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회 문화탐방] 인도네시아 한인사 100년사 기획탐방 2 - 불교편 > 한인니 문화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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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니 문화 연구원 [331회 문화탐방] 인도네시아 한인사 100년사 기획탐방 2 - 불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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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기
작성자 편집부 댓글 0건 조회 6,109회 작성일 2019-11-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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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1회 문화탐방 후기] 인도네시아 한인사 100년의 발자취를 더듬다 기획 탐방 2
 
‘세계 최대 이슬람 신자를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꽃을 피운 한인 불교
 
이영미/한인사 편찬위원회 연구위원
 
 
한인 역사 속의 종교공동체 탐방 <불교편>은 ‘인도네시아 한인 100년사’ 편찬을 위한 사료로 한인회와 한인니문화연구원에서 공동기획하였습니다.
- 탐방 일시: 2019. 10. 27(일) 10:30a.m.~16:00p.m.
- 기원정사, 해인사, 송광사 포교원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로 알려진 인도네시아에서 불교가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거대한 보로부두르 유적지는 이슬람의 침입 이전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대승불교가 득세했음을 입증한다. 인도네시아에서 헌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6대 종교 중 하나인 불교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만개하거나 꽃잎을 움츠리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불법(佛法)이다. 다양한 불교문화가 섞이며 발전한 인도네시아의 한인 불교는 불법과 수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1996년 4월 초파일을 기하여 대한불교 조계종 능인선원 산하 자카르타 능인선원에서 관세음보살님 봉안식과 함께 개원한 기원정사는 교민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2003년 4월 jl.Rajasa로 이사하여 대한불교 조계종 능인정사로 개원하였다. 2016년 현 위치 jl. Cipaku 2 No.7로 이전하여 주지 성찬 스님을 모시고 대한불교 조계종 기원정사로 거듭났다. 성찬 스님은 2014년 한인니문화연구원(원장 사공 경)의 열린강좌에서 ’지정학적 관점으로 본 인도에서의 불교 생성 시점과 보로부두르의 공통점‘에 관한 강의를 할 정도로 소통을 중요시한다. 따뜻하고 정갈한 분위기 속에서 30명 정도 되는 신도들은 다도 예식으로 차린 차를 나누기도 한다. 쉼없이 달려온 카페인 가득한 날들에 지친 분이라면 심신을 정화하러 들러도 좋을 듯하다.
 
 
해인사 인도네시아는 석용산 스님의 주관으로 1991년 현정규 외 다수의 신도와 협의하여 가정 법회를 시작으로 기틀을 닦았다. 현지 양로원과 헤븐스와 직스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보시 활동을 통해 ‘수행과 보시’를 중시하는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있다. 이날 일요 법회에 참석한 탐방팀은 해인사 인도네시아의 현판식 행사에도 참석하는 행운을 안았다. 특별히 현판식을 위해 해인사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일요 법회를 진행해 주신 수라바야 해인사 주지 혜언 스님은 겨자불성부처님의 온혜(溫惠)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관 ‘신도의 확장’과 ‘행자의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영주(해인사 인도네시아의 회장) 씨는 인터뷰에서 종교의 자유가 있다지만 최대의 무슬림 국가라 복잡한 불교사원 개원 절차가 인도네시아 한인 불교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전했다.
 
 
2005년 10월 해인사 포교원에서 독립한 송광사 포교원은 2009년 송광사 분원 고려정사로 개명한 뒤 2017년 땅그랑 빈따로로 이전하며 2019년 3월 송광사 포교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현 등록 신도수는 약 180명으로 스님 부재 시 신도회 자체규약에 의거 운영된다. 송광사 포교원의 이영일 무애거사는 시공간을 보는 불교적 관점인 무시무종(無始無終)의 가르침에 따르면 당장의 삶을 두려워하기보다 멀리 보는 안목과 수행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끊임없이 수행하며 불법을 깨우친다는 무애거사가 전하는 부처님의 말씀을 첨부한다.
 
붓다의 들녘에서 무애 이영일 합장(송광사 포교원)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따른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
 
위 구절은 불교의 대표적 초기 경전인 <법구경>을 시작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불교 수행의 요체는 먼저 마음에 대해 알아야 한다. 불교 신도가 아니더라도 마음에 대해 알게 되면 마음을 고치거나 닦을 수 있다.
 
누구라도 마음을 닦는 수행을 할 수 있으며 결국 이것은 행복하고 지혜로운 삶을 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속적으로 마음을 닦고 다스리려면 마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모든 부정적 감정을 없애고 긍정적인 감정을 기르려 부단히 애쓸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것들은 특히 불교 수행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불교를 ‘마음의 과학’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고 고통을 원하는 이는 없다. 부정적이거나 불쾌한 것들이 내면에 투영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스스로 평소의 마음가짐을 잘 분석해 보면 매우 참을성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마음을 잘 조율할 필요가 있으며 안정감 있는 마음 상태를 갖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안정된 마음이다. 건강한 몸과 마음의 안정은 더욱 행복한 삶과 안정된 미래를 의미한다. 내면의 안정감이나 올바른 마음가짐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친구와 훌륭한 환경에 처해 있어도 행복할 수 없다. 그러므로 마음을 닦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을 종교 문제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마음을 닦는 자세나 방법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마음은 색깔도 형상도 없지만,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비극적 사건들을 살펴보면 분노, 증오, 질시, 극단적 탐욕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과거 경험과 사건을 통하여 일상을 세심하게 살피고 성찰하는 것이 마음을 변화시키고 개선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마음을 개선하는 불교 수행법은 ‘연기법’이라는 상호의존 원리에 기반을 둔다. 만물이 생겨나고 발전하는 원인은 만물 그 자체에서 일어나는 인과법칙에 근거하며, 이러한 인과의 이치를 ‘인연’ 또는 ‘연기’라 한다.
 
불교의 중심적 가르침으로 고통, 즐거움의 원인과 근본적 관계가 있으며 우주 만물의 상관관계는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있어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 가르침은 우리의 세계관과 시야를 넓혀주며 생활 속에서 친절과 자비의 마음이 커지고 분노와 증오심을 줄이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된다.
불교에서는 고통과 즐거움에는 상응하는 원인이 있다고 한다. 직접적 원인은 ‘카르마(업)’이다. 카르마란 행위를 의미한다. 과거와 오늘과 내일의 모든 행위는 서로 원인이 되어 어떤 형태로든 결과로 나타난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 마음을 깨끗이 하는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
 
이날 탐방팀을 이끈 사공경 한인니문화원장과 불자들은 찬불가 공모와 불경 암송대회를 개최하여 어린이 불자를 양성하고 젊은 세대의 접근이 쉬운 사찰로 거듭나는 방안에 대해 의논했다. 타인을 포교하기보다는 개인의 수행에 중점을 맞춘 불교가 다시 꽃을 피우기 위해 불법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적자생존에서 파생한 ‘빠른자 생존(survival of the fastest)’이나 ‘속도의 경쟁력’과 같은 신개념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느리고 조용한 철학적 미학’이 통하는 세상을 꿈꾸는 건 시대착오적인 발상일까? 불교에서 말하는 사랑과 자비는 곧 행복이다. 나를 축복하는 것이 곧 남을 축복한다는 부처님의 행복론이 담긴 겨자씨는 이미 인도네시아 교민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는지도 모른다. 한 알의 겨자씨를 썩히느냐, 키우느냐는 내 마음 속의 부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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