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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이주노동자 딜레마…경제 타격 없이 복지 향상할 묘안 고심

사회∙종교 작성일2018-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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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에서 이주 노동자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당국은 자국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이주 노동자의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6일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재판으로 동남아시아의 이주노동자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출신의 이주노동자 14명은 최근 전(前) 고용주인 태국 현지 양계 업체 ‘타마사켓(Thammasaket)’을 상대로 인권침해 혐의로 소송을 냈다. 반면 업체측은 이들 이주노동자들이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앞서 태국 노동부는 이 업체가 최저임금을 위반하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근로자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며 170만 바트(약 6000만 원)에 보상금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타마사켓 측은 노동자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보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나섰다. 타마사켓 측 변호사는 지난달 7일 열린 첫 공판일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주장이 완전한 ‘중상모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 좌판 상인들을 증인으로 세워 이들 미얀마 노동자들이 중간에 외출했다는 증언을 받기도 했다. 
 
이들 미얀마 노동자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와는 별개로 이 재판은 동남아의 수백만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근무 조건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운 논쟁을 불렀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지난달 11일 페낭의 한 가정에서 도우미로 일해온 인도네시아 출신 아델리나 리사오(21)가 지난 10일 당국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왔다. 
 
말레이시아에서 2년째 도우미로 근무하던 이 여성은 구조 당시 얼굴과 머리에 수많은 멍자국이 발견됐고 팔다리에는 오랜 기간 방치된 상처가 감염돼 곳곳이 곪아있었다. 그녀는 지난 수개월간 현관문 근처에서 가족이 키우는 로트바일러(독일산 경비견)과 함께 잠을 자도록 강요받는 등 고용주로부터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지면서 인도네시아인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인들도 공분을 금치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자국인의 말레이시아 파견을 전면 금지하는 안까지도 검토하고 나섰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는 약 700만 명의 이주 노동자가 역내 이주해 근로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캄보디아·인도네시아·미얀마·필리핀 출신이며 이들은 주로 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 등 상대적으로 더 잘사는 국가에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은 현지인들이 더럽거나 위헙하다는 이유로 꺼리는 3D 업종에 주로 종사한다.
 
외국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학대가 빈번히 발생하자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가 나서 이주 노동을 강력 규제했다. 그러나 이것이 꼭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온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 규제 당국이 처한 딜레마다. 
 
지난 수년간 특히 수산업 분야의 강제 노역과 인신 매매로 비난을 받아온 태국에서는 지난해 군부가 불법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철퇴를 내렸다. 지난해 6월 발효된 새로운 법안으로 인해 모든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은 정부에 등록을 해야되며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업체들은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됐다. 
 
그러나 이 법안은 이주노동자의 엑소더스라는 역풍을 불러왔다. 까다로워진 규제로 이주노동자들이 대규모로 태국을 떠나면서 일손 부족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에 결국 쁘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는 법안의 시행을 6개월 연기하게 됐다. 
 
또한 정부의 해외근로자 파견 금지 조치는 오히려 불법 이주노동을 늘리는 역효과를 낼 뿐이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비영리단체(NGO) ‘휴먼라이츠워킹그룹’의 다니엘 아위그라는 “이주노동자 모라토리엄(송출 금지)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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