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강진 한 달…“202명 중 등교하는 학생 70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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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구호기구 유니세프는 술라웨시섬 지진 한 달을 맞은 30일 여전히 지진과 뒤이은 쓰나미의 고통에 시달리는 현지 아이들의 삶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의 지난 21일 발표를 보면, 대규모 지진과 2.2~11.3m에 이르는 거대 쓰나미로 2,256명이 숨지고, 4,612명이 다쳤으며, 1,309명이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다. 또 집 6만8,000채가 파괴돼 22만3,751명이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로 팔루시와 주변 지역에서 1,200여개 학교가 파괴됐다. 18만4,000명의 학생들이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니세프의 ‘학교 텐트’에서 공부하는 소피아는 "학교에서 전체 202명 중 등교하는 아이는 70여명뿐이다. 나머지 아이들은 숨지거나, 여진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사갔다"고 말했다.
현 공무원 무쁘리스는 아버지와 여동생을 찾으려고 매일 가방에 30㎏ 넘는 무거운 삽과 괭이를 넣고 부모 집이 있던 10㎞ 떨어진 해변으로 출퇴근한다. 아직 천 명이 넘는 행방불명자가 있지만, 정부는 11일 “전염병이 번질 우려가 있다”며 수색을 중지했다.
그는 30일자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정부의 수색 중단 결정에 대해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인도적이지 않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혼자 건물 더미를 들추며 수색을 하며 몸무게가 5㎏나 빠졌다고 전했다.
아내 등 5명의 주검을 찾는 중인 다른 주민도 “지진 뒤 5일 정도는 기적을 믿었지만 이젠 모든 것을 포기했다"며 그는 “장례식도 못 하고 묘지도 못 만들고 있다”고 한탄했다.
주민들이 입은 상처는 여전하지만, 도시는 조금씩 원기를 회복하고 있다. 건물 잔해가 수북하던 곳들은 정비가 끝났고, 도로 역시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수복되는 중이다. 굶주린 주민들의 약탈이 이어지던 상점가도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다.
수또뽀 누그로호 국가재난방지청 대변인은 “복구가 빨리 진행돼 전기나 통신선은 거의 100% 정상을 되찾았다”면서도 “행방불명자 수색은 이미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구조팀이 지금도 폐허 속에서 주검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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