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문화 연구원 [2020 신년사] '지구촌 모두의 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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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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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모두의 언어”
사공경 원장 / 한인니문화연구원, 한인 100년사 편찬위 수석집필위원
2020년은 인도네시아 한인사 100년째 되는 해입니다. 우리 한인은 네덜란드나 일본에 비해 늦게 인도네시아에 발을 딛었습니다. 더구나 단일민족이고 비교적 작은 나라에서 자란 우리들이 각 종족마다 다른 인도네시아를 이해하고 인도네시아인 들과 일상을 같이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을까요? 누구라도 숙연해지는 대목입니다.
한인 100년사 편찬을 위해 각개의 한인들을 인터뷰하면서 우리 한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얼마나 많은 불면의 밤을 지내셨는지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 집필위원들은 이런 여러분의 이야기를 정성스럽게 담아내야겠다는 일종의 의무감이 생겨나지만 또 한편으로 요즘 같은 세상에 두꺼운 책을 만들어도 누가 볼까 하는 회의감도 가끔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 100년을 뒤돌아보면서 앞으로의 100년에 대해 잠시 생각해봅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공간이 점점 더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최근에 젊은이들을 만나 보면 민족이 뭐가 중요하고, 심지어 국가가 그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피부색이 달라도, 나이가 달라도, 나라가 달라도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앞으로의 100년은 우리 한인들이라는 의미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역사는 쓰는 자, 기록하는 자가 만든 과거이고, 우리는 그 과거를 토대로 오늘을 살며 미래를 생각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콘텐츠가 있다면 미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인들이 발붙이고 사는 이곳 인도네시아의 젊은이들을 보면, 우리가 10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들이 좋아하는 ‘BTS’를 만들어낸 것에 자랑스럽습니다. BTS는 이제 한국 문화도 아니고 인도네시아 문화도 아니고 ‘지구촌 모두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한인니문화연구원도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가교 역할을 한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인도네시아의 많은 행사에 참여했고 그들과 교류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인무용단과 함께 수마트라 부낏띵기 시의 초청으로 부낏띵기 시 23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였습니다. 각 나라 민속무용단의 춤이 펼쳐졌습니다. 한국 무용과 인도네시아 무용이 오리지널리티의 힘이 가장 많이 느껴졌습니다. 당연히 두 무용단이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것은 물론입니다. 또한 반뜬 시 191주년 기념행사장으로부터 기분 좋은 문자와 전화가 잇따라 도착했습니다. 당신이 추천해 준 ‘국악사랑’이 위너 상을 받았다고. 최고였다고.
우리 춤을 인도네시아인 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우리 한인이 인도네시아 공동체로 굳건히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전통문화나 인도네시아 전통문화 혹은 두 나라의 융합된 문화가 세계에 통용되는 세계예술이 되어 우리 ‘지구촌 모두의 언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방탄소년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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