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문화 연구원 [제 76회 열린강좌 후기] 우리는 왜 이동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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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니문화연구원 제76회 <열린강좌>
우리는 왜 이동하는가?
글: 황다인(BSJ, G11)
지난 1월 7일, 《한인니문화연구원》》 제76회 열린강좌는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박사과정 중인 박준영 강사의 ‘우리는 왜 이동하는가’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인도네시아 한인 교민분들 또한 다양한 이유로 모국을 떠나 이역만리의 자바섬에 정착한 만큼 더욱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주제였다.
▲'우리는 왜 이동하는가' 강사 박준영
강사는 “인류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끊임없이 이주하고 정착한다”고 설명하며 해당 강좌를 통해 이동과 정착의 기원을 밝히고 아울러 이러한 실천에 대한 다소의 불편한 시선에 대한 해결방안 또한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
강사는 인간의 이주를 설명하는 보편적인 이론으로 '배출 - 흡입 이론'과 ‘초국가주의’를 언급하였다. 먼저, ‘배출-흡인 이론’은 이주에 대한 다양한 개별 사례에 ‘양적’분석을 통하여 접근하는 방식으로 인구증가, 낮은 생활 수준, 경제적 기회의 부족, 정치적 억압 등 한 지역에서의 배출요인이 다른 지역에서는 노동수요, 경제적 기회, 토지의 가용성, 정치적 자유 등 흡입요인으로 작용하여 인구 이동을 발생시킨다는 이론이다.
다만 해당 이론은 이동과 정착의 이유를 카테고리화 하는데는 유용할 수 있으나 이주를 인구통계학 개념으로 접근한 만큼 단선적 이동만을 설명해 줄 뿐 인간의 구체적인 고민과 실천을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개념이 ‘초국가주의’라고 한다. ‘초국가주의’는 모국과 거주국에 동시에 ‘연결되어 상태’를 핵심적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데 즉 이주자들이 정착국에서의 통합을 이루어 가면서도 기원국과의 연결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때문에 이주자의 행위 주체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으며 문화 계승자(전달자, 협상자)로서의 역할 또한 부각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모국과 거주국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상황이 아닌 기원국과 정착국의 교집합으로서 기원국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것을 뛰어넘어 양국의 문화적, 경제적 가교 역할을 하는 상황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표적인 초국가주의적 현상은 민족 공동 생활, 경제 공간인 앙클레이브(Enclave)를 꼽을 수 있는데 강사는 여러 도시의 차이나타운, 코리아타운, 리틀 도쿄 등을 그 예로 들었으며, 그 순간 싱가포르학교 재학 당시 맞은 설날 행사에서 각자 모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대표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으며 모국의 문화를 알리는 이벤트를 한 기억이 소환되었다.
한편 강사는 “인간의 이동이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끊임없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이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공평한 기회는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즉, 더 빨리, 더 자주,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는 능력, 즉 모빌리티 (Mobility)는 접근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자본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마치 누군가는 일본에서 우동을 먹기 위해 당일치기 해외여행을 하고, 쇼핑을 위해 유럽을 또 뮤지컬 관람을 위해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만, 이 상황이 모두에게 해당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아울러 강의는 ‘이주이론’과 더불어 현재 일어나는 이주 논란에 대해서도 다루었는데 강사는 칼린네의 우생학을 언급하며 생물은 우열을 가려 순위를 나누고 사람들은 다름과 낯섦을 공포와 혐오로 받아들이는 습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이동이 보편화 되면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이때 후진국에서 온 외국인들에게는 비교적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또한 아직도 난민 수용에 대해 국민의 부정적인 의견이 월등히 높은 국가임을 상기시키며 각계의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떻게’ 난민을 수용해야 할지 토론하는 시간을 끝으로 강의는 마무리되었다.
우선, 금번 열린 강좌가 (단지 아버지의 직장 문제로 우연히 인도네시아에 이주한) 고등학생의 시각에서는 전체적인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번 강연을 계기로 나 역시 한국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에서 사는 이주민 중 한 명으로서 ‘어쩌다’가 아닌 ‘어쩌면 필연적’일 수 있는 ‘나만의 이주 이야기’를 잘 써내려가야겠다는 ‘다짐과 환기’의 기회를 갖는 유익한 강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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