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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혹 前자카르타 주지사…印尼 정치판 술렁

정치 작성일2019-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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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일명 아혹) 전 자카르타특별주지사가 석방 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오는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대선 후보인 조꼬 위도도 대통령, 쁘라보워 수비안또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 못지않은 관심이라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자카르타포스트는 아혹의 출소일에 맞춰 '띠옹화(Tionghwaㆍ인도네시아 화교)'의 강력한 리더십이 우리에게 좀 더 필요하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띠옹화는 아혹을 일컫는 말이다.
 
아혹은 조꼬위 대통령이 자카르타 주지사를 지냈을 당시 부주지사로 그의 오른팔로 불린 인물이다. 대통령에 당선된 조꼬위의 뒤를 이어 아혹은 인구의 85%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에서 최초의 기독교인으로 자카르타 주지사에 올라 화제가 됐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아혹의 정치 행보가 중단된 것은 2017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당시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모독했기 때문이다. 그는 "'유대인과 기독교도를 지도자로 삼지 말라'라는 코란의 구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라"는 유세 중 연설이 무슬림의 반발을 샀고 결국 신성모독으로 징역형을 살게 됐다.
 
하지만 그는 유죄 판결에도 지지자들을 향해 승리의 'V'를 그리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으며, 자카르타 시민들은 도심의 모나스 광장에 모여 그의 석방을 요구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사상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석방을 앞두고는 지지자들에게 “별도의 환영 행사를 열거나 교도소 앞에 캠프를 차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면서 “교도소의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의 석방이 주목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열린 인도네시아 대선 TV 공개 토론에서 주된 이슈였던 부패와 관료의 권력 남용에 있어서 아혹 만큼 강력한 결단력을 보여줄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내 화교 및 비(非) 무슬림계는 물론 다수 무슬림계 주민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감도 높다.
 
아혹의 복귀로 가장 딜레마에 빠진 인물은 조꼬위 대통령의 러닝 메이트인 마룹 아민 부통령 후보다. 아혹이 신성 모독죄로 유죄판결을 받을 당시 파뜨와(Fatwa·이슬람 법에 따른 결정이나 명령. 법적인 판결이 아닌 종교적인 견해지만 무슬림 사이에서는 큰 권위를 가짐)를 승인하며 수천 명의 무슬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마룹이다. 이 때문에 마룹 후보는 아혹 출소 당일 "아혹은 법이 결정한 죗값을 합법적으로 치르고 나왔으며 이는 바람직한 것"이라며 그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이 같은 영향력 때문에 아혹이 2년 전 주지사 출마 당시 몸담았던 투쟁민주당(PDI-P) 측은 그의 정계 복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 측은 오는 11월을 전후해 그가 정계에 복귀할 것이며 이 경우 PDI-P 소속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다만 아직 아혹의 행보는 정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는 이미 도심에 석유산업을 위한 사무실을 연 상태며 최근에는 TV 방송국의 쇼프로그램 호스트 자리를 수락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의 모습이 소개됐는가 하면 그의 아들은 자신의 SNS에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올리며 "그가 돌아왔다. 아버지는 자유"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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