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저질 밀조주 피해 확산…사망자 76명으로 하루새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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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9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시 시내 병원에서 중독 증상을 보이는 현지인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 옮겨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도권과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저질 밀조주 유통 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은 주민의 수가 최소 76명으로 늘었다.
오심과 구토, 호흡곤란, 의식불명 등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은 주민의 수도 45여 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길거리 가판대에서 파는 밀조주를 사 마신 뒤 문제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초 수도 자카르타와 데뽁, 브까시 등 수도권 일대에서 저질 밀조주를 마시고 숨진 31명을 포함하면 불과 10여 일 사이 최소 76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인도네시아에선 2억6천만 인구의 87%가 이슬람을 믿지만, 다른 종교에 관용적인 문화 덕분에 대도시 등에선 주류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다만 주류세율이 높아 가격이 비싼 탓에 일반 서민들은 잔당 1만5천∼2만 루피아(약 1천100∼1천500원)에 팔리는 밀조주를 주로 마신다.
이런 밀조주는 보통 알코올과 탄산음료, 인삼 농축액 등을 혼합해 제조된다.
전반적인 교육 수준이 낮은 탓에 일부 노점상은 모기 퇴치제 등 식용이 불가능한 재료를 섞기도 하며, 간혹 맹독성인 메틸알코올(메탄올)이 잘못 사용되면 이번처럼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문제의 밀조주를 판매한 노점상 7명을 체포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여러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사망사고가 잇따른 정황을 고려할 때 누군가 메탄올을 노점상들에게 유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2016년에도 중부 자바 주에서만 최소 36명이 저질 밀조주를 마시고 목숨을 잃는 등 유사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2010년 기준으로 0.1ℓ에 불과하지만, 현지 싱크탱크인 인도네시아 정책연구센터(CIPS)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수치가 1인당 0.5ℓ에 달한다고 추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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