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고 인니 라이온에어, 관리부실 도마…"안전불감증 만연"
본문
"비용 아끼려 안전 도외시"…일각선 사업인가 취소 주장까지
18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해당 항공사의 안전불감증과 관리부실 실태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회기반시설과 교통 관련 사안을 담당하는 인도네시아 하원 제5 위원회는 전날 교통부와 국가교통안전위원회(KNKT) 등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크고 작은 안전사고로 악명을 떨쳐 온 라이온에어를 앞다퉈 비판하면서 강력한 처벌을 주문했다.
일부는 라이온에어의 사업인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가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한 사고는 기체결함과 정비 불량, 조종사의 대처 실패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과 인도네시아 교통당국 등에 따르면 보잉은 작년 처음 상업 운항이 이뤄진 이 여객기에 실속 위험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기수를 낮춰 비행을 안정시키는 기능을 새로 탑재하고서도 조종사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기는 이 기능이 오작동해 컴퓨터가 갑작스레 기수를 내리는 바람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지에선 추락 이틀 전부터 사고기 센서가 오작동하기 시작했고, 전날 발리에서 자카르타로 오는 마지막 비행에서도 급강하와 상승이 반복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라이온에어가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아 피할 수 있는 사고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999년 창립해 동남아 최대 항공사로 성장한 라이온에어가 실제로 외적 성장과 비용 절감에만 골몰해 안전 관리를 도외시해 왔다고 보도했다.
몇 년 전에는 유압 시스템 문제로 이륙 불가 판정을 받은 비행기가 조사관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중앙 정부 내 연줄을 동원해 달아나듯 이륙하는 일도 있었다.
라이온에어 소속 조종사 하산 바스리에 따르면 2년 전 여객기 기수에 설치된 기상 레이더가 고장났을 때는 10일 이내에 수리해야 한다는 규정을 피하려고 10일에 한 차례씩 다른 여객기 레이더와 교체하는 일종의 '폭탄 돌리기'를 했다.
2009년부터 2년간 라이온에어에서 항공기 안전을 담당했던 보험업계 관계자 프랭크 캐런은 "여객기 대다수가 신품인데도 사흘에 한 번꼴로 심각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털어놨다.
조종사들의 근로 여건과 훈련 부족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2년 계약의 비정규직인 조종사들은 길게는 22시간씩 연속해 근무에 투입됐다.
조종사들이 받아야 할 월급이 체불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라이온에어 소속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마약 복용이나 과도한 음주로 잦은 물의를 빚었는데, 열악한 근로 여건 등에 따른 스트레스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네시아 당국은 사고기의 정비불량 여부와, 조종사가 유사상황에 대비해 적절한 훈련을 받았는지 여부를 밝히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KNKT는 오는 28일 이번 사고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KNKT 당국자는 사고기가 급강하하자 조종사가 기수를 다시 들려 했지만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면서 구체적인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