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반부패위원장 집서 폭발물 발견…협박용 테러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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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데 샤리프 KPK 부위원장의 자택
같은 시각 부위원장 집에는 화염병 투척 흔적 확인돼
인도네시아 반부패위원회(KPK)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자택에 폭발물이 설치되고 화염병이 날아드는 사건이 벌어져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0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 30분(현지시간)께 자카르타 인근 브까시 지역에 있는 아구스 라하르조 KPK 위원장의 자택 울타리에 사제 폭발물을 담은 검은 가방이 걸려 있다가 발견됐다.
가방 안에는 기폭장치와 케이블로 연결된 파이프 형태의 물체가 들어 있었고, 경찰은 즉각 폭발물 처리반을 급파해 뇌관을 해체했다.
같은 시각 남(南)자카르타 깔리바따(Kalibata) 지역에 있는 라오데 샤리프 KPK 부위원장의 자택에선 밤사이 누군가 화염병을 던진 흔적이 확인됐다.
라오데 부위원장은 라오데 부위원장은 새벽 1시께 수상한 사람들이 집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이 보안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밝혔으며, 주변 주민들도 그 시각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라오데 부위원장의 집에는 화염병 두 개가 투척 됐으나, 한 개는 불발되고 다른 하나는 건물 외벽을 조금 그을리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설립된 KPK는 고위층과 유력인사를 상대로 성역 없는 수사를 벌여왔다.
KPK 조사관들은 이 과정에서 암살 기도를 당하는 등 주요 부패사건을 처리할 때마다 살해 위협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17년 4월에는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연루된 전자신분증 도입 사업 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하던 조사관이 염산 테러로 중화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 까닭에 현지에선 이번 사건 역시 KPK의 부패사건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협박용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이에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 단체인 나들라툴 울라마(NU)와 시민·사회단체들은 KPK의 기능을 위축시키려는 시도에 굴복해선 안 된다면서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수사 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KPK는 2018년 한 해 동안 출범 후 최다인 178건의 비리 사건을 수사했다. 피의자 대다수는 전·현직 하원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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