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에 스며든 몰링' 복합몰, 쇼핑넘어 여가·관광 중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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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링 문화’ 중심지 인도네시아 운동·쇼핑·식사 등 한곳서 즐겨
까다롭게 입점지 고르는 명품들 외국인 유인 국가대표 관광지 역할
까다롭게 입점지 고르는 명품들 외국인 유인 국가대표 관광지 역할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쉬는 날이면 하루 종일 쇼핑몰에 들어와서 놀다 간다고 보면 되요.(레가·29세)”
인도네시아인에게 복합 쇼핑몰은 생활의 중요한 구심점이다. 주말이면 아침 일찍부터 쇼핑몰에 들어와서 식사를 하고 쇼핑도 하다가 피트니스센터나 골프연습장에 들어가 운동까지 하며 하루를 보낸다. 수도인 자카르타에는 2015년 기준으로 세계 최다인 175개의 쇼핑몰이 운영 중이다.
전 세계 쇼핑몰 트렌드는 단연 ‘복합몰’이다. 쇼핑몰에서 물건 구매는 기본이고 영화 감상이나 식사,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몰링’ 문화가 확산하면서 더 다양하고 화려한 시설을 갖춰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쇼핑몰들은 내국인은 물론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관광 자원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백화점과 쇼핑몰, 아울렛 등의 구분이 명확한 편이지만 해외에서는 이 같은 구분이 희미해진 지 오래다. 미국은 1950년대, 일본은 1970년대부터 복합몰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동남아와 중동에도 2000년대 들어 수많은 복합몰이 생겨났다.
그 중에서도 쇼핑을 경제행위 이상의 사교나 여가의 중심에 놓는 경향을 보여 온 인도네시아가 몰링 문화의 정점에 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쇼핑몰 이용자 95명을 상대로 설문을 벌인 결과 일주일에 2~3회 이상 쇼핑몰을 방문한 소비자가 35%에 달한다. 주말, 휴일에 가족이나 친구와 가는 장소를 물어봤을 때도 45%가 쇼핑몰이라 답할 정도다. 단순한 쇼핑 장소를 넘어 여가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좌우하는 경지에 오른 것이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복합몰들은 기존 쇼핑몰과는 다른 콘텐츠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암피밧그룹이 BTS 시암역에 만든 시암파라곤·시암센터·시암디스커버리다. 시암파라곤은 쇼핑몰 내에 자동차 매장과 놀이터, 화원 등을 배치했으며 시암디스커버리에는 브랜드 매장 벽을 없애 아이템별로 각 층을 구성하는 등 기존 쇼핑몰과 전혀 다른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들도 주로 대형 복합몰에 문을 연다. 크리스 종 아이온오처드 CEO는 “명품들은 신제품을 낼 때 5~7개의 도시를 선정해 제품을 먼저 선보이는데 싱가포르에서는 아이온오처드가 바로 그런 곳”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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