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란 한국영화 2024년 인도네시아 진출 결산
페이지 정보
본문
한국영화
2024년 인도네시아 진출 결산
배동선
한국영화는 1987년부터 시네플렉스 21(Cineplex
21)이 독점하고 있던 상영관 산업과 영화수입, 유통, 배급
부문에 2004년 2월 블리츠메가플렉스(Blitzmegaplex)가 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현지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블리츠메가플렉스는 CJ CGV는 2013년부터
사실상 위탁경영하다가 2014년 4월 이 상영관 체인의 기업공개
당시 14.75%의 대지분을 확보하며 인도네시아 상영관 산업의 명실상부한 2위 사업자가 되었고 이후 상호를 CGV 블리츠(CGV Blitz)를 바꾸었다가 2017년 현재의 CGV 시네마스(CGV Cinemas)로 변경했다.
블리츠메가플렉스는 개관 초기부터 <괴물>(2006),
<무영검>(2005), <중천>(2006)
등 한국영화를 종종 상영했고 이후 <베를린>(2013),
<국제시장>(2014), <마스터>(2016)
등 흥행 영화들도 스크린에 올랐다.
CGV는 자체 배급사인 CBI 픽쳐스를 통해 매월 한국영화를 1~2편씩 수입해 상영했는데 현지 관객 20만 명 이상을 불러들인 <부산행>, <군함도>, 전세계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인도네시아에서도 60만 명
넘는 관객을 들인 <기생충> 외에는 딱히 괄목할
만한 흥행을 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대박을 터트린 영화들이 인도네시아에서는 왜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분석도 나왔다. 물론 인도네시아에서 극장과 스크린을 60%가량 점유하고 있는 Cinema XXI 극장체인이 지난 수십 년간 한국영화를 단 한 번도 걸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생충>조차 Cinema XXI 스크린에는 걸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첫 번째 변곡점이 2023년에 왔다.
Cinema XXI이 선택적으로 한국영화를 걸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Cinema XXI가
함께 상영한 <귀공자>는 24만 명, <더 문>은 37만 명을 넘겼는데 이는 <기생충>의 성적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상영된 다른 한국영화들을 모두 뛰어넘었다. 누가 뭐래도 Cinema XXI의 상영 참여가 결정적이었다.
두 번째 변곡점은 2024년 Cinema XXI이
상영한 <파묘>가 260만 관객을 들이며 파죽지세로 흥행한 것이다. 이로 인해 Cinema XXI이 품고 있던 한국 영화에 대한 일말의 반감이나 흥행역량의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서 2023년 한국 영화 세 편을 상영한 Cinema XXI은 2024년
15편을 상영했고 2024년 12월 기준 <검은 수녀들>, <하얼빈> 두 편이 상영예정 영화목록에 올라있다.
지금까지 Cinema XXI에서 상영된 한국영화들은 다음과 같다.
▲2023년 6월 21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3년 8월 9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3년 8월 24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2월 22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4월 24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7월 3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7월 12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7월 12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8월 6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7월 5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8월 14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9월 4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9월 25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8월 7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10월 1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10월 30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12월 6일 인도네시아 개봉
▲2024년 12월 11일 인도네시아 개봉
그리고 다음은 내년 개봉 예정작들
▲검은 수녀들
▲하얼빈
한편 영화의 완성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보여주는 사건도
있었다.
한국 영화 상영작을 늘려가던 Cinema XXI 측에서
2024년 11월 중순 경 뜬금없이 <강남좀비>(2023)을 개봉 예정작 목록에 올려 놓았다. 한국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알 망작을 입맛 까다로운 Cinema XXI가 상영하려 한 것은 아마도 유명 걸그룹 티아라 출신
지현의 출연, 비교적 잘 편집된 트레일러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다른 한국 영화들이 Cinema XXI 상영
엔트리에 추가로 들어가면서 <강남좀비>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말았다.
영화의 국적, 감정, 정서, 동경 다 떠나서 완성도 떨어지는 영화는 어디에도, 그게 설령 인도네시아일지라도
설 자리가 없다.
*배동선 작가
- 2018년 ’수카르노와 인도네시아 현대사’ 저자
- 2019년 소설 '막스 하벨라르' 공동 번역
- 2022년 '판데르베익호의 침몰' 번역
- 이전글인도네시아 독립전쟁에 참전한 한국인들을 연구한 인도네시아 역사단체 Historika Indonesia 이야기 24.12.31
- 다음글<사랑은 한국 드라마처럼 아름답진 않아(Cinta Tak Seindah Drama Korea)> 관람 후기 24.12.1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