 나오지도 않은 속편을 인도네시아가 제작했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공식 트레일러 영상과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편에서 류승룡 포지션이었던 지적장애 아버지(피노 G 바스티안 분)가 사형당한 후에도 그 사실을 모르는 딸 까르티카 로작(그라시엘라 아비가일 분)은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다시 교도소로 몰래 들어가 아버지의 감방 친구들을 만나지만 그들은 아버지 도도의 처형 사실을 밝히지 않는다. 

한편 아버지를 구하려 애썼던 교도소장 헨드로가 까르티카를 입양하려 하는데 사회복지국에서 이를 방해하고 나서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제작된 <7번방의 선물> 원작은 한국에서 1,280만 명의 관객이 들었고 튀르키예, 필리핀 등에서도 리메이크되어 크게 흥행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진 리메이크작엔 586만 명의 관객이 들어 2022년 로컬영화 흥행순위 3위를 차지하며 인도네시아의 역대 리메이크 중 가장 크게 흥행한 영화로 기록되었다. 

<7번방의 선물>을 리메이크한 팔콘픽쳐스(Falcon Pictrues)가 2024년 태국영화 <피막(Peemak)>을 리메이크한 <깡막(Kang Mak)>이 크게 히트했으나 486만 관객으로 <7번방의 선물> 기록을 깨지 못했다.

이 영화의 로컬 속편이 만들어진 것은 당연히 2022년 리메이크작 대성공의 후광을 입은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콘텐츠가 이제 현지에서 2차 창작물을 자생적으로 제작되게 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년 가까이 한류가 강하게 불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영화 콘텐츠는 그간 케이팝이나 K-드라마에 비견할 만한 강한 호응을 불러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16년 인도네시아 영화시장 개방 이후 꾸준히 빌드업되어 온 한국영화의 현지 역량은 최근 수년 간 여러 극적인 변곡점들을 지나며 그 존재감을 크게 확대했다.

2024년 초 <파묘>의 폭발적 현지 흥행 이후 한국 영화인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시도와 현지 제작사들과의 공동영화제작 기회가 필름 마켓을 통해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이한 리메이크 영화 <두 번째 7번방의 선물> 개봉은 한류 콘텐츠의 현지 진출에 있어 또 다른 차원의 문을 연 것이라 하겠다. 

 

*배동선 작가   

- 2018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 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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