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U-20 월드컵 이스라엘팀 배제 위해 정부 차원 FIFA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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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이스라엘팀 참가 거부 시위 (사진=꼼빠스TV 유튜브 영상 캡처)
인도네시아 청년스포츠부 장관(Menpora) 직무대행 무하지르 에펜디는 이번에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U-20 월드컵에 이스라엘이 참가하는 문제에 대해 국제축구연맹(이하 FIFA)에 일련의 제안을 넣었다고 밝혔다.
27일 꼼빠스닷컴에 따르면, 그는 지난 23일 대통령궁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구상 그 어느 곳에도영토 강점이 허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한 헌법 요구사항을 중시하여 그 범주에 포함되는 국가(이스라엘)가 U-20 월드컵에 참가하려면 인도네시아의 헌법수호 측면에서 특정 조건들을 충족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결국 합의에 도달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FIFA가 인도네시아의 조건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무하지르 장관은 인도네시아가 헌법을 이유로 이스라엘 국가대표팀의 U-20 대회 참석을 거부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이스라엘팀의 참석이 인도네시아 헌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길을 열어주기 위해 선결조건들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무하지르 장관은 문제를 피하기 위해 그들이 이런 걸 해도 되고 저런 걸 하면 안된다는 식의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을 FIFA에 제안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인간개발문화조정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무하지르 장관은 해당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초 3월 31일(금) 발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U-20 월드컵 조 추첨 행사를 연기한 것은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해 만일 인도네시아 측이 내건 조건이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U-20 대회 개최 자체에 영향이 있을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
하지만 스스로 이를 의식한 듯 그는 인도네시아가 예정대로 U-20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 에릭 또히르 회장은 U-20 월드컵에 이스라엘팀이 참가하는 것과 관련해 FIFA에 로비를 하기 위해 스위스 취리히로 출발할 예정이다.
대선과 총선을 이제 불과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인도네시아에서 전체인구의 80%가 넘는 무슬림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인들로서는 U-20 월드컵 이스라엘팀 참가 문제가 정치 생명이 걸린 듯 중대 사안이 됐다.
무하지르 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도 국내에서 나오는 반대 목소리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무쪼록 FIFA가 마음을 바꾸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네시아가 개최하는 이번 U-20 월드컵에 이스라엘팀 참가를 허용하지 말라고 요구한 고위 공무원들과 유명 인사들은 이미 한둘이 아니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이스라엘에게 강점된 팔레스타인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맹세해 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팀 퇴출 요구에 동참한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는 해당 요구가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는 인도네시아의 국가적 약속을 구현하는 하나의 방편이라고 지난 23일 주장했다. U-20 월드컵을 예정대로 개최하되 이스라엘팀의 참석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발리 주지사 와완 꼬스터르(Wayan Koster)도 간자르와 같은 입장을 공개했다. 이스라엘팀을 받아들이는 것은 인도네시아의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관계 장관이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면서 최소한 자신은 이스라엘팀이 발리에서 경기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 국제법 석좌교수 히끄마한또 주와나(Hikmahanto Juwana)는 27일(월) 방송 매체를 통해 여러 정치인들이 스포츠 행사에 참가하려는 이스라엘팀을 거부하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응했다.
이는 이스라엘 국민이나 그들의 국가대표들이 인도네시아에 오는 것이 마치 종교적 금기인 것처럼 여기게 하는데 사실상 인도네시아 정부와 국민들이 반대하고 비난해야 할 것은 이스라엘 국민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을 강점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시오니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인도네시아 팔레스타인 대사 주하이르 알 슌(Zuhair Al Shun)은 오히려 이스라엘팀의 U-20 대회 참석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단지 인도네시아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하이르 대사는 일찍이 지난 15일 팔레스타인 대사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계 모든 나라들이 경쟁하는 스포츠 이벤트는 좋다거나 싫다는 감정 문제와 전혀 별개라는 입장이다.
U-20 경기의 주요사항에 대한 결정권은 FIFA에게 있으며 이스라엘팀의 참가는 현행 규정에 따라 이미 결정된 U-20 월드컵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꼼빠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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