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여당, 대선후보로 간자르 주지사 지명...그 과정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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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투쟁민주당 총재가 4월 21일(금) 바뚜 뚤리스 궁에서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를 2024 대선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사진=투쟁민주당 자료/꼼빠스닷컴)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 메가와띠 수까르노뿌뜨리 총재가 지난 21일(금) 보고르 소재 바뚜 뚤리스궁에서 간자르 쁘라노워 중부자바 주지사를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함에 따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투쟁민주당 대선 후보 맞추기 수수께끼 대회가 마침내 종식을 고했다.
22일 꼼빠스닷컴에 따르면, 이날 바뚜 뚤리스 궁에는 당중앙위원회위원장 뿌안 마하라니 ,공동위원장 쁘라난다 쁘라보워(Prananda Prabowo), 하스또 끄리스띠얀또 사무총장, 올리 돈도깜베이(Olly Dondokambey) 재무국장, 쁘라모노 아눙 조코위 행정부 내각사무처장 등 다수의 투쟁민주당(PDIP) 엘리트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제140회 투쟁민주당 중앙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성격도 띄었는데 가장 눈길을 끈 인사는 역시 투쟁민주당 소속 당원이기도 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었다.
메가와띠는 간자르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면서 동시에 뿌안 마하라니에게 2024 대선과 총선의 선거본부 구성 책임을 맡겼다. 뿌안은 당초 투쟁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자주 거론되어 왔는데 결국 2024 대선에 대한 희망을 접게 됐다.
그간 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을 계속 미뤄왔던 메가와띠는 충분히 숙고했다며 ‘무거운 책임’을 간자르에게 넘겨주었다.
뿌안이 뿌린 씨앗
오랫동안 투쟁민주당의 잠재적 대선후보로 거론되어 왔던 뿌안과 간자르의 사이는 서로에게 그리 호의적이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간 전반적인 분위기는 당 엘리트들을 총 동원해 간자르를 주저앉히려는 것이 명백했다. 하지만뿌안은 오히려 자신이 지방출장을 나설 때 여러 곳의 지역대표들이 그녀를 환영하지 않는 반응을 보인 것과 그러한 태도의 배후엔 간자르가 있다는 일각의 소문에 불쾌함을 표했다.
그녀는 2022년 2월 9일(수) 마나도에서 열린 투쟁민주당의 ‘세 개의 축’ 조율을 위한 실무회의에 참석했을 때 기조연설에서 자신이 현지에 도착했을 때 북부 술라웨시 주지사가 마중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드러냈다. 무려 일국의 국회의장이 방문하는데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하지도, 환영하지도 않는 모습이 당황스러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시간의 주목을 끈 것은 뿌안과 투쟁민주당 엘리트들이 의도적, 반복적으로 간자르를 홀대하는 모습이었다.
2021년 5월 스마랑 소재 마르하엔 해변(Panti Marhaen)에서 열린 투쟁민주당 창당 제48주년 관련 행사에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간자르 주지사가 초대받지 못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뿌안이 당연히 참석한 해당 행사 식순에는 중부자바 전역의 군수와 부군수들 축사 순서가 줄줄이 적혀 있었으나 정작 주지시인 간자르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중부 자바를 대표하는 투쟁민주당 지역대표의회(DPD) 의장 밤방 우르얀또(Bambang Wuryanto) 의원은 간자르가 초대되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는 듯 말해 당 엘리트들이 간자르를 경원하고 있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2021년 5월 22일 그는 간자르가 대선 야망을 보여 투쟁민주당 행사에 초청하지 않았다며 ‘스스로 똑똑하다 여긴다면 어디 가서 똑똑한 척하진 말았어야지’라며 조롱하는 태도를 숨기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대중의 지지가 간자르를 향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사실 뿌안도 느끼지 못했을 리 없다.
대선 당선가능성 격차
뿌안과 간자르가 투쟁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체급이나 격에서 뿌안이 간자르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상식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었다.
뿌안이 당과 국회에서 자리를 잡고 힘을 발휘하는 것은 스스로의 능력보다는 수까르노 초대 대통령의 손녀라는 혈통, 자신의 뒤에 서 있는 투쟁민주당의 여제이자 친어머니인 메가와띠의 지지와 후광 때문이었다. 물론 혈통을 타고 나는 것 역시 중요한 능력일 것이다.
일간꼼빠스가 2022년 10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뿌안의 당선가능성은 1%에 불과했던 반면 간자르는 23.2%로 고공행진을 하면서 강력한 경쟁 상대인 쁘라보워 수비안또마저 넘어서고 있었다.
당선가능성 측면에서 크게 뒤지고 있던 상황에 대해 기자들이 뿌안의 입장과 대책을 묻자 그녀는 국회 부설 스포츠센터의 시설을 시찰해야 한다는 엉뚱한 말을 하며 즉답을 피했고 경호원들이 나서 더 이상의 취재를 막았다. 그 일이 있었던 2022년 11월 1일 이후 어떤 기자들도 같은 질문을 뿌안에게 던질 기회를 얻지 못했다.
뿌안을 추켜세우는 간자르
이제 간자르가 투쟁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상황에서 이와 같은 과거를 가진 뿌안과 간자르 사이의 역학관계에 새삼 세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4월 21일(금) 바뚜 뚤리스 궁에서 메가와띠가 2024 대선 대통령 후보를 발표할 당시 투쟁민주당 전통색상인 빨간색 옷을 입고 참석한 뿌안의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심지어 옅은 미소도 보였다는 점이 기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물론
메가와띠의 장녀로서 메가와띠가 간자르를 지명할 것임을 사전에 전해 듣고 그 사이 스스로의 감정을 갈무리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것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편 간자르는 자신이 두 번이나 중부자바 주지사로 선출되던 시기에 뿌안이 투쟁민주당의 중부자바 선대위에서 선거전을 진두지휘해 승리로 이끈 전력을 강조했다. 뿌안이 간자르의 당내 정적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간자르는 그녀의 정치력을 극구 찬양하며 2024 대선에서도 투쟁민주당 선거전의 총사령관으로서 역량을 기대한다고 추켜세웠다.
실제로 뿌안은 2013년 중부자바 주지사 선거 당시 간자르와 헤루 수잣모꼬(Heru Sudjatmoko) 투쟁민주당 주-부지사 후보들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총 696만여 명의 유효투표자들 중 48.82%를 득표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뿌안 자신도 올해 초인 1월 14일(토) 꼼빠스TV 선임기자 로시아나 실라라히(RosianaSilalahi)와의 인터뷰에서 중부자바 주지사 선거 당시 자신이 선대위원장을 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자신과 간자르 사이의 연대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대선의 꿈에 부풀었던 뿌안이
이제 간자르에게 당 대통령 후보의 자리를 뺏긴 시점에 정말 기꺼운 마음으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자신은 메가와띠로부터 당권을 물려받는 것만으로 만족할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꼼빠스닷컴/자카르타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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