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상수도공사에 남아있는 민영화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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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 자야가 제공한 공동 세탁 시설 (사진=PAM 자야 홈페이지)
인도네시아 일단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자카르타주 상수도공사 PAM 자야(PAM Jaya)가 민영화되어 있던 식수 관리와 유통에 대한 운영권을 완전히 회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PAM 자야 측은 이를 부인하며 자카르타의 식수 전량을 직접 통제,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5년간 PAM 자야는 자카르타 동부의 아에뜨라(Aetra), 서부의 빨리쟈(Palyja) 등 두 개의 민간업체와 협력하여 자카르타 상수도 사업을 해왔다. 그러다가 바로 얼마 전인 2023년 1월 31일, PAM 자야가 이 두 민간회사를 흡수, 통합하여 모든 자산을 인수하고 직원들의 고용도 모두 승계하기로 했다.
자카르타의 상수도 보급률은 65%였는데 PAM 자야는 이를 2030년까지 100%로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에뜨라 및 빨리쟈와 계약을 종료하기 몇 개월 전인 2022년 10월 PAM 자야가 모야 인도네시아(PT Moya Indonesia – 이하 ‘모야’)라는 또 다른 회사의 일련의 계약을 맺어 13개 식수처리장 운영권을 넘겨주고 모야가 생산하는 식수를 구매해 자카르타 시민들에게 공급하는 구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식수민영화반대 자카르타시민연합(KMMSAJ)은 PAM 자야가 빨리쟈, 아에뜨라와 계약을 종료하고서 다시 모야와 계약을 맺은 것은 상수도 민영화의 또 다른 시작일 뿐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들은 PAM 자야가 자카르타의 상수도를 단독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카르타 법률지원재단(LBH)의 아쁘릴리아 리사(Aprillia Lisa)는 자카르타 주민들이 다년간에 걸쳐 상수도를 완전히 시영화하여 시민들이 공평하게 상수도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정부가 자카르타 시민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모야와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자카르타 시민들은 비싼 상수도 요금과 미진한 상수도 보급률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받아 왔는데 이는 상수도 접근성이 제한된 상태에서 벌어지는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아쁘릴리아는 주장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부패감시단체인 ICW의 데위 앙그라에니(Dewi Anggraeni)는 PAM 자야와 모야 사이의 계약 내용도 투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계약이 이런 경우 계약의 공정을 기하기 위해 만들어진 온라인 조달 플랫폼을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모야는 PAM 자야의 예전 계약 상대였던 아에뜨라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었다. 결국 계약 상대를 아에뜨라에서 모야로 바꾼 모양새가 되었다.
더욱이 아에뜨라와 모야는 두 회사 모두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안토니 살림(Anthoni Salim)의 살림 그룹 소속 식수처리 회사와 거래하고 있는 모야 홀딩스 아시아 리미티드(Moya Holdings Asia Limited)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민간 물 회사와 협력할 경우 사기피해 우려도 높다고 데위는 지적했다. 2020년 부패척결위원회(KPK)와 개발금윰감사관 측이 공동으로 PAM 자야와 아에뜨라 협력 계약을 조사한 결과 해당 계약이 소비자들이 아니라 아에뜨라에게만 일방적인 이익을 안긴다는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한편, PAM 자야는 모야와의 계약이 또 다른 상수도 민영화 계획이라는 지적을 부인했다. 모야는 식수 생산 과정의 일부만을 담당하고 전체적인 생산과 유통, 고객서비스는 오롯이 PAM 자야가 책임지는 번들형(bundled) 협력 계약을 체결한 것이란 설명이다.
PAM 자야는 이러한 번들형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자카르타 주정부와 PAM 자야 자체의 예산이 제한된 것을 이유로 들었다.
PAM 자야는
오히려 식수 생산 및 유통 시스템을 민간업체에 모두 맡겨서는 안된다는 2013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준수하며 모야와의 해당 번들 계약을 맺었다고 강조했다.[자카르타포스트/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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