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코로나 환자 55% "가십거리 올라"…낙인효과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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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코로나19 관련 벽화들[로이터=연합뉴스]
3월 2일 첫 확진자 발생 후 6개월 지나…누적 17만4천명 감염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또는 의심 환자 가운데 55%가 "가십거리에 올랐다"고 답하는 등 낙인효과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인도네시아 시민들이 만든 코로나 정보 플랫폼 '라포르 코비드19'(Lapor Covid-19)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국립대(UI) 심리학부 연구원들과 함께 지난달 7∼16일 18세 이상 코로나 확진자·의심자·회복자 1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응답자 가운데 55.8%는 여성이고, 56.4%는 의사·간호사 등 의료계 종사자였다.
조사 대상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해 경험한 상황을 복수로 응답하게 한 결과 55%는 '가십에 올랐다', 33%는 '기피 또는 배제를 경험했다', 25%는 '바이러스 전파자 취급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9.4%는 'SNS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4.4%는 '공공시설 입장을 거부당했다', 3.3%는 '살던 집에서 쫓겨났다', 0.6%는 '직장에서 해고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응답자 가운데 4%는 '회복 후 코로나19 치료 기간보다 더 나쁜 대우를 받았다', 14%는 '회복 후 치료 중일 때와 똑같이 나쁜 대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코로나19 감염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들의 가족도 오명을 썼다. 응답자 가운데 42%의 가족이 험담이나 가십 대상에 올랐고, 27%의 가족은 기피 또는 배제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을 진행한 라포르 코비드19 측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낙인과 오명은 생존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응답자의 51%는 걱정이 많았고, 나머지는 슬픔, 두려움, 실망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나19와 관련한 낙인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지역사회에 퍼지는 코로나19 관련 루머, 가십, 거짓 정보를 가능한 한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낙인효과 때문에 일부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자신의 병을 감춰 확산 차단이 어려운 점도 이번 조사를 통해 부각됐다.
인도네시아는 3월 2일 코로나19 첫 확진자 2명이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7월 말부터 매일 2천명 안팎을 기록했고, 지난주부터는 2천명대 후반∼3천명대를 오가고 있다.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17만4천796명, 사망자는 누적 7천417명이다. 무려 100명의 의사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첫 확진자로 발표된 모녀가 '마녀사냥'을 당한 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병원과 해당 부처에 "확진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해 동선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왓츠앱 단체 카톡방 등을 통해 감염자와 관련한 부정확한 신상정보 공유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지난 27일부터 한국인 교민·주재원 5명이 연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국인 확진자들은 한인회를 통해 자진해서 동선을 공개해 한식당·마트·병원이 방역하고 근접 접촉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한인 사회는 "코로나에 감염된 것은 잘못이 아니다. 용기 내 줘서 고맙다"며 자진 공개를 독려하고 있으며, 확진 판정 후 경미한 증세로 홀로 재택치료 중인 한국인에게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음식을 가져다주자'고 나서는 등 힘을
모으는 상황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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