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 해' 보낸 인도네시아, 재해대응 예산 갑절로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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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4일 쓰나미가 덮쳐 폐허가 된 인도네시아 반뜬 주 빤데글랑 지역. 조꼬위 대통령이 방문해 지진 해일 재난 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작년 자연재해만 2천500여건 발생…"최소 4천231명 숨져"
지난해 최악의 자연재해를 겪은 인도네시아가 올해 재난 대응 예산을 갑절 수준으로 증액했다.
9일 드띡닷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와 하원은 올해 재해 예방 및 대응 활동에 15조 루피아(약 1조2천억원)의 예산을 배정하기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는 전년도 지출 예산(약 7조 루피아·약 5천500억원)의 두 배가 조금 넘는 금액이다.
누프란사 위라 삭띠 인도네시아 재무부 대변인은 "3분의 1가량은 주민 재활과 재건에 쓰고, 나머지는 재해 대응을 위해 예비비로 남겨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 중 일부는 각급 학교에서 재난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데도 쓰일 예정이다.
조꼬 위도도(통칭 조꼬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나는 어린 나이부터 꾸준히 재난 관련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재난 교육을 국가교육과정에 포함해 우리와 젊은 세대가 각종 재난에 맞설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하원은 최근 10년 새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던 지난해를 겪으면서 재해대응 예산이 지나치게 적었다는 비판이 일자 급히 예산을 증액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2018년 한 해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2천500여건의 자연재해가 발생해 최소 4천23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2017년(2천862건·378명 사망)보다 자연재해 건수는 줄었지만 564명이 사망한 8월 5일 롬복섬 강진과, 2천101명이 숨지고 1천373명이 실종된 9월 28일 술라웨시섬 강진·쓰나미 참사 등 대형 재난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에는 순다해협 일대를 최고 5m 높이의 쓰나미가 덮쳐 최소 437명이 숨졌다.
작년 10월 29일에는 자카르타 인근 해역에 현지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 소속 여객기가 추락해 189명이 목숨을 잃는 등 자연재해가 아닌 대형 사고도 잦았다.
수또뽀 뿌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올해는 인도네시아 재난의 해였다. 자연재해로 4천231명이 숨진 것은 지난 10여 년 내 최악의 규모"라고 말했다.
BNPB는 올해도 홍수와 산사태, 산불, 태풍 등 각종 자연재해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수또뽀 뿌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인도네시아의 자연재해 발생 건수는 2003년 403건에서 2018년 2천500여건으로 급격히 늘었다"면서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는 재해 집계 및 예보 시스템이 개선된 것이 영향을 끼쳤지만, 삼림 훼손과 환경파괴로 인한 재해가 늘고 재난취약지역의 면적이 1천400만 헥타르(14만㎢)에 이르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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